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삼국지를 읽어야 한다 〈11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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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삼국지를 읽어야 한다 〈1107호〉
  • 정풍기(정외 19) 학우
  • 승인 2022.10.11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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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풍기(정외 19) 학우
정풍기(정외 19) 학우

고전은 우리에게 지혜를 준다. 우리가 직접 경험하지 못한 과거나, 가상의 일들을 체험시켜주며 시대와 배경을 불문한 ‘진리’를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흔히 삼국지라고 불리는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는 중국의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웅들의 서사가 담긴 ‘역사 소설’이다. 본래는 동명의 오랜 역사 서적이 전부였다. 그러나『삼국지연의』의 작가나 일본의 요시카와 에이지, 한국의 이문열 등 실력 있는 국가대표급 작가들이 소재들을 덧붙이고 재해석하면서 대중적인 작품으로, 낭만적인 시대로 거듭났다. 

삼국지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 ‘한나라’는 진시황제가 처음 만든 통일제국을 완성한 중국의 ‘원류’이며, 무려 400년간 동아시아 패권을 잡은 대국이었다. 이 대단한 한나라의 기원을 다루는 소설이 초한지라면, 끝을 배경으로 한 것이 삼국지다. 중국의 역사적인 과도기였던 이 시기에는 상징적인 고사들이 대거 등장했다. 삼국지로 유명한 ‘도원결의’, ‘삼고초려’뿐 아니라 ‘백미’, ‘계륵’, ‘파죽지세’ 등 익숙한 말들도 비롯되었다. 

삼국지는 재미에도 충실하다. 초반부에서는 돗자리 장수나 하던 몰락한 황족이었지만 인의를 바탕으로 천하의 일축을 얻은 유비, 엘리트지만 교활하고 인간적인 조조. 두 라이벌의 치열하고 아찔한 생존 싸움이 주를 이룬다. 후반부에선 재야의 선비였지만 자신을 알아주는 주군 유비를 만나 인생을 바치고 헌신한 충신 제갈량, 평생 견제받으면서 지독하게 살아남아 최후의 승자가 된 간신 사마의의 숨 막히는 정면승부가 벌어진다. 

흥미로운 점은, 이 모든 이야기와 인물들의 최후가 그다지 밝지 않다는 것이다. 역사의 비극적 말로를 그대로 가져와서 더욱 허무하고, 여운이 남는다. 우화 같은 교훈을 주기도 한다. 또한 읽을 때마다 독자들이 생각하는 주인공이 바뀐다. 이야기를 보는 관점도 달라지고, 인물들의 행동을 입체적으로 보게 된다. 배울 점도 많지만, 통찰할 거리를 준다.

진정한 지성인이 되길 꿈꾼다면, 꼭 읽어보길 권한다. 역사를 배경으로 고전의 가치를 가르쳐주고, 소설로서 재미와 의미도 전해준다는 점에서 삼국지는 훌륭하다. 수백 년을 사랑받고, 오늘날까지 수많은 해석과 재창작을 창출해낸 비결은 여기에 있다. 혹시 삼국지를 읽으려다가 기약 없이 미뤄왔다면, 당장 읽어보길 권해본다. 즐겁고 뜻깊은 독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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