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대학교의 역사를 살펴보기 위해 가장 먼저 찾아봐야 할 것은, 명대신문이다.” 필자가 수강하는 사학과 전공 강의에서 교수님이 하셨던 말이다. 이 말을 들은 후 필자는 명대신문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지를 재고해 봤고, 두 가지의 가치를 떠올렸다.
먼저 명대신문은 ‘기록자’로서의 가치를 가진다. 68년간 명대신문은 명지대학교의 역사를 철저히 기록해왔다. 역사는 우리가 누구이고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제시하여 공동체로서의 우리를 인식하게 한다. 또한 역사는 우리가 어디로 나아가야 하고, 무엇을 경계해야 할지를 일깨워준다. 교내외 현장의 숨결을 68년간 기록해 온 명대신문은 우리가 걸어온, 그리고 걸어갈 발자국을 지금 이 순간에도 지면 위에 그려내고 있다.
또한 명대신문은 ‘감시자’로서의 가치를 가진다. 영향력 있는 감시자의 존재 유무는 역사의 흥망성쇠를 결정해왔다. 견제 받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멸망한다는 것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감시 대상은 비단 대학 본부에 한정되지 않는다. 학우들이 투표로 선출한 학생회 단체도 주요 감시 대상이다.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단체 혹은 권력을 향한 직언은 기록자이자 감시자인 명대신문의 숙명이다.
마지막으로, 명대신문사를 이끌어갈 기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경험한 선배 기자로서 응원의 말을 남기려 한다. 필자도 수없이 무너질 뻔했다. 내가 남기는 글을 누가 읽기는 할까, 무의미한 것은 아닐까라는 회의감이었다. 이런 의심이 들 때 우리가 견지해야 할 태도는 단 하나다. “기록자이자 감시자로서, 그저 묵묵히 올바르게 그대로 쓰는 것(正論直筆, 정론직필)”이다. 조선왕조실록이 역사 기록으로서 매우 높은 가치를 지니는 것은 위대한 이야기를 멋지게 담아냈기 때문이 아닌, 조선왕조 472년간 매분 매초의 일상을 ‘올바르게 그대로’ 기록했기 때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무의미한 기록은 없으며 우리의 글이 곧 역사로 남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필자의 명대신문 기자 생활도 어느새 끝이 났다. 비록 필자는 여기서 펜을 내려놓지만, 명대신문의 펜끝은 앞으로도 날카롭게 시대를 기록하고 감시하며 녹슬지 않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