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로 먹고 사는 남자, 코피로 빵 터진 남자! 〈10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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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로 먹고 사는 남자, 코피로 빵 터진 남자! 〈1081호〉
  • 손정우 기자
  • 승인 2020.11.30 1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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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일(경영 00) 해설위원을 만나다
조현일(경영 00) 해설위원
조현일(경영 00) 해설위원

 

경력

前 루키 편집장

前 SBS ESPN NBA/WKBL 해설위원

SPOTV NBA 전속 해설위원

와이즈 토토 농구분석위원

KBS라디오 ‘조손의 느바’ 패널

유튜브 채널 조코피TV 운영

 

농구 소년이 국내 최고 NBA 해설가로

Q. 안녕하세요. 독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SPOTV에서 NBA 해설을 하고 있는 조현일이라고 합니다. 이 바닥에서 일한 지 15년 됐고, 최근엔 유튜브를 개설해 열심히 유튜버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Q. 농구 해설위원이라면 농구를 오래전부터 좋아하셨을 것 같아요. 언제부터 농구를 좋아하게 되셨나요?

A. 제가 부산 출신이다 보니 농구보다 야구를 먼저 좋아했었어요. 그런데 농구는 초등학교 때부터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농구를 하면서 접하게 됐어요. 중학생 때부턴 NBA를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했던 거 같아요. 스포츠 뉴스 마지막에 NBA 경기 장면이 하이라이트로 나오는데 멋있더라고요. 키가 작은 선수들이 장대 같은 선수들을 뚫고 득점하는데, ‘저건 뭐지?’ 싶었어요. 게다가 그 당시, 90년대에 ‘농구대잔치’, 드라마 「마지막 승부」, 만화 「슬램덩크」이런 게 나오면서 농구 광풍이 불었어요. 고등학교 때는 농구부가 있는 학교로 진학할 만큼 농구에 미쳐있었던 거 같아요.


Q. 조현일 해설위원이 생각하는 농구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A. 공은 큰데 경기장 자체는 작잖아요. 그래서인지 선수들이 더 많이 맞붙게 되고, 그러다 보니 재밌는 장면도 더 나오는 것 같아요. 또 농구는 팀 스포츠인데도 개인플레이로 인한 득점도 나오고, 선수 하나로 경기 양상이 바뀌는 경우도 많아요. 팀 스포츠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과 개인플레이에서 맛볼 수 있는 짜릿함, 농구에서는 이걸 동시에 얻을 수 있는 거죠.


Q. 농구와 관련된 일을 시작하신 건 언제부터인가요?

A. 제가 전역하고 2004년부터 농구 관련 일을 하기 시작했어요. 제 대학 생활의 낙은 농구 월간지를 보는 거였어요. 그런데 한 농구 월간지에서 대학생 기자를 뽑는다는 거예요. 그래서 지원했는데 덜컥 됐죠. 그게 농구 월간지 ‘루키’에요. 저는 원래 NBA의 고장인 미국에 한번 가볼 생각이었는데, 루키를 통해 미국 보스턴에 특파원으로 가게 됐어요.


Q. 미국 보스턴에서 특파원 생활을 하셨다고요? 특파원 생활은 어떠셨나요?

A. 루키 특파원으로 간 건데, 이게 월급을 받는 개념이 아니라 고료를 받는 개념이어서 열심히 기사를 썼죠. 이렇게 번 돈으로 다른 도시도 가보고, 농구, 야구 경기장도 많이 가봤어요. 특파원 하면서 기자증이 나왔거든요. 이 기자증이 있으면 좌석도 선수들과 가깝게 앉을수 있었고, 라커룸도 들어가서 선수들과 인터뷰할 수도 있었거든요. 한국에선 굉장히 단편적인 정보만을 볼 수있는데, 현지에서는 선수들과 직접 인터뷰도 하니, 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죠. 특파원 생활은 제가 영어도 잘 할 수 있게 되고, 자신감이 생기게 되는 계기가 되었어요.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죠.


Q. 이후에는 루키의 편집장 일도 시작하시고, 이듬해에는 SBS ESPN에서 해설위원으로 데뷔를 하셨어요. 젊은 나이에 여러 가지 역할을 맡으셨는데, 부담감을 느끼진 않으셨나요?

A. 제가 27살에 루키 편집장이 됐고, 28살에 SBS ESPN에서 해설위원으로 데뷔한 거거든요. 지금 이 질문을 듣고 생각해보니 ‘정말 어렸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근데 당시에는 그냥 했던 거 같아요. 부담감 없이 말이에요. 제 스타일 자체가 부담을 잘 안 느끼는 타입이라 이런 도전을 잘 흡수했던 거 같아요.


Q. 루키 편집장 일을 그만두고 나서는 SPOTV에서 NBA 중계를 시작하셨잖아요. 배경이 궁금해요.

A. 편집장을 10년 정도 하니까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더라고요. 마감이 있는 삶이 피곤했어요. 제가 루키 편집장으로 있으면서 120권을 냈는데, 원래 100권까지만 내고 내려오려고 했어요. 그런데 후임을 정하는 데 시간이 걸려서 원하는 때에 바로 내려오진 못했어요. 루키와는 정말 아름답게 이별했어요. 루키는 지금까지도 승승 장구하고 있고요. 편집장 일을 그만두게 되고 나니, SPOTV에서 해설위원직 제안이 왔어요. ‘네가 야인이 됐으니까, 연봉 계약을 하자’라고요. 그래서 SPOTV과 풀타임 계약을 맺고 2년 정도 일하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살고 있습니다.


Q. 2014년부터 전 농구선수인 석주일 씨와 함께 아프리카 TV에서 KBL 및 KBO리그 중계방송도 했다고 들었어요. 야구 중계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셨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요?

A. 사실 저희는 일회성 방송을 할 생각이었어요. 근데 서로 호흡도 잘 맞고, 사람들 반응도 좋아서 3년 더 하게 됐어요. KBL은 석주일 위원이 선수 출신이라 전문적이고, 저는 이제 농구선수 출신 분들이 놓칠 수 있는 부분을 제공하다 보니 합이 잘 맞았어요. 그러다가 사람들 반응도 좋으니까 ‘KBO도 해보자’ 그래서 KBO도 하게 됐어요. 저는 원래 야구도 좋아하다 보니 조금은 수월했죠. 게다가 농구와 야구는 시즌도 잘 맞아요. 농구 시즌이 끝나면 야구가 시작하니까요. 그때 아프리카 TV에서 했던 중계가 저한테 많이 도움이 됐어요. 왜냐하면 채팅창 보면서 소통하는 걸 처음 배웠거든요. 현재 유튜버로서 사는 데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Q. “대한민국 최고의 NBA 해설위원이다”, “농구에 대한 지식도 풍부하고 발음도 좋다” 이런 평이 많은데, 이렇게 좋은 평을 듣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악평도 많은데 좋은 말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고의 NBA 해설위원이라고 많이들 말씀해 주시는 이유가 일단 NBA 해설위원이 별로 없어요. (웃음) 그리고 저는 제가 농구에 지식이 풍부하다고는 생각하진 않아요. 제가 뭐 60년대, 70년대 농구를 잘 아는 것도 아니고, 또 해설하다 보면 분명히 실수도 있고 말이에요. 그래도 제가 가져갈 수 있는 장점은 발음이나 발성인 거 같아요. 그 밖에도 저는 해설가가 농구 중계에서 자기가 아는 지식을 막 나열하는 건 곤란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캐스터와의 호흡이라던지, 상황에 맞는 설명과 같은 방송 센스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NBA 해설위원 조현일을 만나다

Q. 위원님은 농구 경기 해설을 하실 때 어떻게 준비하시나요? 본인만의 특별한 과정이 있나요?

A. NBA 게임 노트라고 해서 PDF 파일로 NBA 서른개 구단을 정리한 자료가 있어요. 예전에는 이걸 중계할 때 다 뽑아서 가져갔는데, 막상 10%도 소화를 할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그 정도로 준비하진 않고, 대신에 게임 프리뷰는 현지에서 주는 정보를 잘 보고, 그다음에 아까 말한 게임 노트에서 특이한 것들을 확인하죠. 그리고 중계 직전 5경기 정도의 하이라이트와 콘테스트 게임을 보기도 하고요. 저는 중계에서 숫자를 나열하는 게 피곤하게 느껴지더라고요. 해설은 기록에 매몰되면 안 되거든요. 그래서 저는 경기를 많이 보고 경기 내에서 드러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에요.


Q. 조현일 해설위원 하면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게 코피 사건이잖아요. 이후에 ‘코피 브라이언트’라는 재밌는 별명도 생겼는데 코피가 날 만큼 열심히 해설을 준비하시는 건가요?

A. 원래 해외 스포츠 중계는 어떤 종목이든지 시즌 초가 제일 힘들거든요. 비시즌과 비교해서 바이오 리듬이 바뀌게 되니까요. 당시 스케줄이 빡빡하기도 했었고, 힘들었던 건 사실인데 해설 준비하다가 코피가 난건 아니에요. 코피가 나기 전날 라디오에 게스트로 출연하고, 제 차와 와이프 차, 이렇게 두 대를 직접 세차를 했어요. 정말 열심히 했었나 봐요. 다음날 중계하는데 코피가 쏟아지는 거예요. 그것 때문에 사람들이 SPOTV가 자사 해설위원을 혹사시키는 게 아니냐고 걱정해주시더라고요. 건강에는 아무런 문제 없었어요.(웃음)

 

▲사진은 코피 사건 당시 방송화면이다. (출처/ SPOTV)
▲사진은 코피 사건 당시 방송화면이다. (출처/ SPOTV)

 


Q. 위원님이 해설하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은 무엇인가요?

A. 옛날에는 객관성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조금 바뀌었어요. 해설자의 주관이 많이 들어가면 안 되는 건 사실이지만, 해설자가 인기 많은 선수는 함부로 이야기 못 하거든요. 생각보다 사람들 반응 신경 안 쓰고 해설하긴 어렵죠. 근데 저는 그러지 말자는 주의예요. 대중의 시선은 생각하지 말고 중계하자 이거예요. 슈퍼스타라도 실수하면 실수했다고 해야지 선수 팬덤 눈치를 봐서 말을 못한다는 건 해설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요. 더불어 전문적 지식은 당연히 뒷받침돼야 하고요.


Q. 유튜브를 절대 하지 않겠다고 말하셨는데, 최근 유튜브 조코피TV 채널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계시잖아요.

A. (웃음) 제가 이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듣거든요. ‘왜 새빨간 거짓말을 했느냐’하고요. 근데 그 말을 했을 땐 정말 유튜브를 할 생각이 없었어요. 사실 제가 유튜브를 안 하려고 했던 이유는 제가 유튜브에 대해 매우 무지했기 때문이에요. 저는 30분짜리 영상이 1시간 찍으면 나오는 건 줄 알았어요. 그런데 영상 편집해야지, 뭐 해야지,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저는 뭔가를 하려면 그것에 대해 다 숙지해야 하는 스타일이에요. 근데 이렇게 어려우니 안 할 거라 생각한 거죠. 그런데 MCN* 회사에서 거절할 수 없는 좋은 제안이 왔어요. 어떤 제안이냐면 저는 콘텐츠 영상에 출연만 하면 그쪽에서 영상을 제작하고 홍보까지 다 해준다는 거예요. 그래서 하게 됐죠.

 사실 유튜브 활동은 바쁘고 힘든 일이지만 그만큼 좋은 점이 있어요. 해설하면서는 할 수 없는 말도 있잖아요. 이런 걸 유튜브를 통해 이야기하는 게 안 해봤던 일이라서 그런지 재밌게 느껴지네요.

*다중 채널 네트워크. 인터넷방송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1인 창작자들을 지원 · 관리하며 수익을 공유하는 사업을 말한다.


Q. 해설가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국내 특성상 해설위원이 국내 스포츠만 다룰 수는 없거든요. 결국 해외 스포츠도 다루게 될 텐데 영어를 할 줄 알면 좋은 점이 많아요. 국내 기사로는 얻을 수 없는 정보를 해외 기사 원문에서 얻는다든지, 해외 스포츠 포럼을 직접 읽을 수 있다든지 말이에요.

 그다음에 해설가가 되기 위해선 언론 친화적인 직업을 얻으면 좋겠어요. 스포츠 기자도 좋고 해당 종목 월간지 기자 같은 거요. 그런 직업 특성상 글을 많이 쓰게 되는데 이게 말하는 것의 기본이 되는 거 같아요. 적어도 저한텐 도움이 많이 됐어요.


인간 조현일을 만나다

Q. 인생을 살면서 가장 중요하게 두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A. 저는 책임감이에요. 무책임한 사람을 옆에 두는 것만큼 피곤한 게 없더라고요.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가정에, 친구들에게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기억되면 좋겠어요.


Q. 최근 인스타그램 팬 페이지가 개설됐더라고요. 감회가 어떠신가요?

A. 사람들이 놀려요. (웃음) ‘네가 고용한 게 아니냐’라고요. 신기하게도 제가 명지대학교 다닐 때 사진까지 막 찾아서 올리셨더라고요. 제 감회를 말하자면 너무 감사한 일이죠. 황송하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담으로 팬스타그램 운영하시는 분이 최근에 명지대학교 대학원 가셨더라고요. 건투를 빕니다. (웃음)


Q.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A. 제가 대학을 다니던 때면 20년 전인데 부어라, 마셔라, 이런 분위기가 있었거든요. 소위 선동열 선수 방어율 이런 학점도 있고요. 1점대요. (웃음) 제가 대학 다닐 때만 해도 이런 분위기가 있었는데, 요즘은 이런 분위기가 사라진 지 오래라고 들었어요. 1학년 때부터 학점 경쟁이 있다고 들었는데, 사실 대학생들 다 중 · 고등 학생 때부터 열심히 살잖아요. 공부하지 말아라, 그런건 아닌데 공부 말고도 다양한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여행도 좋고, 운동도 좋고요. 뭐든지 간에 대학생일 때만 할 수 있는 패기 넘치는 일을 해 봤으면 좋겠어요.

 

조현일 해설위원과 함께하는 NBA
 

Q. NBA 선수 중에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누구인가요?

A. 저는 라트렐 스프리웰과 크리스 웨버를 굉장히 좋아했어요. 요즘 분들은 잘 모르실 수도 있지만요. 스프리웰은 호쾌한 투핸드 덩크 때문에 좋아했고, 크리스 웨버는 진짜 영화배우 뺨치게 잘생겼거든요. 게다가 플레이까지 우아했어요. 두 선수 말고는 역시 마이클 조던이죠. 저를 NBA에 입문시킨 분이기도 해요. 이 세 명 중에선 누굴 더 좋아한다고 말하기 어렵네요.


Q. 가장 좋아하는 NBA 팀은 어떤 팀이고, 좋아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A. 저는 시대별로 좋아하는 선수 따라 좋아하는 팀이 달라요. 1990년대에는 마이클 조던의 시카고 불스와 스프리웰이 뛰었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그리고 2000년대 대학 생활하면서 제일 좋아했던 팀이 크리스 웨버의 새크라멘토 킹스, 또 같은 시기 보스턴으로 공부하러 갔기 때문에 보스턴 셀틱스. 요즘은 해설해서 그런가, 늙어서 그런가, 딱히 좋아하는 팀은 없는 거 같아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NBA 경기는?

A. 일단 1999년 동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1라운드 최종 5차전이 가장 기억나네요. 마이애미 히트와 뉴욕 닉스 경기예요. 당시엔 플레이오프 1라운드는 5판 3선승제로 진행했어요. 근데 5차전이니 서로 치고 박은 거죠. 마이애미가 1번 시드였고 뉴욕이 8번 시드였는데, 뉴욕이 마이애미를 잡았어요. 마지막에 뉴욕의 앨런 휴스턴이라는 선수가 경기 종료 0.8초 전에 버저비터를 넣었거든요. 그걸 보면서 환호성을 질렀던 기억이 있네요.


Q. NBA를 처음 접하거나, 보려고 하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A. NBA가 한번 보기 어려워서 그렇지 보기 시작하면 정말 재밌어요. 보통 NBA는 진입장벽이 높아서 보기 꺼려진다는 반응이 많은데 이 조현일 선배님 유튜브 채널을 보면 입문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웃음) 그리고 NBA를 재밌게 즐기는 방법은 한 선수 콕 집어서 그 선수 팀 경기를 보는 방법이 있어요. 그럼더 몰입하게 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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