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롯데월드에서 교복을 입을까? 〈1111호(개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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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롯데월드에서 교복을 입을까? 〈1111호(개강호)〉
  • 장예령(아랍 21) 학우
  • 승인 2023.02.27 2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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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예령(아랍 21) 학우
​장예령(아랍 21) 학우

사람들은 왜 롯데월드에서 교복을 입을까? 얼마 전 롯데월드에 간 적이 있었다. 몇 년 전부터 롯데월드에서 교복을 입는 것이 유행했던 건 알고 있었는데, 문득 ‘교복’ 유행이 꽤 오래 지속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스타 감성, SNS 유행의 특징은 갑자기 왔다 갑자기 사라지는 것 아니었나’라는 의문과 동시에 ‘왜 하필 교복이 유행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선 우선 교복의 역사부터 살펴보아야 했다. 교복은 프랑스의 위인인 나폴레옹이 학생들에게 군사훈련을 시킬 목적으로 똑같은 옷을 입힌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다시 말해 그 시대의 교복은 획일화, 통제의 수단이었다. 이는 대한민국의 최초 교복인 이화학당의 치마저고리도 마찬가지였다. 붉은 다홍색이었던 이화학당의 교복은 당시 사람들에게 일반적이지 않았다. 죄수들에게 푸른색의 눈에 잘 띄는 죄수복을 입혀 쉽게 도망갈 수 없게 했던 것과 같은 이유로 이화학당의 교복도 이질적인 색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1940년대 식민지 시절 일본은 군복의 모습을 그대로 옮긴 교복 착용을 강제하였다. 뿐만 아니라 광복 이후 이승만 정권 때부터 지금까지 교복은 시대적 상황에 따라 그 목적은 조금씩 변화하였지만 ‘획일화와 통제’의 수단으로써 사용되었다. 조금 더 직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교복은 식민시대, 독재 시대에 복종하기 위함이었다. 이는 민주주의 체제인 대한민국에서는 굉장히 모순적이며, 비민주적이고 반민주적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학교가 학생들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고, 인간의 기본권 중 하나인 복장에 대한 자유를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입을 옷을 고를 수 있는 아주 기본적인 자유조차 박탈당한 학생들은 자신도 모르게 획일적 사고방식에 길들여진다. 한국 최초의 교복이 탄생한 시기인 1886년부터 2023년까지 문화, 사회, 경제, 정치 등 많은 것들이 변화하고 발전했지만 ‘교복’만큼은 어쩐지 그대로인듯하다.

필자는 교복의 순기능을 아예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존재하 니까. 그러나 앞서 언급한 모순들과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를 외면하고 교복을 밀어주기에는 우리 사회가 겪는 부작용이 더 크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것은 전체주의 사고가 아닌 다양성 존중을 기반한 자유주의 사고이다.

이제야 다 큰 성인들이 왜 롯데월드에서 교복을 입는 게 유행인지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자신도 모르는 10대 때의 의복에 대한 억압된 욕구가 반영된 것은 아닐까. 마치 20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완전한 자유를 얻은 이들의 소리없는 아우성인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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