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에 따라, 기분에 따라, 환경에 따라 독서는 바뀌어야 합니다" 〈10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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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에 따라, 기분에 따라, 환경에 따라 독서는 바뀌어야 합니다" 〈1095호〉
  • 한혜성 기자
  • 승인 2021.11.14 2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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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구독서비스 플랫폼 M사의 서비스 기획자 오태환 동문(문창 12)에게 듣는 전자책 이야기

 

Q. 안녕하세요 오태환 동문님.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문예창작학과 12학번 오태환입니다. 졸업 후 현재는 전자책 구독 서비스 플랫폼 M사에서 서비스 기획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Q. 현재 재직 중이신 M사는 어떤 기업인가요?

A. 저희 M사는 ‘독서와 무제한 친해지리’라는 슬로건을 갖고, 누구나 쉽고, 빠르고, 재미있게 독서를 할 수있도록 구독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월마다 일정 금액을 내면 플랫폼에서 서비스 중인 도서를 제한 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비슷한 서비스로는 넷플릭스, 왓챠, 멜론 등이 있습니다.

Q. M사에는 어떻게 입사하게 되었나요?

A. 휴학 중 아르바이트로 입사했습니다. 3개월 동안 아르바이트를 했고, 이후 계약직으로 전환됐습니다. 8 개월간 근무 후에 다시 복학했고, 졸업 후에도 인연이 닿아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초반에는 출판사 목록 정리, 추천 도서 정리, 도서 분야 정리 등 단순 업무로 시작했습니다. 책을 추천하는 글을 쓰고, 비슷한 주제를 다룬 책을 묶어 소개하고, 이를 보여주는 화면을 정기적으로 운영하며 스케줄을 관리했습니다.

이후 챗북이라는 콘텐츠 업무를 맡았는데요, 도서를 채팅형으로 각색해 좀 더 쉽게 독서를 즐길 수 있는 콘텐츠입니다. 그때의 경험이 바탕이 되어 서비스 기획자로 직군을 바꾸었고, 현재는 개발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Q. 서비스 기획자로서 어떤 업무를 맡고 계시나요?

A. 서비스 기획자의 업무는 한 줄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저희 기업의 서비스를 사용하는 경험을 설계하는 업무입니다. 개발자, 디자이너, 품질관 리자와 함께 서비스 운영을 맡습니다. 필요한 신규 기능이 있다면 추가하기도 하고요.

App 뷰어, E ink* 뷰어 서비스를 담당했고, 현재는 PC 뷰어 서비스까지 맡고 있습니다. 서비스를 소개하는 브랜드 페이지도 참여했습니다. 곧 위젯도 업데이트할 예정이고요. 제가 만들어낸 결과물은 저희 기업 회원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 E ink: 미국의 이잉크사(E ink Corporation)가 개발한 초저 전력형 전자 종이용 디스플레이 기술.

 

Q. 업무를 수행하는 데에 있어 필요한 역량이나 자질은 무엇일까요?

A. 커뮤니케이션 능력입니다. IT 업계는 다른 직군과의 협업이 필수적입니다. 개발자, 디자이너, 품질관리 자, 마케터, 콘텐츠 관리자 등 맡은 업무가 다릅니다.

특히, 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상호 간 협업은 매우 중요합니다. 서비스 기획자는 프로젝트의 리더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참여자의 업무를 잘 파악해야 하고, 서로 같은 목표를 바라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합니다. 소통을 잘 하기 위해서는 타 분야의 작업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어야 해요. 최근에는 개발자와 함께 일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개발 관련 공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Q. 도서 관련 업계로 진로를 정하신 계기가 있나요?

A. 진지하게 특정 업계를 선택해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평소에 책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한달에 5~6권 정도를 읽고요. 책을 좋아하기 때문에 복잡한 계산, 생각 없이 바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할 수 있었겠죠.

 

Q. M사로 직장을 정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A. 독서는 누군가에게는 지루한 일이지만, 어떤 이에 게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독서라는 행위를 좋다 나쁘다로 쉽게 나눌 수 없어요. 다만 제 생각에 독서는 무해한 일입니다.

그래서 모두가 쉽고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세상 이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회사를 계속 다니고 있는 것 같아요.

Q. 직장으로서 M사만의 장점이나 특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대리, 부장, 차장 등 직급이 없습니다. 사원과 팀장만 있어요. 실무자들과의 대화가 자유롭고 정보 교환이 빠릅니다. 무거운 분위기, 수직적인 문화와는 거리가 멉니다.

3년을 재직한 직원에게는 3주간의 휴가를 주고, 300만 원의 지원금을 제공합니다. 탁 트인 라운지가 있는 멋진 사무실도 있고요. 그 외에도 다양한 복지가 있습니다.

Q. 업무를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업무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A. 아르바이트 시절에 대표님께 요목조목 반박했던 기억이 있네요. 지금 돌이켜보면 대표님 말이 옳았고요. 무식하면 용감합니다. 지금은 그렇게 하지 못해요. 보고, 배우고,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쉽게 반박하거나 확신하기가 어렵더라고요.

하지만 직급과 관계없이 대화를 나누고 토론을 하고자 했던 제 태도가 부끄럽지는 않습니다. 아는 게 부족했던 건 어쩔 수 없었고요.

 

Q. 전자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M사에서 일하면서부터 전자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전자책 8, 종이책 2 정도의 비율로 책을 읽습니다.

누군가는 종이책과 전자책을 양자택일의 관점으로 이야기하는데요. 종이책이 사라지고, 전자책이 대체할 거라는 그런 말은 늘 나오죠. 하지만 종이책과 전자책은 상호 보완적인 존재입니다.

예를 들어, 출근길 지하철에서는 스마트폰으로, 퇴근후 집에서는 종이책의 질감을 느끼며 페이지를 넘길 수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은 TTS*와 오디오북으로 책을 읽습니다. 작은 글자를 볼 수 없는 노인들은 전자책을 이용해 글씨를 크게 확대해 독서를 즐깁니다. 상황에 따라, 기분에 따라, 환경에 따라 독서는 바뀌어야 합니다.

*TTS: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의 목소리를 구현해내는 음성 합성 시스템.

 

Q. 동문님의 대학 생활은 어떠셨나요?

A. 학생회를 운영하고, 문예창작학과 회장을 맡았습니다. 작당이라는 소설 창작 학회에 참여했고요. 명지 대학교 백마문화상 소설 부문 가작을 수상하기도 했어요. 동아리 활동은 따로 하지 않았고, 대외 활동도 참여 하지 않았습니다.

Q. 문예창작학과로 진학하신 이유나 계기가 있었을까요?

A. 책을 좋아했던 것 말고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아마 대부분 그럴 거예요. 작가를 꿈꾸거나, 책을 좋아 하거나. 저는 후자입니다.

Q. 문예창작학과에서 출판계로 많이 취업하는 편인지, 또한 M사에서 일하시는 직장 동료분들의 학과는 다양한 편인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A. 출판사에 재직 중인 지인은 없습니다. 주로 방송작 가, 유튜브 채널 콘텐츠 에디터로 재직 중이에요. 글을 쓰거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점에서 비슷한 업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저희 회사 내에는 직원들의 전공이 매우 다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몇몇을 제외하고는 잘 모릅니다. 실제로 직장 내에서 전공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많이 없습 니다. 게다가 문예창작학과 자체가 그리 흔한 과가 아니기 때문에, 만나기 쉽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요.

 

Q. 취업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해오셨나요? 그중에서 가장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시는 게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A. 따로 준비한 것은 없었습니다. 다만 반드시 나를 뽑아야 하는 이유를 만들 것을 추천해요.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업무는 다른 개인으로, 혹은 기계로 언제든지 대체될 수 있기 때문이죠.

반드시 나여야만 하는 이유는 경험에서 나옵니다. 스포츠를 생각하면 좀 더 명확해져요. 한 분야에서 최고인 사람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들이 겪은 경험과, 그 경험에 녹아든 아주 멋진 결과 때문입니다.

어떤 경험을 하더라도,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보세요. 향후 지원하고자 하는 업무와 관련된 경험이면 더 좋고요. 만약 마케터를 꿈꾸고 있다면, 면접관에게는 한국사 자격증보다 동네 빵집에서 매출을 올려본 경험이 더매력적일 겁니다.

Q. 취업을 준비하시면서 힘드셨던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딱히 없습니다. 만약 M사에서 계속 일하지 못했더라도, 이곳에서 겪은 경험으로 어디든 취업할 수 있 었을 겁니다.

다만 더 좋은 회사에서 시작하기 위해, 말하자면 최고의 첫 경험을 만들기 위해 공부를 하거나 시험을 준비하는 분들도 있겠죠. 이럴 때는 내가 가고자 하는 회사가 궁극적으로 가진 목표가 무엇인지를 파악해 보기를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회사가 궁극적으로 가진 목표가 무엇인 지를 파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건 그 회사에 들어가 봐야 알거든요. 이 차이를 좁혀보기를 권합니다.

 

Q. 출판 분야에서 일하시면서 많은 책들을 다루시고, 또 문예창작학과 출신이시다보니 많은 책들을 읽으셨을것 같은데, 혹시 학우들에게 추천 해주고 싶은 도서를 하나 정하자면 무엇일까요?

A. 『미친듯이 심플』이라는 책을 추천합니다. 현대 사회는 너무나 많은 정보가 쏟아지고 있기에, 인간은 단순함에 매료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있습니다. 비슷한 상품이라면, 더 단순하고 간결한 상품이 시장의 선택을 받을 겁니다. 이 책은 단순함을 구현하는 방법을 제시합 니다.

Q.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면서 본인만의 가치관이나 지향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취업을 하면 주인의식을 가지라는 말을 많이 듣게될 텐데요. 비품을 아껴 쓰고, 청소를 잘 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내가 대표, 사장, 리더라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의 관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진정한 의미의 주인의식이죠.

저도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려고 합니다. 남의 일을 해준다는 생각만 갖고 살아가면 우울해질 수밖에 없어요. 리더의 관점에 몰입하다 보면, 리더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A. 노트 브랜드 론칭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이름은 ‘악필노트클럽’입니다. 제가 읽은 책, 서비스를 만들어낸 경험, 동료와의 대화에서 얻은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어요. 물론 회사를 그만두는건 아니고, 친구하고 취미 삼아 한 번 해보려고요.

Q. 명지대학교 학우들에게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A. 저 역시도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안고 캠퍼스를 걸었습니다. 돌이켜보면 별거 아니라고 말하고 싶지만, 이런 종류의 대답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몇 달 전 참여한 취업 세미나에서 일일이 답변을 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궁금한 점이나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이메일(ohtaehwan@icloud.com)을 보내주세요. 언제든지 도와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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