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노는 시작됐다 〈11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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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는 시작됐다 〈1113호〉
  • 정회훈 사회문화부장
  • 승인 2023.03.28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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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 은행들의 동태가 심상치않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소식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크레디트스위스(CS)가 파산의 문턱을 밟았다가, 경쟁사인 UBS에 인수됐다. CS는 167년 전통을 가진 스위스의 2위 은행이다. 두 은행뿐만 아니라, 암호화폐 전문은행인 시그니처 은행과 실버게이트 은행도 각각 매각과 자발적 청산을 선택하는 등 금융시장의 위기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이하 연준)는 22일(현지시각) 0.25%p 금리 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4.75~5.0%로 상향 조정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상 직후 기자회견에서 ‘은행 위기 여파를 고려해 동결할 생각은 없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동결도 고려했다”라면서도 “우리는 물가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우리가 말뿐만 아니라 행동으로 그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고 금리 인상 배경을 밝혔다. 또한 은행 파산과관련해서는 “탄탄한 자본과 유동성을 보유한 우리의 은행 시스템은 건전하고 강력하며, 해당 은행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독립적 조사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라며 파산한은행들의 부실 경영에 대한 의심을 드러냈다.

파월 의장이 본인들의 은행 건전성에 자신감을 표하며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결과,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 격차는 기존 1.25%에서 1.5%로 확대됐다. 이는 2000년 5월(1.5% 차이) 이후로 22년여 만에 최대치 타이 기록이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국은행은 금리 인상에 대한 압박을 느낄수 밖에 없다. 악재는 또 겹친다. 지난해 말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잔액이 10조 1,000억 원으로, 지난 분기 대비 4천억 원 증가했다. 은행의 부실채권이 증가한 건 2020년 1분기 이후로 2년 아홉 달만의 일이다. 지속적으로 감소했던 부실채권 잔액이 증가세로 전환됨에 따라, 국내 은행들 역시 해외 은행들과 같이 도미노처럼 무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의 경우는 부실채권 잔액과 비율이 가파르게 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국은행은 2008년 금융위기의 절반 정도에 달하는 충격이 발생한다고 해도, 국내의 외화 유동성이 충분히 견뎌낼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대규모의 외화 유출이 발생해도 여유액을 통해서 감내할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낙관론이 도미노에 무너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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