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킥보드, 어디로 나아가고 있나? 〈10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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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킥보드, 어디로 나아가고 있나? 〈1080호〉
  • 김태민 기자
  • 승인 2020.11.1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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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도, 안전사고도 급증하지만 규제는 완화?

 

 모빌리티 공유경제의 확산과 함께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1인용 이동수단인 퍼스널 모빌리티(Personal Mobility) 이용객이 급증하고 있다.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은 △스윙 △킥고잉 △카카오티바이크 △일렉클 △Lime 등 전동킥보드와 전기자전거 플랫폼 업체로 이뤄져있지만 그 중심에는 전동킥보드가 있다. 퍼스널 모빌리티는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해 친환경적이고, 공유서 비스를 통해 주차난도 해결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계속해서 안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4일, 인천시에서 10대 고등학생 2명이 전동킥보드 한 대에 같이 타고 운행하다 교차로에서 택시와 충돌해 전동킥보드 탑승자가 사망하고 동승자는 병원에 이송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사고 발생 후 며칠 뒤에는 무면허 상태로 안전장구 없이 전동킥보드를 타던 고등학생이 택시에 치여 숨졌다.

 그럼에도 전동킥보드 관련 규제는 완화되고 있다. 오는 12월부터 시행되는 「도로교통법」 개정을 통해 전동킥보드가 기존 ‘원동기장치자전거’에서 ‘개인형 이동장치’로 분류된다. 기존에는 운전면허나 제2종 원동기 장치자전거 면허를 소지해야 했지만, 이번 개정을 통해 별도의 면허 없이도 만 13세 이상이면 이용할 수있게 된다. 또, 헬멧 등 안전장구를 착용하지 않아도 벌칙 조항이 없어져 경찰 단속 권한도 사라진다. 전동킥 보드 안전 문제, 어디로 나아가고 있나?


급증하는 전동킥보드 이용객

 전동킥보드의 이용객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9월 10일, 신한카드 빅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퍼스널 모빌리티 이용 건수는 117만 3,0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5만 4,000건)보다 362% 급증했다. 이용금액 또한 20억 원으로 전년(5억 3,000만 원)보다 280%나 늘어난 수치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기업인 아이지에이웍스도 안드로이드OS 월 사용자 기준으로 지난해 4월 3만 7,294명이던 전동킥보드 애플리케이션 이용자가 지난 4월에는 21만 4,451명으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전동킥보드의 숫자도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퍼스널 모빌리티 산업협의회 소속 업체 11곳의 공유 전동 킥보드 수는 총 1만 7,130대였다. 또, 국민의힘 김희국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서울시 전동킥보드는 3만 5,850대로 조사됐다. 개인이 소유한 전동킥보드까지 합산하면 그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코로나19 감염을 피하기 위해 대중교통 대신 킥보드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전국적으로 킥보드 수와 이용객이 더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전동킥보드 이용 증가 이유에 대해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이호근 교수(이하 이 교수)는 “전동킥보드는 사용이 용이해 누구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고, 도입 초기에는 면허 조건이나 이런 것에 대해 국가의 요구사항이 특별히 없었기 때문에 상당히 많이 이용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급증하는 전동킥보드 안전사고, 이유는?

 전동킥보드 이용자 증가와 함께 전동킥보드 안전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도로교통공단이 발표한 ‘월별 개인형 이동수단 교통사고 발생건수’ 자료를 보면, 최근 3년간 퍼스널 모빌리티로 인한 사고 789건이 발생했고 835명이 부상, 16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건수와 부상자 수는 연평균 95% 이상 증가했으며 사망자는 두 배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사고건수가 447건 으로 나타나 증가세가 가파르다.

 그렇다면 전동킥보드 사고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우리 대학 스마트모빌리티연구센터 김현명 센터장(이하 김 센터장)은 “전동킥보드는 바퀴가 작기 때문에 도로 포장이나 요철, 보도와 도로의 단차 등에 모두 영향을 쉽게 받는다. 그래서 주의하지 않으면 주행 중 넘어지기가 쉽다”라고 말한다. 이 교수도 “전동킥보드는 자동차나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전혀 없고, 사고 시에는 전도되면서 노면에 탑승자의 신체가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큰 부상을 당할 수 있다. 노면에 사람이 넘어지게 되면 2차사고 위험도 크고, 사이즈가 작다보니까 사각지대에 들어 가기 쉬워 눈에 잘 띄지 않아 사고가 발생할 확률도 높아진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동킥보드 사고는 특히 20대와 3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4일 국민의힘 정동만 의원이 도로교통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퍼스널 모빌리티 사고는 △10대 59건 △20대 156건 △30대 97건 발생했다. 그 밖에는 △40대 52건 △ 50대 46건 △60대 33건으로 나타났다. 2030세대가 전체 사고의 56%를 차지하는 것이다. 여기에 10대까지 더하면 10대에서 30대가 전체 사고의 약 70%를 차지한다.

 

▲표는 도로교통공단이 발표한 지난 3년간 '월별 개인형 이동수단 교통사고 발생 건수' 자료다. (자료/ 도로교통공단)
▲표는 도로교통공단이 발표한 지난 3년간 '월별 개인형 이동수단 교통사고 발생 건수' 자료다. (자료/ 도로교통공단)


전동킥보드 뭐가 문제야?

 전동킥보드 이용자의 교통사고가 더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이용자가 안전벨트 등 별도의 안전장치 없이 몸을 내놓고 탑승하기에 충돌이나 낙상 시에 상해 정도가 크다는 것이다. 때문에 헬멧이나 보호장구 등 안전장구 착용이 중요한데,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이용자의 87.4%가 안전모(헬멧)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법률상 전동킥보드는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돼 헬멧 등 안전장구 착용이 의무사항이고, 위반 시 벌금 2만 원을 부과하지만 대부분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다. 특히 전동킥보드는 바퀴가 작고 무게중심이 높아 사고가 나면 얼굴 부분이 취약한 상황인데도 안전모 착용은 잘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김 센터장은 “(전동킥보드를 타다가) 넘어지게 되면 의외로 속도가 빨라 헬멧을 쓰더라도 무릎보호대를 하지 않으면 무릎이나, 발목 등에 부상 위험이 크다. 헬멧을 쓰지 않을 경우의 위험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라고 설명했다. 전동킥보드의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헬멧 외에도 무릎보호대 착용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여러 명이 전동킥보드에 탑승하는 동반 탑승도 문제다. 주변에서 연인이나 친구, 가족끼리 전동킥보드에 함께 타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런 동반 탑승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전동킥보드에 두 사람이 같이 타면 균형을 잡기가 더 어렵고 사고로 넘어질 경우 한 사람의 체중이 다른 사람에게 실려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동반 탑승에 대해 “기본적으로 전동킥보드는 1인용으로 설계돼 배터리 포함해서 무게가 30kg 미만이다. 65kg에서 100kg 정도의 중량을 염두에 두고 모터나 브레이크 등을 설계했기 때문에 사람이 한 명 더 타면 최소 1.5배 이상의 부하 용량이 걸리게 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제동거리도 1.5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 제동거리가 길어지면 급작스러운 정차나 방향 전환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고 위험성을 높일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동반 탑승을 하게 되면 무게 때문에 전동킥보드에 부하가 걸리고, 자연스럽게 사고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공유 전동킥보드 이용 시 면허증 등록 과정이 없거나 미비한 경우도 있었다. 현재 법률상 전동킥보드는 제2종 원동기 장치자전거 면허나 1종 또는 2종 운전면허를 보유하고 있어야 운행할 수 있지만 이는 몇몇 업체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본지 기자는 실제로 유명 업체들의 공유 전동킥보드 앱을 설치 후 면허증 등록 과정을 밟아봤다*. 모든 업체에서 면허증 등록 과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과정이 미비한 업체도 존재했다. ‘K’ 사의 경우에는 본지 기자가 키우는 고양이 사진을 찍어서 올렸는데도 ‘운전면허 등록 감사합니다. 지금 바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나타났다. 하단에 ‘면허가 유효하지 않은 경우, 이용이 중지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도 나타났지만 등록일로부터 4일 동안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기간 동안은 무면허자도 전동킥보드를 아무런 문제없이 이용할수 있는 것이다. 면허증 정보가 일치하지 않으면 등록일 로부터 며칠 후에 운전면허증 등록이 반려됐다는 메시지가 오는데 또다시 운전면허증과는 전혀 관련 없는 사진으로 면허증 등록을 신청해도 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또, ‘S’사는 운전면허 등록 과정을 건너뛸 수 있었다. 현행법상 운전면허를 보유하고 있어야 전동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지만 해당 업체는 ‘운전면허 미등록 주행 시 전동킥보드 속도에 제한이 있으며 사고 시 보험 혜택과 보상에 제약이 있습니다’라고 공지하는 데에 그쳤다. 이에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이하 김 교수)는 운전면허 미등록 시에도 주행이 가능한 앱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묻는 질문에 “당연히 불법이다”라며 “이것 뿐만이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법적 불모지다. 현행법상 전동킥보드는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되어 면허를 소지해야하고, 보도 위에서 통행하면 안 된다. 또, 운행 시헬멧 착용이 의무화되어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단속도 안 되고 있고, 면허를 가지고 있지 않은 청소년들도 전동킥보드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 전동킥보드와 관련 해서 정해진 법규가 없는 것처럼 되고 있다”라고 답했다.

 

▲‘K’ 업체의 운전면허 등록 과정이다. 본지 기자가 키우는 고양이 사진을 올렸는데도 운전면허 등록이 완료돼 전동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었다.
▲‘K’ 업체의 운전면허 등록 과정이다. 본지 기자가 키우는 고양이 사진을 올렸는데도 운전면허 등록이 완료돼 전동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었다.

 

▲‘S’ 업체의 운전면허 등록 과정이다. 우측 상단에 보이는 ‘건너 뛰기’를 선택하면 나오는 화면이다.
▲‘S’ 업체의 운전면허 등록 과정이다. 우측 상단에 보이는 ‘건너 뛰기’를 선택하면 나오는 화면이다.

 

 

*본지 기자는 1종 보통 운전면허를 보유하고 있다.

 

헬멧 없어도, 면허증 없어도, OK?

 오는 12월 10일부터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된다. 해당 개정안은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수단 조항을 신설한 것이 핵심이다. 전술했듯, 현재 전동킥보드는 「도로교통법」 상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돼 제2종 원동기 장치자전거 면허나 1종 또는 2종 운전면허 보유자만 이용이 가능하다. 또, 헬멧 등 안전장구 착용도 강제돼 이를 위반하면 범칙금 2만 원이 부과된다.

 하지만 개정안이 발효되면 전동킥보드는 자전거와 같은 ‘개인형 이동장치’로 분류된다. 그렇게 되면 만 13세 이상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전동킥보드 이용이 가능해지고, 전동킥보드를 별도의 면허증 없이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헬멧과 안전장구 착용 규정도 있지만 범칙금은 없다. 벌칙조항이 사라지는 것이다. 자전거도로로만 달려야하고 자전거도로가 없는 경우 차도 오른쪽 끝으로 달려야 한다는 규정도 신설됐다.

 이에 과도한 규제 완화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먼저, 안전장구 미착용 시 범칙금이 사라지면 벌칙 조항이 사라지게 된다. 벌칙조항이 사라지면 경찰의 단속 권한도 함께 사라지게 된다. 안전장구를 착용해야 한다는 규정은 있지만 강제성은 없는 것이다. 벌칙조항이 사라지면 경찰의 단속 권한이 함께 없어지는 것이 맞냐는 질문에 김 교수는 “맞다”라며 “범칙금 규정이 없어 진다는 것 자체가 단속 근거 자체가 희박해진다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또, 기존에 문제가 됐던 동반 탑승과 관련한 규정은 신설되지 않았다는 것도 문제다. 개정안에 승차정원을 초과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긴 하지만 사실상 법적 처벌이나 과태료 부과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 외에도 만 13세 미만으로 이용 가능 연령을 낮추는 것도 너무 성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 교수는 개정안에 대해 “12월 10일부터는 전동킥 보드가 아예 자전거처럼 편입되면서 헬멧 등 안전장구 착용이나 교육도 필요 없다. 중학교 1학년이 헬멧 착용도 안하고 차도를 달리는 모습을 상상하면 얼마나 위험한 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안일한 제도다”라고 주장했다.


성급한 산업 활성화보다…

 행정안전부 및 경찰청은 개정안의 시행 취지를 “스마트 모빌리티 산업 활성화”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개인형 이동장치 관련 법 개정으로 국민이 더욱 안전하게 개인형 이동장치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라며 “특히 스마트 모빌리티 산업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에 김 교수는 “산업 활성화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국민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산업은 의미가 없다. 특히 움직이는 모빌리티와 같은 경우에는 보행자의 안전, 탑승자의 안전이 보장돼야 하는데 이런 것들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산업 활성화를 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라고 본다”라며 “스마트 모빌 리티 산업의 활성화는 안전과 환경이 전제돼야 하는데 그러한 것들은 신경 쓰지 않고 활성화에만 신경 쓴다는 것은 정부의 정책적인 실패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성급한 산업 활성화보다 전동킥보드와 같은 스마트 모빌리티 산업의 안전 규제와 안전 보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후속 모니터링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 센터 장은 “실시 후 정확한 모니터링을 통해 사고 발생 중 만 13~16세 사이 발생률을 확인한 후 이 연령대 사고율이 이용자 대비 타 연령대보다 높다면 면허 소지 없이 만 16세 이상으로 상향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라며 “정부는 지속적으로 전동킥보드 관련 안전사고를 상세히 모니터 링하고 현 제도의 문제가 노출되는 경우 신속히 법적 보완책을 마련한 뒤, 회사들과 협의해 사용자들의 안전이 위협받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성급한 산업 활성화보다 전동킥보드에 대한 안전 규제 마련이 우선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산업 활성화는 더 많은 안전사고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편리한 전동킥보드의 안전성 어디로 나아갈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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