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의 약속 〈11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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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의 약속 〈1109호〉
  • 명대신문
  • 승인 2022.11.23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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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우 응답자의 약 85%, 교원 응답자의 약 70%가 통합 명지대학교 학사 구조 통합 초안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변화와 혁신은 본디 많은 반대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할지라도, 대학 구성원의 70~80%가 그것을 부정한다면 우리가 길을 잠시 멈춰야 할 때임을 깨달아야 한다. 적어도 초안에 반대하고 있는 대다수의 대학 구성원들을 변화에 저항하고 반대하는 세력으로 치부할 생각이 없다면 말이다.

우리의 통합이 약속하는 바는 분명하다. ‘파산’으로부터 자유로운 안정된 대학의 미래 그리고, 더 나아가서 발전해나가는 대학의 미래. 이 두 가지다. 적어도 대학 구성원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대학이 되지 말자는 다짐을 되새기는 과정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 대학은 그 미래를 누구와 함께 만들고 누릴 것인가에 대한 숙고는 많이 부족한 듯하다. 밝은 내일을 위해서 지금의 누군가는 희생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식의 철 지난 희망회로가 아직 작동하고 있다.

통합의 약속은 미래의 우리 대학 신입생을 비롯한 구성원과 맺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 대학에 있는 모든 구성원과 맺는 것이다. 4년이라는 시한으로 곧 없어질 사람들과의 대화와 타협이 필요한가라는 고민이 든다면, 다시금 생각할 필요가 있다.

과연 지금의 통합이 안정되고 발전된 대학의 미래를 보장하고, 대학 구성원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대학이 되는 과정에 있는지 판단해보자. 12월과 54억이라는 손실은 두려워하면서 정작 학생과 교직원의 신뢰를 잃는 것은 두렵지 않다면 그 대학은 과연 부끄럽지 않은 대학인가. 순수학문을 폐지해 대학의 본질을 잃어버린 대학이 과연 부끄럽지 않은 대학인가. 우리 대학이 가고 있는 이 길이 과연 맞는 길인지 고민해본 적은 있는지 의문이다.

이 일방적인 통합을 바라보는 대학 구성원의 마음은 ‘참담함’ 그 자체다. 우리의 대학이 변해가는 모습을 가만히 무기력하게 지켜보고만 있어야 하는 대학 구성원의 마음은 한없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서는 통합을 잠시 멈춰서 진정으로 대학 구성원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듣고 반영해야 한다. 즉, 다시금 대학 본부는 구성원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 그 의견을 긴밀히 듣고, 통합안에 녹여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수익 창출이라는 자본의 논리보다도 구성원의 신뢰라는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우리는 ‘통합의 약속’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구성원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당장의 무리없는 통합을 고민하고, 학내 구성원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나갈 필요가 있다. 통합을 추진하는 이들이 대학 구성원의 다양한 우려에 대한 안을 내놓고, 안심시키고, 설득해야 한다.

각자 생각하는 통합의 약속은 다를지라도, 적어도 약속은 신뢰에 기초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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