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위한 제품, 환경에 정말 도움 됐을까?〈10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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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위한 제품, 환경에 정말 도움 됐을까?〈1079호〉
  • 유근범 기자
  • 승인 2020.11.16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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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러와 에코백의 딜레마

 

 누구나 한 번쯤 환경을 위해 친환경제품을 사용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환경오염에 대한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면서 사람들은 친환경제품을 사용함으로써 일상생 활에서도 환경보호를 위한 노력을 실천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1월 환경부에서 발표한 「2019 친환경제품 및정책 국민인지도 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평소 생활할 때 환경오염에 민감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2017 년 72.4% △2018년 79.3% △지난해 82.9%로 점점 증가 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그뿐만 아니라 응답자 중 친환 경제품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응답자의 비율은 지난해 91.5%로 2017년과 비교했을 때 9.9%p 증가했으며, 친환경제품을 구매한 응답자도 2017년 74.8%인 반면 지난해는 87.8%에 달했다. 정부는 이에 발맞추어 각종 환경규제를 실시하고 친환경 장려 정책을 펴고 있다. 그렇다면 친환경제품에 대한 관심 증가는 실제로 환경오염 절감으로 이어지고 있는지 본지가 직접 알아봤다.

 


생활 속 환경을 위한 실천, 텀블러와 에코백 사용 증가

 생활 속에서 친환경 의식을 실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제품의 예시로 텀블러와 에코백을 들 수 있다. 회사원 김영우(23)씨는 텀블러를 사용하고 있다. 그는 “처음에는 종이컵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구매했지만, 이후에는 다양한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구매한다”라며 텀블러를 사용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의한 규제시행 안내문 (출처/ 환경부)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의한 규제시행 안내문 (출처/ 환경부)

 

 또한, 환경부의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제10조에 따라 지난 2018년 8월 1일부터 식품접객 업소 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이 금지되면서 다회용 컵 사용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 8일 스타벅스코리아와 환경부, 환경재단이 주최한 ‘2019 마이텀블러 캠페인 발대식’에서 발표란 내용에 따르면 일회용 컵 사용 규제를 시작한 2018년 8월 1일부터 지난해 4월까지 개인 텀블러 이용 건수는 1,081만 9,685건으로 집계됐다. 텀블러 판매량 역시 일회용 컵 사용 규제 이전보다 약 5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도 커피 전문점 · 패스트푸드점과 ‘일회용품 줄이기 자발적 협약’을 체결해 손님이 개인 다회용 컵을 사용할 경우 100원에서 400원의 가격할인을 적용하고 있으며, 지난해 동안 29억 4,945만 원의 할인혜택을 제공했다.

 에코백은 ‘Reusable shopping bag’이라 불리며, 여러 번 재사용할 수 있는 가방을 의미한다. 환경부는 식품접객업소 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금지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1월 1일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제10조제2항에 따라 비닐봉지 무상제공을 금지했고, 지난해 4월 1일에는 비닐봉지 전면 사용금지 정책을 시행했다. 이에 지난해 7월 1일 환경부에서 발표한 ‘제과업체, 이제 일회용 비닐봉지 없어도 괜찮아요’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8년 1월부터 5월까지 사용된 비닐봉지는 총 9,066만 2,492장이었지만, 정책이 시행된후 지난해 1월부터 5월까지의 사용량은 1,478만 7,996 장으로 약 83.7%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온라인 쇼핑 사이트 G마켓에 따르면 정책이 시행된 지난해 4월부터 6월까지의 에코백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1%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환경을 위해 정부와 여러 단체에서는 다회용 컵과 에코백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으며, 개인의 경우도 이를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친환경이라고 해서 썼는데  텀블러와 에코백 제작과정에서부터 이미 비친환경적

 그렇다면 텀블러와 에코백은 정말 친환경적일까? 지난해 6월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보온 · 보냉 텀블러 안전실태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텀블러 내부는 내식성이 강한 스테인리스 등 금속 재질이 주로 사용됐지만, 외부는 금속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금속+페인트 코팅 등 다양한 재질이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페인트 코팅은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 묘사에 용이해 외부 마감처리에 많이 활용되고 있지만, 납, 카드뮴 등 중금속이 함유돼 있으면 피부나 구강을 통해 인체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실제 조사대상 24개 텀블러 중 4개 (16.7%) 제품의 페인트 코팅 부위에서 ‘어린이 제품 공통안전기준(90mg/kg)’을 최대 884배(최소 4,078~최대 79,606mg/kg)초과하는 납이 검출되기도 했다. 이에 세종대학교 기후에너지융합학과 김익 교수(이하 김 교수) 는 “텀블러를 만드는 기업이 환경 친화적으로 제품을 만들도록 규제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2018년 캐나다 환경보호 · 재활용 단체 CIRAIG에서 발표한 「Life cycle assessment (LCA) of reusable and single-use coffee cups」 보고서에서는 개인용 텀블러를 세척할 때 뜨거운 물과 세제의 사용 으로 오히려 생태계의 질과 물 소비에 있어서 텀블러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반복적으로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은 종이컵을 사용하는 것과 비교할 때 완벽하게 환경오염을 줄이는 게 아니라, 수질오염을 더 야기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텀블러를 세척할 때 사용되는 물과 세제 사용이 환경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최소화하고, 폐기할 때는 금속과 플라스틱을 분리해 재활용해야 한다.

▲텀블러와 종이컵이 5가지 환경에 미치는 영향 평가 (출처/ CIRAIG)
▲텀블러와 종이컵이 5가지 환경에 미치는 영향 평가 (출처/ CIRAIG)

 

 이와 같은 문제는 에코백에서도 나타난다. 지난 2018년 덴마크 환경식품부에서 발표한 「Life Cycle Assessment of grocery carrier bags」 보고서를 살펴보면 면 재질의 에코백은 비닐봉지(고밀도 폴리에틸렌 · HDPE)와 비교했을 때 7,100번 재사용해야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오존층 파괴 △자원 사용 △연소할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 등 비닐봉 지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모두 고려한 결과다. 즉, 비닐봉지 1개가 가져오는 환경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에코백 7,100번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유기농 면으로 만든 에코백의 경우는 20,000번 사용해야 환경보호에 효과가 있었다.

 

▲비닐봉지 1회 사용시, 환경보호를 위해 에코백을 사용해야하는 횟수 (출처/ 덴마크 환경식품부)
▲비닐봉지 1회 사용시, 환경보호를 위해 에코백을 사용해야하는 횟수 (출처/ 덴마크 환경식품부)

 

더불어, 영국 BBC방송의 ‘패션의 더러운 비밀 (Fashion’s Dirty Secrets)’ 다큐멘터리에서는 △면 재배를 위해 사용되는 농약 △면으로 만들어진 제조 품목에 사용되는 염료 및 화학물질 △면을 생산하고 가공 처리하기 위해 사용되는 물은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이라고 설명한다. 이처럼 에코백의 주재료가 면인 것을 고려했을 때, 에코백이 마냥 친환경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어 보인다.


일회용품 대체할 수 있는 제품 있나?
결국, 일회용품을 완벽하게 대체하기 위해선 기존 일회용품을 대체하되, 환경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제품이 개발돼야 한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분해과정 (출처/ 환경미디어)
▲생분해성 플라스틱 분해과정 (출처/ 환경미디어)

 

 대표적인 예시로 바이오 플라스틱의 한 종류인 생분해성 플라스틱(biodegradable plastics)을 들 수 있다. 지난 2018년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발표한 「생분해성 플라스틱 사업 해외진출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일반 플라스틱 제품처럼 사용될 수 있는데, 사용 후에는 폐기물을 땅속에 매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연소시켜도 발생 열량이 낮아 다이옥신 등의 유해물이 방출되지 않는 친환경 플라스틱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바이오 플라스틱에 대한 국내시장이 매우 빈약한 상태여서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사용을 지원하는 법규 역시 부족할 수 밖에 없다. 더불어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장점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일반쓰레기와 함께 소각 또는 매립되고 있었다. 이에 고려대학교 환경시스 템공학과 최승일 교수(이하 최 교수)는 “완전히 분해 가능한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경우 제작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기업에서 활성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로 인해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현재 기술개발단계이며 이를 상용화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제작하는 기업에게 보조금을 지원해줄 수도 있지만, 정부의 재정 한계로 쉽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정부의 지원이 부족한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김 교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성능의 한계를 지적했다. “바이오 원료가 석유기반 원료보다 자연 소비 나, 유해물질 측면에서는 친환경적일 수 있지만 분해시간이 너무 짧아 내구성이 안 좋다”라고 설명한다. 뿐만 아니라 폐기과정에서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였다. 김교수는 “내구성이 안 좋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제품이 다른 재활용품들과 섞여 폐기처리 된 후, 다시 재활용될 때 재활용품 품질이 너무 떨어진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김 교수는 “생분해성 수지를 사용하는 것자체가 이산화탄소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고, 재생소재 사용이 환경에 도움이 되므로 정부에서도 제품을 만들때 재생 소재에 대한 함량 규제나 지원은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처럼 친환경이라는 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같은 일회 용품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연구와 정책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텀블러와 에코백에 대한 꼼꼼한 검토 필요

 소비자들도 단지 ‘친환경’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하기 보다는 제품의 생산단계와 유통과정 등을 살펴보며 정말 친환경적인지 따져 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김 교수는 “친환경은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인 개념이다. 동일한 용도의 제품들 중 상대적으로 환경에 좋은 제품을 고르는 것이 중요한데, 이때 단순히 텀블러와 에코백 사용을 권장하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여러 번 재사용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이는 정부의 국민캠페인을 통해서 재사용 문화가 사람들 사이에서 형성하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최 교수 역시 “텀블러나 에코백을 무조건 좋다고 하긴 힘들지만, 환경적 효과를 내기 위해서 오래 사용한다면 분명 효과는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텀블러나 에코백을 단순히 유행 같은 요소로 보는 게 아니라 얼마나 사용했는지, 재활용은 가능한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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