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의 자랑이 무엇인가? 많은 학우가 제각기 다른 답을 내놓겠지만, 예상컨대 가장 많은 응답이 MCC관일 것이다. 그러나 MCC관 건립 이전부터 우리 대학의 자랑을 담당한 것이 있다. 바로 인문캠 방목학술정보관이다. 방목학술정보관 2층에는 '방목기념관'이라는 작은 공간이 숨겨져 있는데, 이곳은 대학 사료실과 달리 우리 대학의 창립자인 고 방목 유상근 박사의 개인적인 물품과 관련 자료를 중심으로 전시되어 있다. 이곳을 한 바퀴 돌다 보면 "명지보국(明知報國)"이라는 글씨가 쓰인 큰 족자를 볼 수 있다.
명지보국을 직역해보자면 밝은(明) 앎(知)으로 나라에(國) 보답하라(報)는 뜻이다. 그러나 박정희 전 대통령이 친필로 이 휘호를 유상근 박사에게 내린 것을 보면 철학적인 앎(知, know)이라기보다 명지대학 교가 나라에 보답하는, 즉 대한민국의 선각자가 되라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대학은 정말 선각하고 있는가? 최근 우리 대학은 회생 절차 중단 및 재개시 등의 우여곡절을 겪고,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대학 고도화 및 발전을 위해 여러 정책을 실행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우리 대학과 명지전문대학 간의 통합이다. 학령 인구의 지속적 감소와 정부의 대학 감축 계획이 맞물려 대학은 처절한 자활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두 대학의 통합도 그러한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그런데 두 대학의 통합 과정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우리 대학은 양교 통합의 진행 과정과 향후 예상되는 다양한 이점을 공청회 개최를 통해 학우들에게 설명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학생들의 불안함과 갈등이 증폭되기도 했다. 일부 학과가 다른 캠퍼스로 이전할지, 전문대학 학생의 편입으로 인해 대학의 대외 이미지와 경쟁력 측면에서 불이익을 겪는 것은 아닌지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미 몇 번의 사건을 겪고 절치부심하여 완벽한 결과를 추구하려는 학교의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최대한 많은 내용을 학생들과 충분히 공유했으면 한다.
두 대학 학생들이 서로 녹아들어 실질적인 하나 됨(統合)이 이뤄지지 않고, 여기저기서 격돌과 반목이 일어나 학교가 통합되지 않고 고통(痛)이 모이는 통합(痛合)의 길을 걸어선 안 된다. 우리 대학이 선각자가 되어 명지보국의 길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건 결정자의 영단뿐만 아니라, 학생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진정한 통합의 길로 나아가려는 자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