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억보다 중요한 구성원의 신뢰 〈11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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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억보다 중요한 구성원의 신뢰 〈1106호〉
  • 명대신문
  • 승인 2022.09.26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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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우리 대학은 명지전문대학과의 통합으로 여러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구성원들은 일방적인 ‘자연캠 단독 정원감축’의 여파가 사라지기도 전에 더 큰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우리 대학과 명지전문대학의 통합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명지학원이 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명지학원은 유휴부지 개발과 수익용 기본재산 매각을 회생계획안의 주 골자로 잡았고, 이를 통해서 회생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1월에는 유병진 총장이 제12대 총장 취임 예식에서 임기에 우선 달성할 목표로 명지전문대학과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통합을 통해 유휴부지가 될 명지전문대학 부지를 개발해 회생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그런데, 지난 6일에 통합추진행정지원팀이 주관한 교직원 대상 통합 관련 공청회에서는 이와 정반대로 통합대학은 명지전문대학 부지의 매각 없이 3개의 캠퍼스를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서 올해 12월까지 교육부에 통합을 신청할 것이라는 설명은 공청회 장내를 술렁이게 만들었다.

우리 대학 재학생 1,356명을 대상으로 한 통합 관련 설문조사에서 우리 대학과 명지전문대학의 통합을 응답자의 64.1%가 반대하고, 35.9%만 찬성했다. 더 나아가서 5% 정원감축분인 133명의 입학정원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응답자가 64.3%를 차지했다. 재학생들은 통합 사안을 과반수 넘게 반대할 뿐만 아니라, 올해 안에 통합 신청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분명히 밝히고 있는 것이다. 통합 추진과정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57.4%가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24.5%는 통합 과정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학교본부의 ‘상황적 불가피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입학정원 손실방지를 위한 이번년도 내 통합 신청, 학교법인의 회생으로 인한 통합 등 우리 대학을 둘러싼 많은 사안들에 있어 상황적 불가피성이 존재한다. 하지만 구성원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사안에 대해 상황적으로 불가피하니 구성원들과의 충분한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따라주어야 한다는 식의 정책 집행은 문제가 있다. 통합대학의 방향성을 이제서야 안 구성원들에게 약 3개월가량 남은 시점까지 의견수렴을 통해 통합신청서를 내겠다는 것은 매우 급박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실을 실무진들끼리만 알고 있었다는 것은 구성원들에게는 통합과정의 문제점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상황적 불가피성을 기반에 두고 ‘어차피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일’이라는 학교본부의 태도는 대학 공동체 구성원들의 불신만 더 늘어나게 만든다. 통합대학의 학제완성까지 혼란스러운 시기를 겪을 구성원들의 불편에 전혀 공감하지 않고, 대학을 위해 좋은 일이라는 대의명분만을 강조하는 모습은 구성원에게 일종의 ‘폭력’으로 다가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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