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리의 섹스 칼럼 - MZ의 신음소리] 선섹후사는 고전이다. 〈11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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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리의 섹스 칼럼 - MZ의 신음소리] 선섹후사는 고전이다. 〈1112호〉
  • 공소리 섹스칼럼니스트
  • 승인 2023.03.14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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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하지 말자. 가장 자연스러운 거니까.
공소리 섹스칼럼니스트
공소리 섹스칼럼니스트

요즘 ‘선섹후사’라는 말이 떠오르고 있다. ‘선섹스 후 사귐’이라는 뜻으로 연애에 대한 가치관을 표현한다. 구체적으로 정확한 뜻이 있는 건 아니지만, 대개 썸타는 사이에서 사귀기 전에 성관계를 먼저 하는 경우나 갑작스러운 섹스 이후 마음이 생겨서 사귀는 경우를 말한다.

신조어다 보니 선섹후사가 요즘에서야 성행하거나 증가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전부터 선섹후사를 경험하거나 중요시하는 사람들은 있었다.

특히 예전부터 미디어에서 다뤄온 클리셰이기도 하다. 예컨대,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술에 취한 뒤 일어나보니 함께 성관계했다는 걸 깨닫고 그 이후 연애나 결혼으로 이어지는 등 비슷한 소재가 많은 작품에서 사용된다.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오래전부터 선섹후사를 경험한 것이다.

요즘은 정조라는 관념이 중요한 가치를 차지하지 않다 보니, 연애하면 섹스한다는 생각이 압도적이다. 실제로 연인이나 부부 사이에서 속궁합은 암묵적으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러한 가치와 함께 Z세대의 효율적 사고방식이 결합된 것이 바로 선섹후사가 아닐 듯하다.

여러 커뮤니티 등에서 선섹후사에 대한 고민을 볼 수 있고, TV 등 미디어에서 직접 주제를 다루는 콘텐츠가 많아지면서 많은 이들의 관심임을 알 수 있다.

자연스러운 만남 추구라는 준말인 ‘자만추’라는 단어의 뜻도 달라졌다. 지금은 ‘자고 나서 만남 추구’라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요즘은 먼저 섹스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호감이 생기는 과정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감소시키고 옥시토신 등 다양한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 이때 분비되는 호르몬들은 자극적이고 행복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호르몬 분비는 호감 초기에 가장 극대화되는데, 바로 이 시기가 선섹후사를 적용하기 알맞은 시기로 생리적으로도 적합한 먼저 섹스하는 건 행복의 극대화를 이룰 수 있다.

또한 섹스는 인간의 친밀감을 높여주는 행위이다. 그리고 기본적인 본능이기에 쉽게 자극적
으로 다가온다. 그렇기에 누구에게나 중요한 동시에 조심스러운 영역이다.

부부 등 커플이라는 개념은 관계의 보호와 증명을 위해 인간사회가 만들어낸 것이고, 진정한 관계는 시간과 짙은 농도가 필요로 하다. 그러나 섹스는 그렇지 않다. 가장 달콤한 유혹으로 빨리 빠져들고, 가장 효율적으로 서로 사랑을 증명할 수 있는 행위이다.

우리는 이미 이전의 섹스 경험을 통해 사랑과 그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선섹후사는 그저 관념과 복잡한 절차를 생략하고, 세월을 회귀한 가장 인간적인 관계의 방법이다. 실제로 수만 년 전의 인간은 혼인제도 등 관계의 정의가 없었다. 마음이 있으면 섹스부터 했다. 그것이 인류 대부분의 시간 속에서 행해진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우리는 그 오래된 공식을 다시금 새롭게 받아들이는 중인지도 모른다.

농업혁명의 시대가 1만여 년의 시간이 흐르고, 현재는 4차산업혁명의 시대를 말한다. 인류에게는 짧은 시간 동안 너무나도 많은게 바뀌고 생겨났다. 특히 현재, 최근일수록 시대의 변화는 심화하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본능적으로 본래의 것을 찾아가는 우리 세대는 평생 불편한 옷을 입으며 살아왔다고 깨달은 것이 아닐까? 그래서 가장 본능적인 섹스와 관계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옛날의 형태로 돌아가고자하는 것 아닐까?

더 중요한 걸, 더 빨리, 더 긴장감 넘치는 호르몬 분비 시기에 맞춰 먼저 하는 것. 이슈에 민감하고 색다른 경험을 중시하는 우리 세대에게 정말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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