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상달, 겨레의 정체성을 지키는 역사와 말, 글 〈11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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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상달, 겨레의 정체성을 지키는 역사와 말, 글 〈1107호〉
  • 명대신문
  • 승인 2022.10.11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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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겨레는 음력 시월을 상달이라 하여 가장 좋은 때로 여겨 고사와 축제를 지냈다. 가을걷이를 끝내고 겨우살이를 준비하는 김장철이기도 하다. 가정과 마을에서는 상달 고사와 문중 시제를 지냈으며, 국가적으로는 부여의 영고, 고구려의 동맹, 동예의 무천 등이 열렸다. 특히 함경도 사람들이 음력 10월 3일을 단군 탄신일로 개천제(開天祭)를 지냈는데 오늘날 개천절로 이어졌다. ‘홍익인간(弘益人間)’은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훌륭한 정신이다. 우리 대학에서도 3년 만에 백마축제가 명지인의 품으로 돌아왔다.

한편, 한글날은 일제강점기인 1926년에 조선어연구회(오늘날 한글학회)가 음력 9월 29일(양력 11월 4일)을 ‘가갸날’이라고 처음으로 기념하였다. 『세종실록』에는 1446년(세종 28년) 음력 9월 29일 기록에는 훈민정음을 9월중에 반포한 것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1940년 안동에서 발견된『훈민정음 해례본』의 정인지 서문에서 9월 상순에 『훈민정음 해례본』이 완성되었다는 기록을 토대로 9월 상순의 마지막 날인 음력 9월 10일을 양력으로 계산하면 10월 9일이 되므로 1949년부터 한글날을 10월 9일로 변경하여 기념하였다. 훈민정음이란 이름도 언문, 반절, 가갸글 등으로 불렀다가 주시경 등 한글학자들이 ‘으뜸가는 글’이란 의미로 한글이라고 새로이 이름지었다. 가갸글이 영어의 알파벳과 같은 느낌이라면, 한글은 한국, 한복, 한옥 등 한겨레의 정체성과 맞닿아 있겠다. 한글은 한류의 확산과 더불어 세계인이 배우려는 글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2019년에 매년 10월 9일을 한글날(Hangul Day)로 제정하는 법안(ACR 109)이 통과되어 소수민족 언어로는 처음으로 한글 기념일이 생겼다. 또한, 우리말인 한국어는 미국 정부에서 시민에게 국가안보 차원에서 배우기를 독려하는 5개 언어 중 하나이자 대입시험 과목에 포함되는 외국어이다. 

지난 2월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같은 민족, 같은 역사라는 명분을 들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문화, 역사, 언어를 가르치는 선생님부터 찾아내 학살했고 대신 러시아 문화, 역사, 언어를 강요했다고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각국 의회 화상연설에서 밝혔다. 과거 일본이 우리 문화, 역사, 언어를 말살하고 그 자리에 일본 문화, 역사, 언어를 이식했듯이. 하지만, 우리말과 한글을 지켜낸 선조들이 그렇듯이 오늘날에도 민족의 정체성이 되는 문화, 역사, 언어를 더욱 소중히 하는 노력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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