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올해 4월에 코로나19에 감염되었 다가 지난 6월에 퇴원한 완치자다. 코로나 확진 판정부터 퇴원 후 혈장공여까지, 필자 가 겪었던 일을 기반으로 코로나19 시대에 우리가 갖춰야 할 ‘마인드(mind)’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지난달 27일, 세 번째 혈장공여를 하기 위해 고대안산병원에 갔다. 그때 혈장치료 제를 개발 중인 연구간호사와 이야기할 기 회가 생겼다. 혈장치료제 개발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연구간호사에게 물었다. 연 구간호사는 즉답 대신 ‘코로나19의 두 가 지 아이러니’에 대해 말했다. 첫 번째는 ‘혈 장치료제 개발 속도와 확진자 수의 상관관 계’다. 통념상 코로나19 확진세가 진정국면 일 때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 이다. 그래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할 때 미리 개발된 치료제를 즉각 사용할 수 있 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통념과 정반대 였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적으면 오히려 치료제 개발 속도가 현격히 낮아진다는 것 이다. 이유는 개발 중인 치료제를 임상시험 할 중환자가 줄어들어 치료제 개발에 차질 이 생기기 때문이다. 또한 코로나19에 대한 관심이 적어질수록 치료제 개발에 관한 연 구 지원이 줄어드는 것도 치료제 개발 속도 가 늦춰지는 요인이 된다.
두 번째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일 처리’다. 혈장치료제 개발에는 수많은 혈 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코로나19 완치 자의 혈장공여가 절실한데, 지난달까지 혈 장공여가 가능한 지정 병원이 전국에 단 네 군데에 불과했다. 혈장 수급을 위한 장소가 매우 적은 것이다. 치료제 연구 관계자들은 혈장수급이 더디기 때문에 혈장공여 장소 를 전국에 있는 적십자 헌혈센터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관계부처는 그동 안 각종 이유를 대며 혈장공여 장소를 늘리 는 게 불가함을 통보했다가 지난달 말에 코 로나19 환자가 급증해서야 이번달부터 혈 장공여 장소를 전국에 있는 적십자 헌혈센 터로 늘렸다. 연구간호사는 “이러한 이유 들 탓에 치료제 개발 속도가 더딘 것”이라 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 재갑 교수는 “종식까진 빨라야 2~3년, 길 면 5년 이상이 걸릴 것이다”라고 말하며 코 로나19 종식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 예측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가 갖춰 야 할 자세는 이른 시일 내에 치료제가 나 오길 기대하기보단, 코로나19와 함께 일상 생활을 영위해야 함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모든 국민이 생활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일상생활 을 누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코로나19 시대 에 살아가는 우리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 아갈 수 없음을 자각하고, 주어진 상황 속 에서 행복을 극대화할 방법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