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히 죽으세요. 〈11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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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히 죽으세요. 〈1115호〉
  • 김도현(정외 22) 독자권익위원
  • 승인 2023.05.0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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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정외 22) 독자권익위원
김도현(정외 22) 독자권익위원

상당히 도발적이고 강렬한 제목을 지어보았다. 제목을 보고 불쾌감을 느끼거나 놀란 독자 여러분께 미리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 독자권익위원으로서 그동안 발행된 신문들을 보며 포착한 높은 사용 빈도를 나타낸 단어는 ‘공기(公器)’이다. 학보사란 학우들과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대변하고 현안을 비판적으로 보도하는 공공재다. 난 여기에 한 가지를 덧붙여 학보사는 공기(公器)이자 ‘공기(空氣, air)’라고 말하고 싶다.

명대신문 1114호는 통학버스 문제, 양육비 미지급 문제, 정치 현안 등 다양한 교내 외 현안을 담아냈다. 특히, 6면 보도기획의 통학버스 관련 기사는 두 면을 할애하여 집중적으로 보도함으로써 단순히 통학버스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것에서 나아가 문제의 원인, 과정, 학우들이 원하는 개선 방향을 종합적으로 잘 나타내었다. 설문조사 또한 만족도 조사에 그치지 않고 권역별 운영 희망 지역을 조사하여 개선의 실마리를 마련했다. 시내버스 노선 증가와 배차 증차를 이야기한 학교 측의 설명과 달리, 시내버스 노선의 수요 증가를 예리하게 파 악하여 ‘노선 수는 늘었지만, 수요의 폭발적 증가로 인해 통학하기는 더 어려운’ 현상황을 명확히 비판하였다. 설문조사 결과를 기사 중간중간에 적절히 활용하여 참고하기 편리하였고, 학생 측과 학교 측의 설명을 균형적으로 잘 전달해 중도적 시각에서 현안을 바라볼 수 있었다. 상단의 설문조사 결과표가 색 대비로 인해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았던 점이 아쉬웠지만, 지난 호를 통해 명대신문은 공기로써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숨 쉴 공간을 제공하였다.

『1984』, 『동물농장』 등을 지은 조지 오웰은 디스토피아적 사회상을 그리며 ‘책을 읽지 못하게 하는 사회’를 두려워했다. 반면, 『멋진 신세계』 등을 지은 올더스 헉슬리는 ‘책을 읽지 않으려는 사회’를 두려워했다. 필자는 헉슬리와 유사한 생각을 갖고 있다. 학보사를 바라보는 학우들의 시선이 ‘내가 신문을 읽어서 뭐가 바뀌는데?’, ‘내가 굳이 알아야 하나?’라면, 학보사는 설 자리를 잃고 우리의 공기(公器, 空氣)는 사라질 것이다. 학보사는 스스로의 노력만으로 존립할 수 없다. 독자인 학내 구성원의 애정과 관심이 필요하다. 우리의 공기, 학내의 공기가 사라진다면, 숨을 쉴 수 없는 우리에게 학교 사회는 이러한 인사말을 건넬 것이다. “안녕히 죽으세요” 가판대에 산처럼 쌓이는 신문만큼 우리가 숨 쉴 공기가 점점 사라지고 있진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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