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민의 하버드씽킹] 함께 한다는 것에 대한 하버드씽킹 〈10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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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민의 하버드씽킹] 함께 한다는 것에 대한 하버드씽킹 〈1083호〉
  • 장기민
  • 승인 2021.03.15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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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강대학교 물리학과 학생들은 요즘 Zoom을 통해서 친구들과 술을 마신다. 줌으로 회포를 푸는 모습은 비단 이 학교 학생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멀리 떨어져 지내는 탓에 얼굴을 마주하기도 힘든 지인들과 화상으로 대화하며술 한 잔 기울이는 모습은 코로나19로 인해 곳곳에서 더 많이 나타나고 있다. 세상이 참 많이 변했다는 말에 대부분 동의하지만 이렇게 변할 줄은 몰랐고, 대다수가 원치 않는 불편한 모습으로 변해버렸다.


  2016년 미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회사로 선정된 구글은 조사 당시 86%가 넘는 직원이 회사생활에 만족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들은 자신의 회사가 세상을 더욱 살기 좋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 때문인지 조사 결과엔 높은 사명감과 자부심이 나타났다. 이랬던 구글 내부에서 최근 230여명의 직원이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그들은 외부 매체를 통해 노동조합의 설립 이유를 밝혔는데, 회사 측에서 사내 성희롱과 비윤리적 경영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낸직원을 감시하고 보복인사를 단행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Don't be evil”(사악해지지 말자)을 모토로 윤리성을 강조해 오던 글로벌 회사 구글이 이토록 타락할 수 있는 건지 의문이 든다.

  구글과 함께 대학생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회사 중 하나인 네이버는 최근 7단계로 구성된 직급제를 부활시켰다. 네이버는 신속한 의사 결정과 활발한 소통을 위해 직급을 최소화 했던 대표적인 기업인데 다시 위계적 조직으로 변화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중간 관리자가 많아지면 조직이 관료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초심은 지키기 어렵고 변화의 흐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빠르게 진행된다.

  하버드대학교의 협상전문가인 키아누 네리 몬드는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의 본질은 이익 이며, 공동의 이익이 클수록 관계가 붕괴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조직을 이루고 기업으로 성장한다. 하지만 기업과 개인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선 기업은 오직 기업의 성장만을, 개인은 개인의 행복만을 요구하는 양극화가 일어나기도 한다. 네리몬드는 상호간 협상에서 얻어질 이익의 크기가 정해져 있지 않다고 말한다. 많은 이가 이익에 대하여 상대방이 많이 얻으면 내가 적게 얻게 될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빠지는데 공동의 이익은 그한계를 정하고 논의할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당부한다.

  국민연금은 1988년 이후 지금까지 평균 5% 대의 수익률을 보이며 운용되고 있지만 전체적 으로는 하향추세에 있다. 2018년 국민연금 재정계산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은 2057년 완전 고갈 된다고 한다. 근본적인 개혁안이 나오지 않는 이상 2060년도의 노인들에게는 연금을 제대로 지급해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2018년부터 자신들이 투자한 기업의 경영권에 적극적인 참여를 하기 시작했다. 국민 연금은 자신들이 주주로 있는 대한항공이 아시 아나를 인수하는 것에 대해 반대의사를 보였으며 LG화학 배터리 분할 계획에 대해서도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기업의 발전을 통한 우리나라 경제성장 과정에 혼자만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국민연금이 반대했던 대한항공과 LG 화학의 주가는 최근 몇 달간 상승했고, 국민연금이 품었던 반대의 뜻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국민의 행복한 노후를 책임져야할 국민연금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던 것일까.

  하버드대학교 긍정심리학 교수인 크리스토크 타키스는 긍정적 정서가 소통에서 더 많은 즐거움을 얻게 해주지만 부정적인 정서는 점점 이성에서 멀어지게 만든다고 말했다. 타키스 교수의 연구팀은 즐거운 감정이 다른 사람에게 전염될 가능성이 2%정도인데, 부정적인 감정이 상대방에게 전염될 가능성은 최대 5.6%나 된다는 연구결과를 보여주며 부정적 감정의 전파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우리나라 기업이 잘되는 길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국민연금은 아마 자신들이 가진 부정적 입장이 주변에 무섭게 전파되길 바랐는지 모른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들의 뜻은 좌절되었고 보란듯이 해당 기업의 주가는 더 상승 했다. 우리 모두는 이익을 위해 관계를 맺으며 ‘더 나음’을 기대하고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우리는 자기 소신과 공동의 이익 그 중간 지점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한 노력을 절대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장기민 디자인경제연구소장 shoeface@daum.net
장기민 디자인경제연구소장 shoefac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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