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해보고 후회하세요! 〈10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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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해보고 후회하세요! 〈1084호〉
  • 박재우 기자
  • 승인 2021.04.05 0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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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HAY PACIFIC 항공 승무원 이혜진 (영문 15) 동문을 만나다

 

"저는 하고 싶은 건 꼭 해봐야 하는 성격이에요"

Q. 본인의 가치관과 성격으로 자신을 소개해주신다면요?

  저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고, 사람들이 저와 있으면 즐겁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해서 먼저 말을 걸거나 웃기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늘 즐겁게 하루를 보내려고 노력하죠. 또 하고 싶은 일은 꼭 해보자 하는 주의로, ‘후회하더라도 해보고 후회하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직업을 선택할 때도 제가 좋아하면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한 다음에 취업 준비를 했죠. 그래서 지금 직업 만족도도 굉장히 높답니다.

Q. 좋아하는 일이면서 또 잘하는 일을 하고 계신 거네요. 학우들도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 텐데, 먼저 고민한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요?

  우리가 어떤 일을 해보려고 할 때, 먼저 ‘내가 무엇을 좋아하지’ 생각을 하고, 그걸 찾다가 ‘그럼 내가 그걸 잘할 수 있을까?’ 이렇게 이어지잖아요. 저도 이 고민을 얼마 전까지 했어요. 그래서 지인들에게 조언을 구했는데, 주변 사람들 말로는 ‘네가 좋아하는 일을 먼저 찾고 그걸 잘하면 되지 않겠냐’라는 조언을 들었죠. 그때 탁 맞은 기분이 들었어요. ‘그럼 되는구나 인생이 그렇게 어렵지 않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먼저 찾고 그걸 잘하기 위해 노력하면, 나는 좋아하는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요.

Q.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은 쉽지만 그걸 실제로 이뤄 나가는 게 어렵죠.

  맞아요. 그래서 저는 좋아하는 일을 먼저 마인드맵으로 그려봤어요. 그걸 계속 따라가다가 연관되는 것을 묶어놓고 직업적인 시각에서 그걸 봤어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려면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 그렇게 따라가 보니 키워드로 ‘여행, 해외에서 일하기’가 나왔고 직업으로는 ‘호텔리어, 크루즈 승무원, 비행기 승무원, 해외 여행가이드, 무역 해외영업’이 나왔죠. 그중에서 가장 마음이 가는 직업이 ‘크루즈 승무원과 비행기 승무원’이었죠.

Q. 언뜻 듣기엔 쉬워 보이는데 꿈을 좇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대학교 4학년 때 ‘내가 이 길을 잘 가고 있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본격적으로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서 외국 항공사 면접을 치르기 시작할 때 솔직히 자신감이 있었어요. 제가 잘 나서가 아니라 대학에 들어올 때부터 승무원이라는 확고한 마음을 가지고 이렇게 준비했으니까 기대했던 결과가 나올 거라 생각했었죠. 그런데 웬걸 외국항공사에 입사하기 위해 해외까지 가서 면접을 봤는데 1차 면접 광탈을 여러 번 경험했죠. 두 번째 떨어질 때부터는 ‘내가 뭐가 부족하지, 이 길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꽤 힘들었지만 ‘내가 이 일을 정말 하고 싶으면 어떤 면접관은 내 간절함을 알아보겠지’하는 마음으로 임했던 것 같아요. 이렇게 마음먹은 순간부터 오히려 면접을 더 많이 보러 다녔어요. 그러다 보니 차츰 1차 통과, 서류 통과가 됐죠. 저는 많이 부딪혀 보면서 경험치가 쌓이고 극복할 수 있었던 케이스였어요. 제가 지원한 항공사만 해도 수십 개예요. 카타르 항공만 8번, 에미레이트 항공, 플라이 항공, 퍼시픽 항공, 일본 항공사는 일본어도 못 하는데 넣었고, 중국 항공사도 넣었어요. 대한항공, 아시아나, 에어부산, 제주항공, 티웨이 항공까지 그 당시 채용 열린 곳이면 어디든 넣어서 다 셀 수도 없네요.

Q. 계속 도전하는 데 부모님의 지지도 컸다면서요?

  부모님이 금전적으로 도움을 주셨지만, 정신적인 지지를 보내주신 것도 큰 힘이 됐어요. 해외로 오픈데이 (항공사 면접)를 가는 상황에서 ‘떨어져도 이왕 간 김에 마음 정리할 겸 좀 더 놀다 와라’고 말씀해주시고. 부모님이 서포트를 해준다는 안정적인 느낌 덕분에 계속 도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골프 선수에서 외국항공사 승무원의 길로 들어서다

Q. 중학교 때까지 골프 선수로 활동하셨는데 우리 대학 영문과에 입학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골프 선수 활동 당시 2년 반 정도 호주로 유학을 갔었어요. 한국에서는 학교 정규 수업을 받으면서 운동을 병행하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에 유학을 결심했어요. 무조건 골프 선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저는 호주 유학을 통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느꼈어요. 골프 말고도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에 대해 생각하게 됐죠.

  무엇보다 저보다 골프를 잘 치는 친구들이 너무 많았어요. 주니어 대회에서 우승도 하고 트로피도 받았지만, 결국엔 저한테 이기고자 하는 악착같은 승부욕이 없다는 걸 깨달았죠(웃음). 이런 상황에서 여행을 좋아하는 제가 영어 회화라는 장점을 살려 해외에서 일할 수 있는 승무원이 딱 떠올랐어요. 그래서 영문과에 입학했는데, 영문과의 현실은 기대와 많이 다르더라고요.

Q. 많은 영문과 학우들도 같은 경험을 했을 것 같은데, 본인은 생각한 영문과와 실제 영문과가 어떤 점에서 달랐나요?

  영문학을 배우는 것은 알았지만, 영어 작문이나 일상 생활에서 바로 쓸 수 있는 학문을 배울 수 있을 거라 기대했어요. 그래서 필수 과목인 영문학 · 영어학 · 음성학 중 하나만 듣고, 나머지는 영작문 · 영어회화 수업을 많이 들었어요.

Q. 항공사 취업을 결심한 순간부터 외국항공사에 입사하기까지 어떠한 과정이 있었나요?

  대학 입학할 때부터 외국항공사 승무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확실했기 때문에, 1 · 2학년 때는 학교에서 할수 있는 활동들과 자격증 준비를 하고 3 · 4학년부터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를 했어요. 외국항공사이다보니 면접도 해외로 보러 다니고 면접 전에는 한국에서 사람들과 스터디하고 알바를 했죠.

Q. 대학 입학 전에 ‘외국항공사 승무원이 되자’라는 목표를 세우고 대학생활 내내 꾸준히 이뤄나간 거네요.

  그렇죠. 제 꿈은 항상 승무원이었어요. 말했듯이 한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꼭 해봐야 하는 성격이에요. 또 골프를 그만두고 진로를 변경해봤으니까 골프에서 최정상을 찍은 것이 아니잖아요? 한 번 그만뒀기 때문에 승무원을 준비하다가 포기하면 또 내가 그런 사람이 되는 거 같았어요.

Q. 자존심 같은 게 있었던 거군요.

  맞아요. 그런 생각 때문에 골프 말고 다른 것을 할 수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었죠.

Q. 영어영문학과에 들어와서 학생회 활동하면서 제일 기억에 남는 기억이 무엇인가요?

  당연 축제와 신입생 오티죠! 대학교에서만 즐길 수 있는 즐거움을 제일 많이 느낄 수 있는 활동인 거 같아요. 신입생 오티, 축제 같은 큰 행사부터 학과 간식 행사 같은 작은 활동을 하면서 과 사람들뿐만 아니라 새로운 사람들과도 친해질 수 있는 경험이었어요. 가장 큰 장점은 학교생활이 즐거웠다는 점이죠.

  저는 1학년 때에는 여러 가지 활동을 해보고, 학교 분위기나 소속 학생회가 하는 활동을 본 다음 2학년 때 해보는 걸 추천해요. 무엇보다 1학년 때에는 동기들과 OT, 축제에서 신나게 노세요!(웃음)

Q. 중국으로 교환학생 갔던 이야기도 해주세요.

  비록 제 전공은 아니지만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한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국가의 문화를 몸소 느껴본 것이 정말 큰 경험이었어요. 교환학생으로 간 대학은 산동대학교였는데 당시 국경절이어서 같이 간 언니들이랑 충칭, 시안 같은 중국 도시들을 많이 여행했어요. 또 한국어학당에서 친구들을 사귀었죠. 그때 사귄 친구 중에 유리라는 중국 친구가 있었는데 한국어를 잘해서 어떻게 잘하냐고 물어봤죠. 5년 동안 한국 드라마를 봐서 한국어를 잘하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나는 5년 동안 미드를 봐도 그렇게 영어를 못 하는데 왜 이렇게 한국어를 잘하냐’라며 웃었던 기억이 나요.

  또 기억에 남는 건 산동대학교의 도서관이 새벽까지 밝게 불이 켜져 있던 거예요. 유리한테 물어보니 대학 입시의 경쟁률이 높고, 대학 와서도 열심히 공부해서 장학금을 타려는 친구들도 많고, 취업도 어려워 공부를 열심히 하더라고요.

▲사진은 이혜진 동문(아랫줄 가운데)이 교환학생 당시 연극 기념사진을 촬영한 모습이다.
▲사진은 이혜진 동문(아랫줄 가운데)이 교환학생 당시 연극 기념사진을 촬영한 모습이다.

 

1년차 승무원이 얘기하는 외국항공사 라이프

Q. 외국항공사 승무원 생활은 어떤가요?

  동기 언니들과는 힘든 트레이닝을 함께 견뎌서 그런지 돈독하게 지내고 있어요. 타지 생활하는데 외롭지 않게 명절이나 이벤트가 있는 날에는 함께 맛있는 음식도 해 먹으면서 즐겁게 지내고 있어요. 동기와 함께 하는 비행 스케줄이 나오면 일하는 게 아니라 여행가는 기분이에요.

Q. 재미있는 비행 에피소드도 이야기해주세요.

  비행하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매 비행마다 다른 동료들과 일하다 보니 다양한 일들이 생겨요. 그중에서 기억에 남은 비행은 인도 비행이었어요. 인도 비행은 입사할 때부터 힘든 비행이라고 소문을 들어서 처음 스케줄을 받았을 때 많이 긴장했고, 정말 정신없이 바빴어요.

  인도 사람들은 위스키를 굉장히 좋아하더라고요. 비행하면서 그렇게 많은 위스키와 와인을 서빙해 본 건 처음이었어요. 그리고 종교의 이유로 스페셜 기내식을 주문하는데 그렇게 많은 스페셜 기내식 주문도 인도 비행하면서 처음 봤었어요. 5시간 비행이 1시간처럼 느껴질 만큼 바빠서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Q. 캐세이퍼시픽 항공에서 비행하면서 가봤던 가장 인상 깊은 국가가 있나요?

  비행하면서 처음으로 미국, 캐나다를 가봤어요. 뉴욕 타임스퀘어 가는 게 제 버킷리스트였고, 샌프란시스코도 가보게 돼서 너무 좋았죠. 코로나가 종식되면 LA에 가보고 싶어요.

 

현직자가 느끼는 항공업계에 닥친 코로나19 한파

Q. 현재 코로나19로 비행 스케줄이 많이 줄어든 상황 인가요?

  코로나19로 인해 비행기 편수가 많이 줄어서 비행 스케줄이 많이 줄었죠. 8개월 동안 한 번도 비행을 안 했던 적도 있었고요. 제가 작년 9월에 트레이닝을 4~6주 받고,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비행한 다음 계속 쉬는 상황이에요. 6개월 정도 비행하고 쉬고 있는 거죠.

Q. 최근 방송된 TV 프로그램에서 많은 승무원이 코로나19로 무급휴직이나 권고사직, 해고를 당했다고 나오 더라고요.

  맞아요. 코로나19로 인해서 저희 항공사도 엄청 많이 해고했죠. 거의 6천 명 가까이 해고했어요. 저희는 작년 10월 21일에 공식적으로 얼마나 해고하는지 통보받았어요. 7년 전에 입사한 바로 위 직급 분들이 많이 해고당하고 권고사직도 받았죠. 동기 중에도 10월까지 비행을 못하는 불안정한 상황 때문에 퇴사하고 한국에 와서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더라고요. 그때 코로나19의 심각성을 많이 느꼈어요.

Q. 비행을 하지 못했던 8개월이 많이 힘들었겠네요.

  비행을 오래 쉬었던 작년 10월 당시 많이 힘들었어요. 8개월 동안 일을 안 하면서 이렇게 있어야 하나는 생각도 했고, 해고 방식에 대해 여러 가지 루머도 많아서 불안했어요. 사람이 역시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그때 하게 됐죠. 그런 시기에 뭐라도 해봐야겠다 해서 외국항공사 승무원을 주제로 유튜브를 시작했죠.

Q. 새로운 취미를 가지면서 즐거움을 찾으신 거네요.

  비행이 없던 8개월 동안 우울했고 일을 못 하니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자주 들더라고요. 그래서 뭐든 하나를 배워봐야겠다 하다가 생각난 게 유튜브였어요. 승무원과 홍콩이라는 콘텐츠로 시작을 하게 됐죠. 유튜브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것도 처음 해보는 일이라 너무 재밌고, 찍어놓은 영상을 보니 즐거움이 쏠쏠해서 홍콩에서의 삶이 다시 즐거워졌어요.

▲위 QR코드는 이혜진 동문의 유튜브 채널 ‘건전한 지니’의 링크다.
▲위 QR코드는 이혜진 동문의 유튜브 채널 ‘건전한 지니’의 링크다.

Q. 마지막으로 명지대학교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대학생이 되면 스스로 새로운 기회를 찾고 만들어야 하는 것 같아요. 저도 찾아보니까 할 수 있는 일들이 너무 많았어요. 교환학생, 어학연수, 장학금, 복수 전공을 비롯해서 많이 있었죠. 그래서 새내기 때부터 미리 알아보고 준비하는 것도 좋은 거 같아요.

  코로나19로 대학 친구들을 많이 못 사귀어서 아쉽겠지만, 저도 1학년 때 사귄 친구, 2학년 때 사귄 친구, 3학년 때 사귄 친구 모두 다를 정도로 새로운 사람들과 친해질 기회는 언제든지 있으니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코로나 19가 종식되어 새로 지어질 캠퍼스에서 새로운 학우들을 만나는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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