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正道)를 걸어라.” 필자가 명대신문에 입사하면서 내걸었던 구호다. 당시 필자만의 정도가 확립되지 않았던 때여서, 이를 정의하고 싶은 미래지향적인 다짐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5학기가 지난 지금, 필자에게 ‘정도’란 아직도 머나먼 길인 듯하다. 여러 경험을 거치면서 ‘올바름’의 기준은 시시각각 변했으며, 정의하려 하면 할수록 예외가 생겼기 때문이다. 사실 확인을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 인터뷰이의 의사를 어디까지 반영해야 하는지, 문장의 완결성을 어느 수준까지 가져가야 하는지 등 신문 제작 과정에서 정도를 향한 판단의 기준은 날이 갈수록 모호해졌다. 호기롭게 도전했던 2020년도의 필자의 모습이 이따금 그리워지기도 한다.
하지만 정도를 향한 판단의 기준과는 별개로 필자가 자신 있게 정의내릴 수 있는 것은 명대신문만의 가치다. 명대신문은 다른 매체에서는 다루지 않는 명지대학교 내의 소식을 다루며, 이는 명대신문만이 지닌 강점이다. 여기서 필자는 명대신문만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러한 기사를 쓰기 위해 몇 날 며칠을 고민하며, 한 단어, 한 문장을 써 내려가 만든 기사는 기자에게 있어 자부심이다. 하지만 명대신문 활동을 하며 이 자부심은 수도 없이 훼손된다. 특히, 독자들이 읽어주지 않을 때가 그러하다. 혹자는 읽히지 않는 신문은 가치가 없다고 하지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신문의 가치는 당시 독자에 의해서 정의되기도 하지만 후세 독자에 의해서도 정의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신문은 하나의 역사서다. 필자는 자부심이 무너질 때마다 명지대학교의 『사기』를 저술한다는 마음으로 버텨왔다. 이제 필자는 명대신문의 기자로서 절필 선언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후배 기자들이 정론직필과 춘추필법의 가치를 새기며, 더 나은 명지대학교의 『사기』를 편찬해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