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봄과 초여름의 경계에서 〈1117호(종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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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봄과 초여름의 경계에서 〈1117호(종강호)〉
  • 이시준(정외 21) 독자권익위원
  • 승인 2023.05.29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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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준(정외 21) 독자권익위원
이시준(정외 21) 독자권익위원

요즈음 날씨가 점점 더워지는 걸 보니 이번 학기도 어느덧 종강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사실이 와닿기 시작한다. 얼마 전부터 입맛이 없고 등굣길이 유독 힘겹게 느껴진 이유가 있었나 보다. 주위를 살피니 완연한 초록빛 풍경이 신호를 확실히 알린다. 이제, 초여름이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외출할 때마다 소매 길이를 두고 고민했는데, 계절의 전환이 참 빠르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지면을 통해 지난 늦봄의 기억을 마주하 니 그동안 더워진 날씨가 한껏 두드러진다.

지난 1116호에서 가장 눈길이 갔던 기사는 9면의 인물 대담이었다. 미국 대학교에서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우리 대학 출신 선배의 학교생활이 생생히 담겨 있었다. 과거에는 정치외교학과에도 응원단이 있었다는 사실에 격세지감을 느끼면서도 현재도 존재하는 모의국회 행사 참여 이력을 보며 20여 년의 간극에도 교내 활동이 계승되고 있다는 게 놀라웠다. 개인적으로는 필자가 학회장을 역임했던 '겨레사랑'의 이름이 가장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교수님'도 우리와 같은 교정에서 똑같은 대학 시절을 보냈다는 게 신기하면서도 가깝게 느껴졌다. 동일한 진로를 지망하는 입장에서 학과 선배의 흔연한 성공담이 스스로에게 내일을 향한 자극이자 동기로 다가왔다. 계단을 오르는 게 번거롭던 종합관 '6층 강의실'이 반갑게 느껴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닐까 싶다.

지면을 앞으로 넘기니 한동안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전세 사기' 사건을 마주했다. 언론을 통해 피해가 극심하다는 소식을 매일 접하면서도 주제의 특성상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한 면을 가득 채운 심층적인 내용을 통해 이른바 복잡한 부동산 개념과 사건 쟁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특히 제도의 맹점으로 법률이 임차인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는 점과 피해자 대부분이 청년층이라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이번 사건의 근인은 관계 법령의 사각지대에서 비롯되었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사회적 기본 요소에 해당하는 주거 문제를 온전히 개인의 떠맡아야 하는 구조에 있다고 생각한다. 주거 문제는 한 사람의 삶과 직결되는 만큼 개인이 부담할 영역이 아니라 국가가 책임져야 할 영역이라는 인식에서 재출발해야 한다. 일상의 무게에 눌려 사회 문제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무뎌지지 않도록 항상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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