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된 변화 그리고 위기, 대학교육을 진단하다 ③] 학우들의 시선 속 명지를 밝히다 〈1103호(종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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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된 변화 그리고 위기, 대학교육을 진단하다 ③] 학우들의 시선 속 명지를 밝히다 〈1103호(종강호)〉
  • 이승환 기자 / 한지유 기자 / 정회훈 수습기자
  • 승인 2022.05.31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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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1102호에서 특집기획 ‘예정된 변화 그리고 위기, 대학교육을 진단하다’의 일환으로 「피할 수 없는 위기, 대학의 오늘」과 「거두어지지 않는 파산의 그림자, 그 위에 덮는 명지의 이야기」를 보도한 바 있다. 이번 「학우들의 시선 속 명지를 밝히다」는 대학과 명지의 위기를 학우들의 시각에서 진단하는 마지막 특집기획이다. 이에 ‘대학 · 명지의 위기에 대한 학우 인식도 조사(이하 설문조사)’와 4명의 학우 인터뷰(△강건구(문정 17) 학우(이하 강 학우) △김도현(정외 22) 학우 △김민성(사학 18) 학우 △정민석(정외 17) 학우(이하 정 학우))를 통해 학우들의 이야기를 정리했다. 두 개의 특집기획에서 다뤘던 주제 중에서 △학사제도 △수업운영 △존폐와 재정 △대외적 브랜드를 구체적으로 다뤄본다.


1. 학사제도


학생 친화적 학사구조

설문 응답 학우의 약 80%는 우리 대학의 학사제도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수요자 중심형 학사구조가 대두됨에 따라, 우리 대학이 학생 친화적 학사구조인 △유연학기제* 시범 도입 △연계전공** 확대 △마이크로디그리 제도*** 운영을 준비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응답 학우의 81.48%가 적절한 대처로 보고, 16.66%가 적절하지 않은 대처로 봤다. 많은 학우가 우리 대학의 학사제도에 만족하고 있으나, 학사제도가 학생 친화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유연학기제(집중학기제): 15주 학사과정을 8주간의 집중 이수 형태의 학사제도를 운영하고, 교육과정 내 교과목의 수요를 반영하여 유연한 수요 맞춤형 학기제를 말한다.
**연계전공: 다수의 전공 학과가 서로 연계해 개설하는 맞춤형 복수학위제를 말한다.
***마이크로디그리 제도(Micro Degree): 학점당 학위제로 분야별로 지정된 최소 학점을 단기간에 집중 이수하면 학사 학위와 별개로 미니 학위를 주는 제도를 말한다.

 

이에 대해 정 학우는 “기존 학사제도에서 방대한 분량의 내용을 수학하는 방법밖에 없었다면, 이보다는 훨씬 효율적으로 학우들의 선택권과 수업권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했다”라고 밝혔다. 김도현 학우는 “두 제도는 짧은 시간 안에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것과 사회 진출에 앞서서 숙고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주겠다는 것으로 이해된다”라며, 두 제도에 대해서 “유연학기제가 실제 취업시장과 잘 연계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마이크로디그리 제도는 기업 입장에서 마이크로디그리 이수자를 진정성 있게 볼까에 대한 의문이 있다”라고 말했다. 김민성 학우는 “유연학기제를 통해 집중 이수를 하게 되면 기존 수업에서도 15주만에 진도를 다 못 나가는 상황인데 수업 운영이 더 어려워질 것이고 마이크로디그리 제도도 적은 학점을 이수하고 학위를 주는 것 자체가 큰 실효성이 없을 것 같다”라면서 “급격한 변화가 아니라 단계적 · 점진적으로 변화해갈 방향성이라는 데는 동의한다”라고 주장했다.


중도탈락

중도탈락의 원인에 대해서는 학우별로 해석이 분분했다. 김한승 교육지원처장이 밝힌 것과 같이 대외적 상황이 문제라는 시각과 더불어 내부적인 경쟁력에도 문제가 있다는 해석이 동시에 나왔다.

정 학우는 “전공과의 괴리에서 오는 자퇴가 주변에 많다. 본인이 정한 진로와 전공이 전혀 상관없다거나,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개인의 우선순위에서 대학졸업이 밀려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현실적인 진로의 기로에서 대학 졸업이 가지는 의미가 없다면, 당연히 시간과 금전을 투자할 이유가 없다”라고 밝혀 대학교육의 필요성을 두고 고민하는 학우들이 늘어난 상황을 짚었다. 강 학우는 “개인적인 사정에 의한 것이거나, 학교의 경쟁력 부족으로 인해 타교로 빠져나가는 유출 인원이 많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내부적인 경쟁력도 중도탈락의 이유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2. 수업운영


비대면 수업

약 5학기 동안 이어진 비대면 수업을 두고도 많은 이야기가 나왔다. 2년간의 비대면 수업에서의 학사운영과 수업의 질을 묻는 문항에 약 67%의 학우가 전반적으로 만족을, 약 30%의 학우가 전반적으로 불만족한다고 답했다. 이는 본지 1069호 탑 「비대면 개강 후 한 달, 학우들은 불만족」에서 학우들이 53%가량이 전반적으로 불만족한 것에 비하면, 처음 비대면 수업을 시작했을 때보다 상황이 더 나아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강 학우는 “처음에 자리 잡기 이전에는 굉장히 불만족스러웠지만 이제는 비대면에 익숙해지면서 그 장점이 드러나고 있다”라고 밝혔다. 김민성 학우는 “초창기에는 줌(Zoom)에 적응하기 어려웠고, 실제로 대면 수업에 비해 질과 만족도는 떨어진다. 하지만 영상을 되돌려보면서 공부도 가능하고, 학교와의 거리를 생각했을 때 만족도는 보통 수준은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비대면 수업을 경험한 김도현 학우는 김민성 학우와 달리 “대부분의 수업은 비대면임에도 줌을 통해 원활하게 수업을 진행해 만족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일부 수업에서 녹화 강의를 재사용하는 모습을 보여 강의 질 면에서 불만족스러웠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비대면 수업을 두고 코로나19 상황이 종식되더라도 병행해야 한다는 학우의 의견이 상당했다. 설문조사 상에서는 약 66%가 병행해야 한다고 했고, 33%만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강 학우와 정 학우는 병행에 대해 동의했다. 강 학우는 “영상으로 복습과정이 더욱 편안했다. 장기적으로 비대면의 확대가 필요하다”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 학우는 “대면 수업 위주로 다시 돌아가더라도, 비대면 수업에 대한 허용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개인사정에 의해 대면 수업이 어려운 경우 등 다양한 문제점을 적절히 해결할 수 있어 병행해 나가는 것이 좋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3. 존폐와 재정


우리 대학의 상황과 회생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에서 학우들은 명지학원과 우리 대학이 처한 상황을 약 95% 이상이 전반적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학교 소식을 접하는 매체에 대해선 응답 학우의 약 80%가 대중 매체를 통해서, 약 13%가 학생회 인스타그램을 통해 접한다고 답했다. 김민성 학우는 “명대신문과 총학생회, 언론 기사 등을 통해서 알게 됐다. 주변 친구들로부터 명지대 망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많이 들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설문조사와 인터뷰에서 세부적인 회생과정의 문제점을 유휴부지 개발에서의 △명지전문대학과의 통합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설립을 위한 투자금 마련 △PFV 설립을 통한 부지개발 그리고, 수익용 기본재산 매각에서의 △대체자산 마련 및 확보 △실제 매각 가능성 문제를 제시했다. 설문조사상 △명지전문대학과의 통합 △실제 매각 가능성 문제 두 가지가 27.77%로 가장 문제라고 답했고 △대체자산 마련 및 확보가 25%로 두 번째 높은 응답률을 보인 문제로 나타났다.

인터뷰 과정에서 학우들은 입을 모아 ‘명지전문대학과의 통합’을 우려했다. 강 학우는 “전문대와 4년제 대학은 그 인식과 취급이 다르다. 아무런 조치나 조정 없이 하나로 통합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적절한 조정과 준비가 있다면 가능하겠지만, 현재처럼 급박하게 경제적인 문제로 접근하는 것은 잘못됐다”라고 발언했다. 비슷한 시각에서 김민성 학우도 “우리 대학 학우 중에서 과연 찬성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김도현 학우는 “명지전문대학의 지분이 온전히 명지학원에만 있는 것이 아닌 효자건설과 나누고 있어 이에 대한 소송 가능성과 행정적인 문제, 그 이후에 이뤄질 PFV의 실효성과 투자 유치 및 설립과정에서의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우려를 전했다.


임시이사제와 총장직선제

법인의 회생으로 대학 자체 현안이 매몰됐다는 김용달 전국대학노동조합 명지대지부장 및 공동대책위원장의 지적에 4명의 학우에게 대학 정상화 방법의 일환인 임시이사제와 총장직선제에 대한 의견도 들어봤다.

정 학우는 “이사진을 위시한 현재까지의 의사결정구조는 매우 불합리하다. 임시이사제나 총장직선제 등의 변화는 당연한 것이며, 이를 통해서 ‘학우들이 민주적으로 참여하는 학교’, ‘학우들의 뜻을 모아 어려움을 극복해낸 학교’와 같이 전환적인 마케팅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김도현 학우는 “두 제도 모두 실효성에 관한 부분이 더 중요하다”라며 “임시이사가 정말 자리 잡고 근본적인 개혁을 할 수 있다면 찬성이지만 아직까지 법률상으로 완전하게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는 없기에 임시이사제는 오히려 더 혼란만 가중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총장직선제가 도입 및 선출되는 과정에서 총장 후보자가 학교의 발전을 위해서가 아닌 당선되기 위해 학생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공약을 가지고 나올 수도 있다”라면서 “국공립 대학교라면 좀 더 수월할 수 있겠지만 사립재단이 세운 명지학원에서 이를 수용할 수 있을지도 우려된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당장 도입 여부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추가적인 논의를 통해 실제 도입 여부를 고민해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라고 주장했다.


4. 대외적 브랜드


파산 논란 등을 통해 우리 대학의 대외적 브랜드가 많은 타격을 받은 가운데, 학우들은 인터뷰에서 거의 없던 브랜드 가치마저 추락해버렸다고 성토했다. 대외적 브랜드에 관한 우리 대학의 노력을 인터뷰에 참여한 학우들의 관점에서 평가해봤다.

우리 대학의 대외적 브랜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정 학우는 “강하게 표현하면 전무하다고 본다”라고 답했고, 김도현 학우도 “냉정하게 말하면 대외적 브랜드가 명확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김민성 학우는 “인문캠은 서울에 있으니 평범하게 인서울 4년제 대학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 사건 이후로 위신이 많이 추락했고, 명지학원의 대응도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밝혔다.

우리 대학이 캐릭터 제작과 학생참여형 입시모집요강 제작 등으로 대외적 브랜드를 개선하려고 노력한 점에 관해서 강 학우는 “대학의 직접적인 주체인 학생들이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 왜 진작에 하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는 의견을 밝혔고, 정 학우는 “진부하고 개성 없는 기존의 방식보다 더욱 성공적인 사례이자 매우 긍정적인 변화다”라고 논했다.

 

우리 대학의 발전 방향성에 관해서 학우들은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강 학우는 “학교의 발전을 위해서는 제4차 산업혁명이 말뿐만 아니라 현실로 다가온 만큼, 인문캠과 자연캠 차이 없이 시대적 흐름을 따라갈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아랍지역학과나 미술사학과와 같은 타 대학에 없는 차별화되는 학과를 육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김도현 학우는 “우리 대학 하면 떠오르는, 소위 말하는 간판학과, 학부나 계열이 개발될 필요가 있다”라면서 그 이외에도 채무 상환과 홍보, 졸업생과의 교류 확대 등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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