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들 〈11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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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들 〈1112호〉
  • 박윤 사회문화부 기자
  • 승인 2023.03.1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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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 | 사회문화부 정기자
박윤 | 사회문화부 정기자

방중회의 시점부터, 개강 후 처음 나갈 문화기획은 3월의 봄날처럼 왠지 모르게 아리면서도 부푼 기대감을 주는, 그러면서도 시사성과 재미를 함께 가져가는 통통 튀는 기사를 쓰고 싶었다. 비록 개강호는 아니지만 개강의 모든 설렘을 담아 전달하고 싶었던 이번 호 러브 버라이어티 문화기획 기사. 기사를 통해 “충분히 사랑해도 돼, 우리 사회는 이미 이렇게 사랑이 넘치는 걸”라고 말해주고 싶었던 나의 염원은, 그저 염원일 뿐이었다고 정해져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실패의 연속으로 기획 의도의 반의 반도 못 미친 이번 기사의 아쉬움을 기자수첩으로 보충해보고자 한다.

“인간은 사랑하기 위해, 사랑하며 살아가야 한다.” 기독교인이 아닌 내가 우리 대학 기독교 수업을 들으며 유일하게 마음에 새긴 말이다. 어쩌면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어서 들어온 문장일지도 모른다. 또 어쩌면 혐오가 난발하는 사회에서 나 자신을 보듬어 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가장 예쁜 20대에 누 군가와 낭만적인 사랑을 하고 싶어 나도 모르게 사랑을 원했던 걸 수도 있다. 어떤 이 유였든 사랑하며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은 꽤나 오랫동안 내 마음에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최근 러브 버라이어티의 부흥은 어쩐지 위로가 됐다. 우리 사회가 사랑에 과몰입하는 모습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다.

“사랑하지 않겠다는 말은 사랑이 하고 싶다는 말이야.” 별 것도 아닌 연애에 크게 상처받고 인생의 전환점이라 할 정도로 성격이 변한 때. 사랑하고 싶지 않았다. 사랑하는 법을 공부한다며 심리학 이론을 열심히 공부했는데 막상 다 이겨낸 시점에서 사랑이 온 순간에는 그 무엇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기억하는 건 그날의 내가 정말 행복했다는 사실 하나였다. 사랑하지 않고 싶었던 나는 지금, 누구보다도 온전히 사랑하고 있다. 그 사랑은 배려와 옳음이 무엇인지 가르쳐줬다. 사랑은 매우 이상적이며 현실과의 타협과 결렬을 반복한다. 사랑만으로 살아갈 수 없지만, 사랑 없이도 살아갈 수 없다. 지금 우리 사회는 사랑을 바란다. 누군가의 사랑은 마치 나의 이야기를 보는 듯 하다. 우리 모두가 그 간절함을 응원한다. 이제 당신은 마음껏 사랑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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