외세의 이익에 의해 갈라진 한 나라,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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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세의 이익에 의해 갈라진 한 나라, ‘대한민국’
  • 박세희
  • 승인 2010.10.17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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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어서는 안 되는 한국전쟁, 또 되풀이 되는 것 같아 안타까워

흔히 6.25라고 부르는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올해로 60주년을 맞았다. 국방부, 전쟁기념관 등 곳곳에서 ‘6.25 60주년’ 행사를 벌였지만, 한국전쟁은 그저 연례행사로 지나치기엔 안타까운 역사다. 우리나라는 김대중 정권시절 ‘햇볕정책’이라는 이름아래 북한에 많은 지원을 해 주고,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건설 등 북한과 많은 교류를 해왔지만 50여 년간 쌓아온 적대감을 단 번에 무너뜨릴 수는 없었다. 그만큼 냉전의식이 우리 마음속 깊이 자리 잡았다는 뜻이다. 이에 본지는 6.25의 과거와 현재에 미치는 영향, 그 속에서 20대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한국전쟁, 한발 더 가까이

1945년 8월 15일, 우리나라는 일제의 치하에서 벗어나는 기쁨도 잠시, 미국과 소련에 의해 남과 북으로 갈라졌다. 고등학교에서 사용하는 한 역사 교과서에서는 ‘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의 전면적인 기습 남침으로 전쟁은 시작되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아직도 학자들은 한국전쟁에 대해 북침설, 남침설 등 그 의견이 분분하다.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 이신철 교수(이하 이 교수)는 부르는 명칭에 따라 한국전쟁이 가진 역사의 배경이 달라진다고 한다. 이 교수는 “‘6.25 전쟁’이라는 명칭에는 북한이 먼저 남한을 침범했다는 뜻이 담겨 있으므로 학자들은 ‘6.25 전쟁’을 한국전쟁이라 부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북한은 한국전쟁을 어떤 명칭으로 부를까. 이 교수는 “북한은 한국전쟁을 ‘해방전쟁’이라고 부른다”며 “남한을 미국에게서 해방시키기 위해 발발한 전쟁이라는 뜻”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한국전쟁 중에서도 남북 간의 심리전에 대해 입을 열었다. 대표적인 심리전은 일명 ‘삐라전’이라고 하는데, 이 ‘삐라’는 ‘선전이나 광고 또는 선동하는 글이 담긴 종이쪽’이라는 뜻의 북한어다. 이 교수는 “어느 전쟁이나 ‘삐라전’을 사용한다”며 “삐라 내용은 ‘항복할 경우 목숨을 살려주겠다’, ‘미국의 식민지에서 빨리 벗어나라’와 같은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 ‘삐라전’은 한국전쟁이 끝난 후 지리산에 남아있는 북한군을 잡을 때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지리산에 ‘너희는 포위당했다. 우리 편으로 넘어와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삐라’를 뿌린 후 ‘이 삐라를 가지고 내려오면 목숨을 살려주겠다’는 방송을 했다. 이러한 심리전은 현재도 계속된다. 이 교수는 “현재도 3.8선에서 남한과 북한이 서로를 향해 라디오 방송을 한다”며 “이러한 행동도 ‘삐라전’과 같은 심리전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우리대학 북한학과 윤덕희 교수(이하 윤 교수)는 “독일의 경우 냉전체제가 무너지자 바로 통일이 되었지만 우리나라는 냉전체제가 무너진 지 20여년이 지나도 통일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윤 교수는 “남한과 북한 두 나라의 지배층은 한국전쟁으로 생긴 서로 간의 적대감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며 “그 결과 전쟁의 아픔과 적대감이 한국전쟁이 끝난 뒤에도 사회적으로 재생산 돼 현재까지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아직도 전쟁 중

이 교수는 “우리는 아직도 전쟁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전쟁이 현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그는 “너무 많아 일일이 말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특히 이 교수가 말한 가장 큰 영향은 아직도 한국전쟁 때처럼 외세의 개입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 교수는 “현재도 남한과 북한은 미국과 중국 같은 강대국에게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우리나라는 한국전쟁 때문에 민주주의를 제외한 이데올로기에 대해 공부할 수 없다”며 “학문의 장이 좁아진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 20대들은 ‘평화’에 대한 인식이 좁다”고 덧붙였다. 전쟁이 없는 것만이 평화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20대들이 평화에 대한 생각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외에도 한국전쟁이 현재 미치는 영향으로 “남성이라면 누구나 이행해야 하는 국방의 의무, 과도한 국방비 지출, 주변국과의 관계에 제한이 있는 것 등”을 꼽았다.

현재 대북관계가 전보다 많이 악화된 것에 대해 윤 교수는 “두 나라 지도자들의 쓸데없는 힘싸움”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남북문제는 정치적인 관점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사소한 일로 대립만 하는 것은 이산가족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전했다. 또, “많은 학자들은 북한이 쉽게 무너질 것이라고 전망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힘으로 북한을 압박하지 말고 인도적인 지원과 적극적인 협력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민족’ 최대의 과제는 ‘우리’의 과제

이 교수와 윤 교수는 한국전쟁에 대해 “우리민족이 풀어야할 최대의 과제”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앞으로 사회를 이끌어 갈 20대가 한국전쟁이라는 ‘과제’를 풀기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이 교수는 “20대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한국전쟁을 자기문제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 전까지 우리나라에는 북한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이후 국민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북한바로알기’ 운동이 시작되었다. 이 운동으로 우리나라의 북한에 대한 인식은 많이 개선되었고, 훗날 햇볕정책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한다. 이 교수는 “이와 같이 학생들이 한국전쟁을 자기문제화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북한에 쌀을 지원하고 의약품을 지원하는 단체에 가입하거나, 적은 양이라도 자기 손으로 지원하는 활동에 참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학우들에게 “북한이 적대국이라는 인식을 버리고 우리는 한 국가이며, ‘아시아평화의 주체’라는 생각을 가지면 좋겠다”고 전했다.

사진 046.jpg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광화문 시민공원에서 열린 6.25사진 전시회이다.

6.25전쟁.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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