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판타지'를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MOZZA 〈1104호(개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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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판타지'를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MOZZA 〈1104호(개강호)〉
  • 박지호 기자
  • 승인 2022.08.29 2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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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영디 07) 동문을 만나다

Q. 먼저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저는 디자인학부 영상디자인 전공 07학번 이승재입니다. 현재는 ‘MOZZA’라는 이름으로 일러스트레이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 MOZZA

Q. 일러스트레이터라는 직업이 익숙하기는 하지만, 막상 자세히 설명하기엔 어려운 직업인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시나요?

A. 일러스트는 일종의 상업 미술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광고, 제품 등에 들어가는 그림들을 총칭해서 일러스트라고 해요. 그런 일러스트를 그리는 직업이 일러스트레이터이고요. 그런데 요즘에는 일러스트의 경계가 모호해져서 그냥 종합 아트라고 보시는 게 편하실 거예요. 어쨌든 그림이 필요한 곳에는 다 그린다고 보시면 돼요.


Q. 6년 정도 디자인 회사에서 일하셨다고 들었어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직업을 전향하시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A. 사실 원래부터 프리랜서로 활동할 계획이었어요. 그런데 바로 시작하기엔 용기가 안 나더라고요. 그래서 우선 디자인 회사에서 일하면서 투잡으로 일러스트레이터 활동을 하기로 했죠. 그러다가 마지막 회사에서 내부 사정으로 일을 그만두게 됐어요. 그때는 커리어도 좀 쌓였으니 혼자 해봐도 되겠다 싶더라고요. 그 후로 이렇게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어요.


Q. 디자인 회사에서 하신 경험들이 프리랜서로 활동하실 때 많은 도움이 됐나요?

A. 네, 엄청나게 됐어요. 지금 저한테 일을 주는 회사들이 제가 다녔던 회사랑 같거나 비슷한 계열인 디자인이나 마케팅 쪽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회사의 입장이 다 이해가 되는 거죠. 피드백을 읽고 그냥 그대로 하기보다는 회사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서 ‘어떠한 점을 강조하고 싶어서 이 부분에 피드백하셨구나. 그러면 이런 식으로 표현해 봐야겠다’ 뭐 이런 식으로요. 또 다른 이점은 디자인적 인맥이 생긴다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도움받을 때도 있고, 일을 받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Q.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셨나요?

A. 계속 그렸어요. 그런데 사실 무작정 그림만 잘 그린다고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성공하기는 어려워요. 거기에 센스, 트렌디함, 그리고 자신만의 스토리가 있는 게 중요해요. 그래서 계속 그리는 것도 중요하고 많이 보는 것도 중요해요. 어쨌든 요즘 트렌드를 잘 파악하고 있어야 제품에 적용할 수 있으니깐요. 이러한 점들을 보고 클라이언트도 자신들의 프로젝트와 이 작가가 적합할지, 다른 곳과 차별화될 수 있을지 판단해서 뽑는 경우가 많아요.


Q. 현재 ‘MOZZA’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계시는데, 이름의 뜻이 궁금해요.

A. 제가 모차르트를 굉장히 동경했어요. 물론 음악 쪽이긴 하지만, 어쨌든 천재의 대명사잖아요. 그러다 보니 노력해서라도 천재가 되고 싶은 마음에 MOZZA라고 짓게 됐어요. 그런데 주변 지인들이 다 모차렐라 치즈만 이야기하더라고요. 그래서 제 상징이 치즈가 됐어요. 지금 인스타그램 프로필 사진도 치즈고요. 물론 모차렐라 치즈의 그림은 아니지만요. (웃음)


Q. 특별히 좋아하는 작가가 있나요?

A. 제가 좋아하고 영향을 많이 받은 작가님은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라는 분이에요. 그분의 그림이 저의 정서와 잘 맞더라고요.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이라는 작품을 보시면, 밤 배경에 되게 외로워 보이는 사람들이 있는 식당이 그려져 있어요. 이 그림에서도 알 수 있듯 그분 작품의 특징이 뭐냐면, 그림 자체는 쓸쓸하지만, 색감은 되게 예쁘다는 거예요. 제 그림들도 보시면 주제 자체는 되게 어두운데 색감은 굉장히 화려하거든요. 그분의 작품을 보면서 느꼈던 대비와 역설을 저도 제 작품에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림은 MOZZA 일러스트레이터의 별자리 시리즈 중 황소자리에 해당하는 〈Taurus〉이다.
▲그림은 MOZZA 일러스트레이터의 별자리 시리즈 중 황소자리에 해당하는 〈Taurus〉이다.

Q. 이제 작품 이야기로 넘어가 볼게요. 한 주제에서 작품의 전체적인 틀을 구상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해요.

A. 저 같은 경우에는 어떠한 주제가 있으면 그걸 한 번 비트는 걸 좋아해요. 실제 작품을 예시로 들어볼게요. 그림의 주제가 황소자리였어요. 그러면 보통 별이랑 황소 그리고 끝이잖아요. 그런데 저는 거기에 제 이야기를 넣는 거죠. 황소가 엄청나게 달려가는 이미지잖아요. 그러한 이미지를 떠올리니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르더라고요. 그리고 그러한 이미지가 F1 선수와 겹쳐 보였고요. 그래서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을 F1 선수로 형상화해서 달려가는 황소의 모습과 함께 조합하여 그렸어요. 이런 식으로 일상적인 주제를 일차원적으로만 생각해서 그리는 것보단 한 번 더 꼬아 그 속에서 표현하고 싶은 바를 상징할 만한 오브젝트를 추가해서 그리는 편이에요.

 

▲그림은 MOZZA 일러스트레이터의 〈Beautiful world〉이다.
▲그림은 MOZZA 일러스트레이터의 〈Beautiful world〉이다.

Q. 본인의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이유를 간략히 말씀해주세요.

A. <Beautiful world>라는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 그림을 그릴 당시에 한창 북한과의 대립에 대한 뉴스가 나왔어요. 그리고 전 연애를 시작했고요. 그래서 뉴스에서는 맨날 전쟁 위기 어쩌고 하는데 저는 ‘핵 폭탄이 터지든 말든 무슨 상관이야. 지금의 난 너무 행복한데’라는 마음이었거든요. 그런 마음을 꽃이 핵폭탄처럼 폭발하는 걸로 표현했어요. 그 당시의 저의 상황과 사회적 분위기를 대비시킨 작품이죠. 아무래도 이 대비되는 감정 때문에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그림은 MOZZA 일러스트레이터의 〈K-Crime〉이다.
▲그림은 MOZZA 일러스트레이터의 〈K-Crime〉이다.

Q. 잘못을 저지른 자에게 정당한 벌을 부여하지 못하고, 누군가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다른 이의 인권을 짓밟는 우리나라 법의 현실을 꼬집은 <K-Crime>처럼 사회 비판적인 작품들도 그리시는 게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작품을 통해 가장 담고 싶으신 가치가 있나요?

A. 작품을 통해 담고 싶은 가치는 딱히 없는 것 같아요. 사회에 대해 비판을 하는 것도 제 일상 중 하나잖아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제 그림의 주제는 일상이거든요. 그래서 제가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그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가 평소에 추구하는 가치가 담길 뿐인 것 같아요.


Q. 작품을 보신 분들의 반응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무엇인가요?

A. 저는 다 좋지만, 제 그림에 대한 본인만의 해석이 담긴 댓글들이 되게 좋아요. 제 그림의 구석구석에 있는 작은 디테일도 놓치지 않고 봐주셨기에 분석까지 해주시는 거잖아요. 재밌는 게, 저의 의도와 똑같이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반대로 새로운 해석을 남겨주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그럴 때마다 ‘아, 내 그림을 이렇게 유심히 봐주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기분이 되게 좋더라고요.


Q.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앞으로의 계획이나 최종적인 목표가 궁금해요.

A. 일단 가장 큰 목표는 죽을 때까지 그림으로 먹고 사는 거예요. 사실 그게 제일 어렵긴 해요. 그러려면 사람들이 제 그림을 계속해서 좋아해 주셔야 하니깐 몸은 늙어도 생각은 늙지 않도록 꾸준히 노력해야 하는 거죠. 그리고 최근에 생긴 목표는 뉴진스 앨범 작업하는 거요. 원래는 아이유였는데... (웃음) 근데 사람이 이렇게 목표를 잡으면, 어쨌든 그 중간은 가더라고요. 다른 아티스트 분들 앨범 작업을 하는 것처럼요.


이승재 일러스트레이터의 대학 생활

Q. 일러스트레이터님의 대학 생활은 어떠셨나요?

A. 사실 입시할 때는 애니메이션학과를 지망했었어요. 그런데 사정상 애니메이션학과를 지망할 수 없게 되었고, 결론적으로는 우리 대학 디자인학부 영상디자인전공으로 입학하게 됐어요. 그런데 저는 애니메이션 학과를 간 것보다 오히려 더 좋았던 것 같아요. 하나에 국한한 게 아니라 전반적인 디자인 툴을 배우다 보니 좀 더 넓은 세상을 보게 되었달까요. 영상 디자인이 게임 그래픽, 영상 촬영, 모션 그래픽 등 영상과 관련된 모든 걸 아우르는 전공이다 보니 제 입장에선 폭넓게 다양한 걸 배울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Q. 영상디자인 전공이시지만, 영상 분야로 진출하진않으셨네요. 혹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A. 학교 다닐 때 작업도 되게 열심히 하고 재밌었지만, 저는 그림에 대한 욕심이 더 컸어요. 그리고 사실 영상 쪽은 영상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야지만 버티거나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이에요. 그리고 영상 분야는 시간이 지날 때마다 새로운 프로그램이 계속 나와서 매번 익혀야 해요. 그래서 그런지 너무 매력 있는 분야이긴 하지만 제 길은 아닌 것 같더라고요.


Q. 끝으로, 우리 대학 학우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여러분들, 여행은 꼭 다녀보세요. 저는 나중에 늦바람이 들어서 이십 대 후반쯤부터 많이 다니기 시작했는데, 다닐 때마다 좀 더 젊었을 때부터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다면 세상을 보는 시야가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더라고요. 물론 이십 대 초중반이시니 돈이 부족하시겠지만, 삶에 너무 찌든 채로 무조건 아끼면서 살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쓸 땐 확실히 써서 돈 주고도 못 살 경험을 직접 해보시는 게 정말 중요해요. 아, 그리고 제 작품은 인스타그램에서 @mozza817을 검색하시면 보실 수 있어요. 궁금하시다면, 한 번 오셔서 구경하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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