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편리함, 요알못도 한 끼 식사 뚝딱! 〈11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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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편리함, 요알못도 한 끼 식사 뚝딱! 〈1101호〉
  • 박새롬 기자
  • 승인 2022.05.02 0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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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트로 집밥부터 유명맛집까지

대학생 A(23) 씨는 오늘도 밀키트로 식사를 해결한다. “밀키트는 조리가 간편하고 맛있어서 좋아합니다. 평소에 떡볶이를 좋아해서 많이 쟁여두는 편이에요. 캠 핑갈 때도 밀키트를 필수적으로 챙겨가고 있어요. 덕분에 풍족한 식사를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집밥, 가정에서 끼니때 직접 만들어 먹는 밥이다. 밥의 민족이라고도 불릴 만큼 우리나라에서 집밥은 그 자체만으로도 힘을 얻기에 충분한 활력소다.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집콕’ 생활로 집 밖에 나가는 일이 줄어들고 외식을 하지 못하게 되자, 사람들은 ‘집밥’에 신경 쓰기 시작했다. 대충 끼니를 때우기 위한 식사가 아닌,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를 위해 밖에서 먹는 음식만큼이나 퀄리티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고자 음식에 투자하는 시간이 증가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팬데믹 시기에 맞춰 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제품은 바로 ‘밀키트’ 상품이다. 팬데믹을 맞아 더욱더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밀키트에 대해 낱낱이 파헤쳐봤다.

 

식탁 위에서도 편리한 게 대세

밀키트는 영어로 meal과 kit가 합쳐진 합성어로 쿠킹 박스, 레시피 박스라고도 불리며 요리에 필요한 손질된 식재료와 딱 맞는 양의 양념, 조리법 세트로 구성해 제공하는 상품이다. 밀키트는 간편성과 건강을 추구하는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고, 식품 포장 기술이 발달하면서 기존 가정간편식과 달리 손질된 정량의 신선 식재료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밀키트 제품이 등장했다. 2007년 스웨덴에서 배달 서비스와 함께 처음 소개된 밀키트는 2016년 프레시지, 닥터치킨 등 스타트업에 의해 국내로 들어왔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밀키트 제품이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편의점의 도시락이나 햄버거처럼 그대로 먹거나 데워먹는 아주 간단한 과정만 거치면 먹을 수 있는 HMR(가정간편식)과 달리, 밀 키트는 소비자가 제품에 적힌 조리법대로 직접 요리해야 하는 것이 특징이다. 외식보다 저렴하면서도 건강한 식사를 할 수 있고, 재료를 구입하고 손질하는 시간이 절약돼 1인 가구나 맞벌이 가구로부터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밀키트를 애용하는 대학생 B(21) 씨는 “평소 집에 마땅히 요리할 재료가 없거나 혼자 먹어야 하는데 요리하기 귀찮을 때 밀키트를 애용한다”라며 “요리를 잘 하는 편은 아니라서 밀키트를 이용하면 오히려 준비된 재료로 정해진 양만 넣어 조리하면 돼서 훨씬 간편하고 만족스럽다. 밀키트로 조리하면 실패할 일이 거의 없어 부담이 적고 맛도 기대 이상이다”라고 말했다.

 

점점 성장하는 밀키트 시장

▲ 국내 밀키트 시장 규모 그래프 (출처/ 유로모니터)
▲ 국내 밀키트 시장 규모 그래프 (출처/ 유로모니터)

시장 조사 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7년부터 국내 밀키트 시장은 연평균 400%의 폭발적 성장세로 확대되다가 2020년도에는 전년 대비 85% 증가한 1,882억 원을 기록했으며, 2025년까지 연평균 31%의 증가율로 7,253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밀키트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냉동식품과 같은 즉석조리식품보다 요리 시간이 길고, 즉석밥이나 3분 카레와 같은 레토르트 제품만큼 간편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밀키트는 정성스러운 ‘집밥’과 ‘간편한 조리’의 조합으로 틈새시장을 자극해 소비 욕구를 불러일으키면서 점차 관심을 받게 되었다. 즉, 가격이나 품질뿐만 아니라 간편한 조리로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는 ‘편리미엄’ 소비 트렌드가 밀키트 시장 성장에 박차를 가한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농업 △유통 △식품의 판도가 변화하면서 밀키트에 대한 주목도는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설문조사 업체 오픈서베이 ‘식료품 구매 트렌드 리포트 2020’에 따르면, 2020년을 기준으로 전년 대비 평균 외식 빈도 수는 주 1.6회에서 1.3회로 감소한 것으 로 나타났다. 월 1회 이상 직접 식료품을 구입하는 전국 20~50대 여성 또는 1인 가구 남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외식 빈도는 감소했다는 응답이 많았으며, 특히 자녀가 있는 3~4인 이상의 가구에서 주로 감소하였다.

밀키트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이유는 구매 연령층의 확대와 건강한 집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기도 하다. 밀키트 전문 기업 마이셰프가 발표한 2021년 지난 한 해 동안의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밀키트를 가장 많이 구매하는 연령대는 40대가 29%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28.1%, 20대가 26.1%, 50대가 12.8%로 뒤를 이었다. 2020년에는 재택근무와 비대면 수업으로 가족들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3040세대의 주부층이 주 소비층이었다면, 지난해에는 배달 음식을 줄이고 건강한 집밥을 원하는 20대와 밀키트 소비 경험이 생긴 50대까지 소비층이 고르게 확대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aT식품산업통계정보는 밀키트 시장이 활성화된 또 다른 이유로 새벽배송과 당일배송 등과 같이 배송 서비스를 주력으로 하는 온라인 유통 비중이 증가하고 있 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간편식은 대형마트를 통해 유통되고 있으나 그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인 반면, 온라인 유통의 경우에는 2019년 대비 2020년에 47.1% 상승했기 때문이다. 숙명여대 경영학과 서용구 교수는 비즈니스 워치와의 인터뷰에서 “건강한 식사에 관심이 높은 MZ세대와 중 · 장년층이 시장을 확장시키고 있고, 기업들의 시장 공략 시도도 활발한 만큼 밀키트 시장은 당분간 성장을 이어갈 것이다”라며 “다만 시장이 커지면 이해관계자 간 갈등은 나타날 수밖에 없고, 각종 논란도 언젠가 표면화될 것이다. 이를 어떤 방식으로 극복하느냐에 따라 밀키트 시장의 미래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색적인 밀키트 상품의 출시

그렇다면 밀키트에는 어떤 상품들이 있을까?

 일반 가정식 밀키트

(출처/ 마이셰프 웹사이트)
(출처/ 마이셰프 웹사이트)

가장 대표적으로는 일반 가정식 밀키트가 있다. 된장찌개, 김치찌개 등과 같이 집밥으로 자주 해먹을 수 있는 메뉴들을 밀키트로 만든 유형이다. 최근에는 메뉴가 다양해져 부대찌개, 밀푀유 나베, 전골 등의 밀키트 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홈파티용 밀키트 세트

(출처/ 쿠팡 웹사이트)
(출처/ 쿠팡 웹사이트)

 

그런가 하면, 코로나19로 모임과 외출을 할 수 없게 되자, 홈파티족이 등장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기업들은 홈파티족을 위한 밀키트도 출시하기 시작했다. 일반 가정식 메뉴와 달리 파티에 어울릴 법한 스테이크, 파스타, 감바스 등의 세트 메뉴로 구성된 제품으로, 여러 개의 배달음식을 시키는 것보다 더 저렴히 먹을 수 있어 홈파티족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캠핑용 밀키트 세트

(출처/ 윤이모 마켓 웹사이트)
(출처/ 윤이모 마켓 웹사이트)

캠핑족을 위한 밀키트도 출시됐다. 캠핑용 밀키트 세트는 매우 단출하게 구성돼 있기 때문에 짐을 최대한 줄여야 하는 캠핑족에게 매우 반가운 상품이다. 위의 사진 처럼 따로 물을 챙기거나 계량할 필요 없이 제품 구성에 500ml의 생수를 포함시키는 등 간단하고 편리하게 구성돼 있어 캠핑족의 이목을 끌고 있다.

 RMR 밀키트

(출처/ 마켓컬리 웹사이트)
(출처/ 마켓컬리 웹사이트)

최근에는 RMR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RMR은 ‘Restaurant Meal Replacement’의 약자로, 외식 레스토랑의 인기 메뉴를 집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밀키트 제품이며, 유명 식당 셰프 레시피를 집에서 맛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이연복 셰프가 운영하는 중식집 ‘목란’과 협업한 RMR 제품은 2020년 11월 마켓컬리에 처음 입점한 뒤 1년 동안 1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기자의 밀키트 상품 체험기

본지 기자는 지난달 25일, 집 근처 마트에서 흔히 살 수 있는 떡볶이 밀키트 제품을 구매해 직접 먹어봤다. 마트의 밀키트 코너에는 부대찌개부터 파스타, 폭립, 낙지볶음까지 다양한 메뉴가 진열돼 있었다. 그중 본지 기자는 국민 간식인 떡볶이 밀키트를 골라 구입했다.

▲ 사진은 기자가 직접 구매해 요리한 밀키트 상품이다.
▲ 사진은 기자가 직접 구매해 요리한 밀키트 상품이다.

밀키트의 구성품은 1~2인분 양의 떡볶이 떡과 떡볶이 소스, 파 후레이크로 비교적 간단한 재료들로 구성돼 있었다. 본지 기자가 체험해본 떡볶이 밀키트는 직접 식재료를 구입해 요리를 할 때보다 재료의 신선도 면에서 아쉬움이 느껴졌고, 레토르트 식품과의 차별성도 부족했다. 하지만 이미 완성된 소스가 있기에 따로 육수를 내거나 소스를 만들 필요가 없어 시간이 단축되고, 간단한 재료들로도 충분한 맛을 낼 수 있었다는 점이 밀키트의 매력이었다. 총 조리시간은 약 5분 정도였으며, 시중에 판매되는 일반 떡볶이와 비교했을 때, 크게 다른 점 없이 평균 이상의 맛을 구현하고 있었다. 요리를 잘하는 편이 아닌 본지 기자가 직접 재료를 사서 요리를 하는 것보다 더 높은 퀄리티의 음식을 만들 수 있어 만족도가 높았다. 밀키트는 식재료와 시간 및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적합한 상품으로 배달음식을 혼자 시켜 먹기에 양이 많고, 가격이 부담되는 1인 가구에게 추천할 수 있는 대안이다.

 

편리함은 환경을 아프게 한다

이러한 밀키트의 편리함에도 가려진 그림자는 존재한다. 밀키트는 재료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재료들이 개별적으로 포장된다. 요리에 필요한 정량만을 담 아 포장되기 때문에 요리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가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포장에 사용되는 비닐이나 플라스틱 등의 일회용품 쓰레기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실제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플라스틱류와 비닐류의 재활용품 발생량은 공공처리장 기준 전년도 대비 각각 15.6%, 11.1% 늘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택배나 배달 등 비대면 소비가 확대된 만큼 일회용품 사용량이 증가한 것이다. 환경문제가 점차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자 기업들이 발 벗고 나섰다. 국내 밀키트 시장 점유율 1위인 기업 ‘프레시지’는 환경보호를 위해 기존 밀키트 전 제품의 플라스틱 패키지를 종이 패키지로 변경했다. 자연 분해가 되지 않는 플라스틱 포장재를 두꺼운 종이 상자 형태의 종이 패키지로 바꾸어 플라스틱 사용량을 90% 이상 줄였다. 별도로 제공하던 레시피도 포장지 후면에 넣어 종이 사용량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또한 지난해 4월, 프레시지는 환경친화적 경영의 일환으로 플라스틱 성분의 아이스겔과 비닐 아이스팩을 자연 분해 되는 종이와 물로 대체한 ‘친환경 종이 아이스팩’을 도입하기도 했다. 가톨릭대학교 소비자학과 천경희 교수는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회변화를 위해서는 기업이 변해야 하고, 소비자는 기업의 변화를 위해 적극 목소리를 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직접 요리를 하는 것으로부터 오는 만족감과, 배달음식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집밥의 맛을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밀키트는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밀키트로 인한 일회용품 사용 증가에 대한 비판 의식을 가질 필요도 있어 보인다. 이러한 편리함 이면에 존재하는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업의 친환경적 노력과 개개인의 인식이 성숙해진다면, 밀키트 시장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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