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나눔, 장기기증〈10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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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나눔, 장기기증〈1078호〉
  • 김태민 기자
  • 승인 2020.11.14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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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하루도 약 4만 명의 환우들이 애타게 장기이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홈페이지에 쓰여진 문구다. 2019년 기준 장기기증 대기 중 사망자는 2,136명으로, 하루 평균 6명이 이식의 시기를 놓쳐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나라는 많은 장기이식대기자에 비해 실제 뇌사장기 기증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본지는 왜 많은 사람이 장기기증을 꺼리 는지 알아보고, 장기기증 희망등록은 어떻게 진행할 수 있는지 직접 알아봤다.

 

장기기증? 그게 뭐야?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 따르면 장기기증(Organ Donation)은 “다른 사람의 장기 등의 기능회복을 위해 대가 없이 자신의 특정한 장기 등을 제공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는 환자의 장기가 망가져 더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해 기존의 치료법으로 회복이 어려워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 놓인 각종 말기질환자의 장기를 건강한 다른 사람의 장기로 대체 · 이식해 그 기능을 회복시키는 의료행위로써 새 생명을 얻게 하는 치료법이다. 장기기증자가 다른 사람에게 기증할 수 있는 장기에는 △ 각막 △간장 △골수 △신장 △심장 △췌장 △폐 등이 있다. 이런 장기기증은 △뇌사기증 △사후기증 △살아 있는 자 간의 기증으로 나뉘는데, 그중 뇌사기증은 뇌혈관 질환 · 교통사고 등으로 인한 뇌사자의 장기를 가족 또는 유족의 신청에 의해 기증하는 것을 말한다. 사후기증은 사망한 후의 안구 기증을 말하고, 살아 있는 자 간의 기증은 부부 · 직계존비속 · 형제자매 · 4촌 이내의 친족 간 · 타인 간의 장기기증을 말한다. 이 가운데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개념이 뇌사기증이다.

 이런 장기기증이 주목받는 것은 한 명의 장기기증을 통해 9명 이상의 생명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장기이식등록기관인 한국생명사랑재단 김동화 이사장(이하 김 이사장)은 “장기는 사람의 내장, 그 밖에 손실되거나 정지된 기능회복을 위하여 이식이 필요한 조직으로써 한 명의 기증이 9명 이상의 생명을 살릴 수있다”라며 “또, 불법 장기매매를 근절시키는 효과 또한 있다”라고 장기기증의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장기기증희망자

 질병관리청이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실에 제공한 2019년 국가별 뇌사기증자 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인구 규모가 비슷한 스페인의 경우 2,301명이 장기를 기증해, 우리나라(450명)와 비교해 약 5배 이상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났다. 인구 백만 명당 뇌사기증자 수를 나타내는 뇌사기증률(뇌사기증자수/총인구수×백만 명)도 우리나라와 인구 규모가 비슷한 스페인의 경우, 48.9%로 우리나라 8.68%보다 6배가량 높았다. 그뒤로는 △미국(1만 1,870명, 36.88%) △영국(1,653명, 24.88%) △이탈리아(1,495명, 24.7%) △독일(932명, 11.2%)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장기이식대기자는 41,262명이지만 같은 기간 장기기증자는 뇌사기증자 5,833명, 사후기증자 1,891명 으로 대기자의 약 5.3%에 불과하다. 동기 기준 장기기증 희망등록률 통계를 살펴보면, 장기 · 조직 기증 희망 등록자가 2,378,472명으로 전체 인구 51,839,408명의 약 4%에 달한다. 이 중 청년층의 비율이 높다는 점이 고무적인데, 올해 1월부터 10월 16일까지 기증희망서약을 한 53,745명 중 20~29세가 약 37%인 19,880명을 차지하고 있다. 그 뒤로는 40~49세가 8,749명으로 약 16.3%를 차지했고, 30~39세가 약 15%인 8,125명으로 뒤를 이었다. 전체 장기기증희망자 중 20~39세까지 청년층이 28,005 명으로 절반가량인 약 52%를 차지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약 4만 명의 환자들이 장기이식을 기다리고 있고, 하루에 약 6명의 환자가 기다림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장기기증 희망등록 참여자 수가 감소하고 있어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하 본부)는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장기기증 희망등록 참여자 수가 4만 5,71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만 2,918명) 대비 27.3% 감소했다고 지난 9월 8일 밝혔다. 본부는 “코로 나19가 확산된 이후로 매월 등록자가 5,000명 정도 수준”이라며 “이 추세라면 2020년 장기기증 희망등록자 수는 2004년 이후 최초로 7만 명 미만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장기기증 희망등록 참여자 수는 69,084명인 데 비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참여자 수는 51,501명으로 드러났다. 약 17,583 명 줄어든 수치다.

▲표는 인구 백만 명당 뇌사 기증자 수를 나타내는 ‘뇌사기증률’ 추이를 나타낸 것이다. (자료/ 질병관리청)
▲표는 인구 백만 명당 뇌사 기증자 수를 나타내는 ‘뇌사기증률’ 추이를 나타낸 것이다. (자료/ 질병관리청)

 

기증자 예우 논란부터 막연한 두려움까지

 지난 2017년, 한 병원에서 장기기증자 시신을 유가족이 직접 수습하도록 방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기증자의 아버지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장기 적출 수술이 끝나자 수술이 다 끝난 아들의 시신을 직접 데리고 가라고 했다며 시신 수습부터 장례식장 이송도 모두 유가족이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에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면서 2018년 장기 기증자가 줄어들었 다. 2016년 8만 5,005명이던 장기기증 희망자는 2017년 7만 5,915명으로 1만 명가량 줄었고 2018년 더 떨어져 7 만 736명으로 내려앉았다. 또, 실제 장기 기증자는 2015 년 501명에서 2016년 573명으로 소폭 상승했다가 2017 년에 515명으로 다시 줄어든 뒤 2018년 449명, 2019년 450명으로 집계돼 전반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장기기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된 것이다. 이는 ‘한국장기 조직기증원(이하 기증원)’과 업무협약이 되어있는 병원 에만 기증원이 사후처리를 지원했던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논란이 발생한 이후, 정부에서는 질병관리청을 통해 업무협약 병원과 비협약 병원을 가리지 않고 똑같은 대우를 해주도록 제도를 개선해, 현재는 모든 병원에서 장제비 지급과 시신수습, 장례식장 이송 등 예우를 갖추고 있다. 또, 지난 2018년부터 △모든 병원에 기증자 및유가족 예우 표준 매뉴얼 배포 △기증자 이송체계 강화 △유가족 관리 강화 등의 정책을 확립했다.

 하지만 여전히 국민들의 불안함이 남아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2018년 12월, 질병관리본부가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 장기 · 조직기증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장기 · 인체조직 기증 의향이 있는 비율은 66.5%로 나타났고, ‘기증의 향이 없는 사유’로는 신체훼손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33.0%)가 가장 많은 이유를 차지했으며, 막연히 두려 워서(30.4%), 절차 이외의 정보(사후처리, 예우 등)가 부족해서(16.5%) 순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신체 훼손에 대한 두려움과 막연한 두려움을 대표적인 이유라고 응답했고, 이외에도 사후처리와 예우 같은 정보의 부족을 꼽았다. 실제로 인천재능대학교에 재학 중인 박찬훈 (21) 학생은 “원래는 장기기증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 하고 있었는데, 기증자 예우 논란과 관련한 여러 가지 이야기 때문에 장기기증에 대한 생각이 부정적으로 변했다”라고 밝혔다.

▲사진은 2019년까지 국내 장기기증자 현황이다. (출처/ 중앙일보)
▲사진은 2019년까지 국내 장기기증자 현황이다. (출처/ 중앙일보)

 

 

 김 이사장은 “이처럼 우리나라의 장기기증자가 부족한 데에는 장기기증에 대한 오해와 부정적인 인식, 그리고 까다로운 장기기증 절차, 유족에 대한 예우 등이 문제다”라며 “우리나라는 유교 사상에 따른 신체 훼손에 대한 거부감과 장기기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이에 더해 영화나 드라마 등을 통해 장기 이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돼 장기 기증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특히 장기기증을 막는 요인으로, 까다로운 장기이식 절차가 있다. 현행법상 장기이식을 위해서는 장기이식 희망자가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이 동의율이 33%에 불과하다. 이는 미국이나 캐나다 등에서 동의율이 90%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라고 밝혔다.


장기기증희망등록, 어렵지 않습니다

 뇌사상태에 빠지거나 사망 후 장기를 기증할 생각이 있다면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또는 장기이식등록기 관을 통하여 기증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뇌사 또는 사후 장기기증희망등록을 하게 되면 등록증이 발급 되고, 실제 기증시점이 오면 가족의 동의가 있어야 기증이 이루 어지기 때문에 기증희망 사실을 가족에게 알려야 한다.

 장기기증희망등록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홈페 이지에서 온라인 등록과 우편 등록, FAX 등록 등의 방법으로 가능하다. 또, 가까운 장기이식등록기관에 찾아가 직접 장기기증희망등록을 진행할 수 있다.

 

 이에 본지 기자도 직접 장기기증희망등록을 진행해 봤다. 본지 기자는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홈페 이지에 접속해 온라인 등록을 통해 장기기증희망등록을 진행했다. 휴대폰 본인인증을 진행 후 주민등록 번호와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개인정보를 입력하는 화면이 나온다.

▲제시된 QR 코드를 스캔하면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홈페 이지에 접속할 수 있다.
▲제시된 QR 코드를 스캔하면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홈페 이지에 접속할 수 있다.

 

 개인정보를 입력 후 화면에서 기증형태와 운전면허 증에 기증희망 의사표시를 선택할 수 있다. 기증형태는 장기 등(△신장 △간장 △췌장 △췌도 △심장 △폐 △소장 △안구 △손 △팔 등) 기증, 안구 기증, 조직(△ 뼈 △연골 △근막 △피부 △양막 △인대 △건 △심장 판막 △혈관 등) 기증으로 나뉜다. 이 중 본인이 원하는 기증 형태를 선택할 수 있다. 기증희망 의사표시도 할 수 있다. 기증희망 의사표시는 운전면허증에 기증 희망 의사표시를 하는 것으로, 의사표시에 동의하면 운전면허 갱신이나 재발급 시 운전면허증 가장자리에 ‘장기 · 조직기증’이라는 문구가 새겨진다.

▲사진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기증 희망 등록을 신청할 때 나오는 화면이다.
▲사진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기증 희망 등록을 신청할 때 나오는 화면이다.

 

▲사진은 기증희망 의사표시에 동의한 기증자의 운전면허증 예시다.
▲사진은 기증희망 의사표시에 동의한 기증자의 운전면허증 예시다.

 

 김 이사장은 “운전면허증 기증희망의사표시 제도는 2007년 9월부터 시행되었으며 기증희망등록과 함께 신청하여 운전면허증 갱신, 재발급 시 사진 하단에 희망의씨앗 생명나눔 BI와 ‘장기 · 조직기증’ 문구가 자동 출력되는 서비스다”라며 “운전면허증 기증희망 의사표시는 질병이나 사고 시에 기증 의사를 확인하는데 필요하고, 가족들에게 기증을 권유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라고 밝혔다.

 최종적으로 등록을 마치게 되면 입력한 주소로 장기 기증 등록증이 우편으로 배송된다. 5분도 되지 않는 시간에 기증희망 등록을 마칠 수 있었다. 배송된 우편에는 장기기증 등록증과 신분증 및 운전면허증에 붙여 자신이 장기기증 희망자임을 알릴 수 있는 스티커가 들어있다.

 장기기증희망등록에 법적 구속력이나 강제성은 없다. 뇌사자가 생전에 장기를 기증하겠다고 서약해도, 막상 가족이 반대하면 기증이 이뤄지지 않는다. 장기 기증 희망자로 등록한 사람도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 취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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