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번 세계의 중심으로, K-Esports 〈11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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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세계의 중심으로, K-Esports 〈1102호〉
  • 민보민 기자
  • 승인 2022.05.16 0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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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의 바다에서 열린 2022 MSI

e스포츠는 세계적으로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블리자드사의 <스타크래프트>를 시작으로 e스포츠는 전 세계로 퍼져나갔으며, 우리나라는 세계대회를 제패하며 여러 스타 프로게이머들을 배출해냈다. 우리나라 선수들은 여러 나라의 프로구단에서 주전 선수로 활약하고 있으며, ‘소속팀에 한국 선수가 없으면 우승하기 힘들다’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e스포츠 관련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은 세계 최고에 달한다. e스포츠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시범 종목에 이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고, 지난 10일 부산에서 대표적인 e스포츠 종목의 국제대회 ‘2022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2022 MSI)’가 개최되자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e스포츠란

e스포츠는 컴퓨터 통신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게임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컴퓨터 및 네트워크, 기타 영상 장비를 이용하여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로, 게임 내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적 능력은 물론 순간적인 반응과 컨트롤, 멀티태스킹 등의 신체적인 능력을 필요로 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1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e스포츠 산업은 2017년을 제외하고 2015년부터 매년 17%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 중이며,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e스포츠 대회 운영에 제약이 생겨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13.9% 감소했지만 기업들의 e스포츠 투자는 21.1%나 증가했다. 또한,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뉴주(Newzoo)에서 발행한 「2021 Global Esports Market Report」(이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글로벌 e스포츠 산업 규모는 10억 8,400만 달러(한화 약 1조 3,907억 원)로 집계됐으며, 2024년에는 16억 1,770만 달러로 연평균 11.1%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e스포츠의 인기 또한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도별 글로벌 e스포츠 시청자 수는 △2018년 3억 9,500만 명 △2019년 4억 4,300만 명 △2020년 4억 9,500만 명으로 꾸준히 증가했고, 2023년에는 6억 4,6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리그오브레전드> 국제대회 ‘2021 롤드컵’ 결승 당시, 최고 동시 시청자 수가 역대 최다인 401만여 명을 기록했으며, <배틀그라운드>의 국제대회 ‘2021 펍지 글로벌 인비테이셔널’ 결승전은 전 세계적으로 1,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지켜봤다.

 

e스포츠, 스포츠인가?

e스포츠가 스포츠로서 어느 정도 자리매김하고 있는 가운데 e스포츠를 스포츠로 인정할 수 없다는 부정적 인식도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다. e스포츠를 중독 등 사회 문제를 일으키는 병리 현상으로 보는 시선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1 게임 과몰입 종합 실태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게임을 과도하게 이용하거나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는 게임 과몰입군은 0.5%, 게임 과몰입 위험군은 3.0%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0년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이며 e스포츠를 스포츠로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우리 대학에서 ‘게임학개론’ 강좌를 강의하고 있는 바둑학과 김미라 교수(이하 김 교수)는 “2020년 기준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는 약 1,204억 원에 달하며, 계속해서 산업 규모는 확대될 전망이다”라며 “e스포츠는 누구나 즐기며 소통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끌 미래의 핵심 산업이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게임에 대한 편견과 오해, 부정적인 인식이 존재하고 있으며, e스포츠 또한 하나의 스포츠 영역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e스포츠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음에도 대한체육회는 한국e스포츠협회를 정회원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어 세계보건기구인 WHO는 지난 2019년 5월 25일에 개최된 제72차 총회위원회에서 국제 질병분류의 개정판인 「ICD-11」에 ‘게임이용 장애(gaming disorder)’를 등재해 게임이용 장애를 도박 중독과 같은 분류인 중독성 행위 장애로 분류했다.

이에 대해 박양우 전 문화체육부장관은 “WHO 권고는 강제 사항이 아니라 보건 측면에서 권고인데 그것을 통계청에서 어떻게 코드화 할지는 계속해서 논의해야 한다”라며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지혜로운 대안을 마련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e스포츠는 젊은 세대가 가장 사랑하는 콘텐츠로, e스포츠를 통해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e스포츠가 더욱 활성화 될 수 있게 지원함으로써 우리 생활 깊숙이 녹아든 게임과 e스포츠가 모두에게 제대로 된 문화로 인식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다시 부산에 찾아온 e스포츠 국제대회, 2022 MSI

한편, 다시 한번 부산에서 e스포츠 국제대회가 진행됐다. 이번에 개최된 국제대회는 국제대회인 ‘2022 MSI’로 지난 10일부터 오는 29일까지 11개의 지역 리그에서 1위를 차지한 팀들이 경쟁을 펼치는 대회이다. 대회는 개발사 라이엇게임즈가 주관하며 △그룹 스테이지 △럼블 스테이지 △토너 먼트 스테이지에 걸쳐 진행된다. 그룹 스테이지는 추첨을 통해 4개의 팀으로 구성된 2개의 조와 3개의 팀으로 구성된 1개의 조로 나뉘어 대결을 벌인다. 럼블 스테이지는 그룹 스테이지 결과에 따라 3개 조의 상위 2개 팀, 총 6개의 팀끼리 두 번씩 붙는 더블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총 60 경기를 진행하며, 토너먼트 스테이지는 럼블 스테이지 결과에 따라 상위 4개의 팀이 5전 3선 승제로 경기를 진행해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두 팀이 결승에서 만나게 된다. 우리나라는 지역 리그 LCK(League of Legends Champions Korea) 1위 팀인 T1이 참가했으며, 지난 13일 기준 그룹 스테이지에서 3승을 거두며 앞서 나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3일 기준 T1의 승률을 나타낸 포스터이다. (출처/ LCK)
▲사진은 지난 13일 기준 T1의 승률을 나타낸 포스터이다. (출처/ LCK)

나즈 알레타하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글로벌 총괄(이하 나즈 알레타하 총괄)은 “한국은 수십 년 동안 e스포츠 업계를 이끌어왔다. 처음으로 한국에서 MSI를 개최함으로써 한국의 유서 깊은 e스포츠 역사, 한국 팬들의 열정, 프로팀 들의 기량을 기릴 수 있게 되어 대단히 기쁘다” 라며 “부산은 2014, 2018 월드 챔피언십 동안 훌륭한 개최지였던 만큼 다시 부산으로 돌아가서 세계 최고의 리그 오브 레전드 팀들이 맞붙는 무대를 선사할 생각에 기대가 된다”라고 전했다.

 

▲사진은 해운대 해수욕장에 설치된 ‘2022MSI’ 포토존의 모습이다. (출처/ 인벤)
▲사진은 해운대 해수욕장에 설치된 ‘2022MSI’ 포토존의 모습이다. (출처/ 인벤)

이어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는 “2015년 처음 시작한 MSI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리고 ‘한국 e스포츠의 성지’라는 부산에서 모든 일정을 소화한다”라며 “다양한 게스트와 함께하는 방송 콘텐츠를 마련했고, 2년여 만에 오프라인 유관중으로 열리는 만큼 현장과 부산 일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시작 전부터 생겨난 잡음

그러나 기대감과 다르게 ‘2022 MSI’는 개막 전부터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지난달 21일 중국 대표 RNG가 자국의 경기 일정과 코로나19를 이유로 온라인 참가를 선언하면서 라이엇게임즈는 중국팀과 오프라인 참가팀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게임 속도(ping)를 인위적으로 높였다. 게임 속도는 게임 진행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전략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의 경우 상대방의 거점을 차지하기 위해 게임 내에서 교전이 자주 발생한다. 그 과정에서 경기를 치르는 두 팀 간의 게임 속도가 다르게 되면 게임 캐릭터들의 스킬 속도와 이동 속도가 달라져 게임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이번 2022 MSI에서는 게임 속도의 기준점을 중국팀에 맞추게 되면서 오프라인으로 참가하는 팀들이 2주 동안 급박하게 새로운 게임 속도에 적응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었다. 이에 대해 북미 지역 리그 LCS의 EG 소속 선수 임펙트는 『코라이즌 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축구에서 상대 선수가 발이 아프니 공평하게 한답시고 다른 선수들 발에 샌드백을 달지는 않잖아요” 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나즈 알레타하는 “모든 경기에 대해 35M 핑을 유지하여 중국과 한국 간의 원격 플레이를 지원하는데 필요한 인프라가 있다”라며 인위적으로 게임 속도를 낮추는 것은 대회 진행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문제가 없다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대회 3일 차인 지난 13일 기술적 결함이 발견됐다. 3일간 치러진 경기 및 연습 환경에 대한 기술적 점검을 진행하던 중 계속해서 논란이 됐던 게임 속도와 관련해 기술적 결함이 발견됐는데, 오프라인 참가팀들이 라이엇 게임즈가 의도했던 게임 속도보다 더 느린 게임 속도로 대회를 진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중국 팀이 오프라인 참가팀보다 빠른 게임 속도를 바탕으로 경기를 진행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알렉스 프랑수와 라이엇 게임즈 경기 운영 글로벌 총괄은 “경쟁적 무결성 차원에서 RNG가 치른 3경기 모두 재경기를 하기로 했다”라며 “선수, 팀, 팬 여러분들께 사과드리며 대회의 경쟁적 무결성을 유지하기 위해 선수들과 협력해 대회 환경에 대한 점검을 지속하겠다”라고 전했다.

또한 △심판의 부재 △장비 미착용 △유니폼 규정 위반 등의 논란이 확산되자 라이엇 게임즈는 나즈 알레타하 총괄의 명의로 입장문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여론은 부정적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이 ‘헤드폰 미착용’인데 e스포츠 선수들은 외부 소음 차단을 위해 게임 내내 핑크 노이즈가 재생되는 헤드폰을 사용한다. 선수들의 집중력에 방해가 되나 관중들의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 사용하는 핑크노이즈 헤드폰은 각국 리그에서 비대면으로 경기를 진행하던 때에도 사용되었다. 그럼에도 국제대회인 ‘2022 MSI’에서 특정 팀만 해당 헤드폰을 사용하지 않는 것에 대해 오프라인 참가팀들은 핑크노이즈로 인한 집중력 감소를 감수하며 게임을 진행하지만 RNG는 아무런 방해 없이 편하게 대회에 참여하고 있고, 심판도 없는 경기장에서 게임 내용에 대한 감독 및 코치진의 개입이 있을 수 있다며 대다수의 관중들은 이를 명백한 특혜라고 지적하고 있다.

 

앞으로의 e스포츠

e스포츠는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8개 게임들을 포함해 세계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종목으로, 종목과 플랫폼에 따라 구체적인 논의들이 필요하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국내 e스포츠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졌음에도 △e스포츠 교육 △지역연고제 △e스포츠 인식개선 등과 관련 활동들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김 교수는 “e스포츠, 더 나아가 게임의 발전 및 사회문화적 가치 확산을 위해서는 게임문화에 대한 다양하고 장기적인 연구를 통해 게임에 대한 이해와 게임의 문화적 의미를 알리는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게임산업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규제를 개선하여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e스포츠 산업 육성과 진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재작년에 개최된 2020 e스포츠 포럼 ‘한국 e스포츠 재도약을 말하다’에서 농심 레드포스 오지환 대표는 “‘아시아의 호랑이’라고 불렸던 한국 e스포츠가 중국의 거대 자본으로 인해 입지가 흔들렸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가 전국 네 개의 지자체에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여 e스포츠 경기장을 설립해 지방과 수도권의 불균형을 해소하려고 했지만, e스포츠 업계가 정말로 필요로 하는 것과는 방향이 다르다”라며 지역 활성화와 관련해 구단과 정부 방향성의 차이를 비판했다.

이러한 논의 속에서 호남대학교 e스포츠산업 학과 차재관 교수(이하 차 교수)는 국내 e스포츠 발전을 위해 아마추어 단위의 클럽 e스포츠 활성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차 교수는 “현재 e스포츠의 선수나 프로구단, 아마추어 그룹들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어 지방에 있는 아마 추어 선수들에게는 연습환경조차 마련되지 않고 있다”라며 “최근 지역에 상설경기장이 구축되었으나 그것은 본질적으로 프로선수 혹은 프로급 대회를 유치하고자 하는 형태이지, 아마추어 그룹을 양성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실효성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e스포츠 활성화로 지역연고제가 많이 언급되는데 지역연고제 시행을 위해서는 지역에 충분히 아마추어 그룹이 있어야 한다. 아마추어 그룹이 있어야 프로구단이 지역에 가서 활동할 수 있으며, 이들을 지원하고 후원하고 성장시킬 수 있다. 이 과정 속에서 성장한 선수 중 일부에 대한 독점권을 해당 구단이 가지고 구단의 플레이어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어야 한다”라며 “중고등학교 등 단위 학교에 동아리 혹은 학교 대표팀을 구성해 아마추어 그룹을 형성하는 것이 가장 이른 시간에 e스포츠 아마추어 저변을 확대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 생각된다”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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