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이태원 앞에서
정부를 기다리다
기나긴 침묵에 지쳐
날 저물도록 울었네♪
-윤도현, <가을 우체국 앞에서>
35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4개월이 지났다. 이 기간 동안 경찰 특별수사본부 수사와 국회 국정조사가 모두 끝났지만,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는 없었다. 남은 것은 정치적인 갈등과 논쟁뿐이었다. 그 와중에 참사를 수습하는 정부의 진정성은 수시로 의심 받았고, 정부의 책임은 어디에도 없었다. 결국, 국회는 지난해 12월에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이하 이 장관) 해임건의를 거쳐 지난 8일 이 장관을 탄핵소추했다. 이를 두고, 대통령실은 “의회주의 포기”, “의정사에 부끄러운 역사”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정치적 책임의 문제에서 벗어나더라도, 이태원 참사 생존자와 그 가족의 어려움은 여전히 존재한다. 4개월째 의식불명인 이태원 참사 생존자의 간병비 문제가 불거졌다. 20대 생존자인 A씨는 참사 당시 심정지로 뇌 손상을 입어 여전히 병원에 남아있다. 정부는 이태원 참사 부상자에게 치료비와 구호금 등만 지원했다. 이태원 참사 생존자는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달리 간병비를 지원받을 수 없다. 간병비가 제외된 의료비 지원 지침의 제 · 개정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가 관할하는데, 지난해 12월 2일 중대본은 급하게 해체됐다. 관련 부처들은 해당 문제의 해결이 자신들의 일이 아니라며 ‘떠넘기기’만 하고 있다. 생존자의 의식불명과 매월 500만 원 이상 지출되는 간병비는 생존자 가족에게 깊은 시련으로 다가오고 있다.
정부의 책임 있는 이태원 참사 수습은 요원하다. 정부가 제대로 된 책임을 보이기를 이태원 참사 생존자와 희생자 유가족은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
책임 없다 반복하는 정부가 아닌,
참사의 아픔에 귀 기울이는 정부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