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이다. 김장은 겨우내 먹기 위해 김치를 담가두는 것을 말한다. 놀랍게도 2013년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에서 우리 김장문화(Kimjang; Making and Sharing Kimchi in the Republic of Korea)를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김장을 위해 서로 모이고, 김치를 나누는 행위가 인류가 보존할 가치가 있는 유산이라 보았다. 흥미롭게도 북한의 김장문화도 2015년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남북한 공통문화임을 인정받았다. 이처럼 한반도에서 행해지는 김장의 기원은 1241년 고려 문인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으로 올라간다. 거기에 이규보는〈가포육영(家圃六詠)〉이란 시로 무로 담근 김치 사랑을 표현한다. “장을 곁들이면 한여름에 먹기 좋고, 소금에 절이면 긴 겨울을 넘긴다. 땅속에 도사린 뿌리 비대해지면, 좋기는 날선 칼로 배 베듯 자르는 것”. 오늘날 김치하면 빨간 배추김치를 떠올리지만, 사실 김치는 동치미처럼 하얀 무김치였다. 왜냐면 배추는 기르기 힘들어 왕실에서나 먹는 비싼 재료였으며, 고추는 임진왜란 이후에 들어왔고, 소금이 비싸지자 비로소 찾게 된 재료였기 때문이다.
우리 겨레의 김치 사랑은 오래되었다. 〈삼국사기〉에는 삼국 시대부터 채소 발효식품을 즐겨 먹었다 한다. 1670년 〈음식디미방〉에는 동아를 절여 담그는 소금절이 김치나 산갓 김치가, 17세기 말 〈요록〉에는 무, 배추, 동아, 고사리 등의 김치와 동치미 등이 나온다. 19세기 초 〈임원경제지〉에서 서유구는 고추를 김치에 많이 쓰면 무가 오랫 동안 저장된다 하였다. 한편 ‘김치’라는 말의 역사도, 1518년 〈벽온방〉과 1527년 〈훈몽자회〉에는 “딤ㅊㆍㅣ”가, 1587년 〈소학언해〉에는 “팀ㅊㆍㅣ ”가 “沈菜” 의 한글 표기로 등장하며, 이후 “짐ㅊㆍㅣ”, “짐츼”로 구개음화, 그리고 서울사람들의 역구개음화를 거쳐 “김치”가 되었으리라 추정된다. 원래 채소 발효음식은 1481년 〈두시언해〉에 “겨△ㆍㄽ디히(겨울김치)”, 1517년 〈번역박통사〉에 “쟝앳디히(장아찌)”로 보아 오늘날 섞박지, 오이지 등에 나오는 “지” 라고 할 것이다. 88서울올림픽 이후 세계에 알려졌고 2001년 국제식품규격 (Codex)에 김치로 등록되었고, 오늘날 올림픽, 아시안게임, FIFA 월드컵 공식지정식품이다.
이제 한 달간 카타르월드컵이다. 월드컵은 1932년 미국 LA올림픽을 앞두고 개최국인 미국에서 미식축구의 인기 탓에 축구가 정식종목에 들어가지 못하자, 당시 FIFA 회장인 쥘리메가 1930년 첫 대회를 우루과이에서 개최하면서 시작되었다. 축구와 김장은 협동과 나눔의 공동체종목이라는 점, 그리고 세계인이 사랑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제 함께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