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리의 섹스칼럼-MZ의 신음소리] 너는 가능해? 나는 가능한데, 그는 불가하대! 〈11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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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리의 섹스칼럼-MZ의 신음소리] 너는 가능해? 나는 가능한데, 그는 불가하대! 〈1113호〉
  • 공소리 섹스칼럼니스트
  • 승인 2023.03.28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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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얼마만큼 사랑해? 하늘만큼, 땅만큼?”, “아니 N쪽으로 사랑해”
공소리 섹스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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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연애. 폴리아모리. 그리스어로 ‘많다’를 뜻하는 ‘폴리’와 라틴어로 ‘사랑’을 뜻하는 ‘아모르’가 합쳐진 단어로 사랑하는 사람의 수에 제한을 두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다자연애라고 하는데 다자간 연애나 결혼생활에 동의하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다자연애자는 성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두 사람 이상을 사랑하는 일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동시에 두 명 이상과 관계를 맺지는 않는다. 한 명만을 사랑해야 한다는 입장이 아니라는 것일 뿐, 독점적인 연애 관계를 맺기도 한다. 반대로 독점적인 사랑을 모노아모리라고 부르는데 독점적 연애자이든, 혼인자이든 신체적, 정신적으로 ‘정조의 의무’를 준수하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실제로 통념상 우리는 일부일처제와 독점적 연인 관계를 자연스럽게 여긴다. 배우자 등 파트너 이외의 상대와 ‘사랑의 행위’를 하는 것을 배신이나 기만이라고 느끼기도 한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일부일처제를 사용하고 누구나 독점관계를 맺는 것으로 상호주관성이 형성된 것은 인간 사회에서 만들어진 집단의 질서와 보호를 위함일 것이다. 요컨대, 현재 사회적 관념은 독점적인 관계가 ‘맞다’고 한다.

요즘에는 다자연애가 사회적 문제인지 아니면 개인의 문제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기도 한다. 왜냐하면, 해외에서는 이를 소수성애자로 인정하면서 법적인 보호를 받거나 혼인 합법화 등의 조치를 원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프랑스 등에서 소수성애자 등에 대해 법적 보호를 보장하고 있다.

이렇게 활발하게 논의가 이뤄지고 있어서 한편에서는 미래적인 사랑 스타일이라고도 말한다. 멀지 않은 미래에는 다양한 가정 형태를 인정하고 법적으로 보장해준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요점은 폴리아모리가 성적 성향의 문제이냐 아니냐인데, 이에 대한 논란은 쉽게 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자연애, 폴리아모리라는 개념이 낯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다자연애를 오해하면 안 된다. 다자연애는 그럴싸한 어장관리를 하며 독점할 상대를 고르거나 여러 상대를 즐기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사실 사랑한다고 해서 상대방을 소유하는 게 아니다. ‘사랑=소유’가 아니라는 것을 폴리아모리는 강조한다.

다자연애는 반드시 상호합의가 이뤄진 상태여야 한다. 덧붙여 한 사람이라도 폴리아모리 성향이 없다면 다자연애가 이뤄질 수 없다. 한 명이 폴리아모리라고 해서 그렇지 않은 상대를 만나 다자연애를 하자고 강요하는 것은 폭력과도 같다.

다자연애를 바라볼 때 중점은 성관계를 공유하거나 다수의 파트너를 둔다는 게 아니라 두 사람 이상 사랑하는 일이 가능한지의 여부이다. 누군가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다른 누군가는 마음속에 사랑의 공간이 여러 개 존재한다고 한다.

그런데 대개 사람들과 다자연애에 대해 대화를 나누면 대부분 ‘싫다, 안 하겠다’라는 반응보다 ‘불가능하다’라고 강조한다. 이렇게 다자연애의 가능 여부를 볼 때, 단순한 취향의 문제보다는 조금 더 깊은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다자연애가 가능하다고 느끼는 건 정말 체질처럼 타고나는 것일까? 아니면 사랑해 보니 다자간의 사랑이 가능하다고 깨닫는 것일까?

관계는 신뢰가 기반이 되어야 하고, 시기와 질투로 얼룩져서는 건강하지 못할 것이다. 다자간 사랑의 개념에 대해 글을 읽은 김에 내 마음의 공간은 어떻게 생겼는지 고민해보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크기, 개수, 모양, 온도, 색깔. 다각도로 알고 싶다. 나의 마음. 그리고 인간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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