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공부]간단하고 유용한 미래 질문〈10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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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공부]간단하고 유용한 미래 질문〈1075호〉
  • 황윤하 한국미래전략연구소W 대표
  • 승인 2020.08.24 0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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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워크숍을 진행할 때 유용하게 사용하 는 세 가지 질문이 있다. ‘무엇이 계속 있을까?’, ‘무엇이 사라질까?’, ‘무엇이 새로 생길까?’ 이 간단한 세 가지 질문만 있으면 누구나 미래에 쉽게 다가설 수 있다. 10년, 20년, 100년, 혹은 1,000년의 시간도 상상의 범위 안으로 들어온 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쉽게 할 수 있는 방법 은,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변화를 탐색하는 것 이다. 10년 전, 20년 전, 100년 전, 혹은 1,000년 전부터 지금까지 ‘무엇이 계속 있었는가?’, ‘무 엇이 사라졌는가?’, ‘무엇이 새로 생겼는가?’ 과 거와 현재를 비교해보면 사회가 얼마나 변해왔 는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2000년에는 있었고, 2020년에도 계속 있는 것은? 너무 많은 답이 있지만, 내가 가장 즐겨 쓰는 예시는 ‘인간의 죽음’이다. 죽음은 20년 전, 200년 전, 2,000년 전, 아니 인류의 탄생 이 후로 계속 있었다. 그리고 다시 묻는다. 인간은 미래에도 계속 죽을까? 대부분의 사람은 고개 를 끄덕이지만 한 무리 안에 두세 명은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 방법을 물으면 냉동인간, 사이 보그, 인공장기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온다. 죽음을 극복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보통 소 수이지만, 구글의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 (Ray Kurzweil)은 이들의 의견에 힘을 싣는 이야기를 한 바 있다. 2045년이 되면 극도로 발 달한 과학기술로 인해 기계가 인간을 초월하게 되고, 인간은 기계와 결합해 영원히 살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견해는 그의 저서 『특 이점이 온다』에 기술돼 있다. 만약 이것이 현실 이 된다면 과거부터 계속 있는 것의 예시로 ‘인 간의 죽음’은 사용할 수 없게 될 것이다.

  2000년에는 있었지만, 2020년에는 사라진 것 은? 역시 많은 예시가 있지만, 통일호에서 SRT 로의 변화, 삐삐에서 스마트폰으로의 변화와 같이 과거보다 편리해진 생활상을 떠올려볼 수 있다. 통일호로는 5시간 넘게 걸렸던 서울-부 산 거리가 SRT로는 2시간 정도면 충분하다는 것, 공중전화를 이용해 연락하던 삐삐의 시대 에서 영상통화가 자연스러운 스마트폰으로의 변화는 20년 동안 통신기기가 얼마나 발달했는 지와 함께 소통 방식의 변화 또한 보여준다. 실 제로 삐삐세대였던 나는 친구 집으로 전화를 걸어 공손하게 친구를 바꿔 달라고 요청하던 때를 떠올려 보기도 한다. 그땐 친구와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반드시 어른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

  2000년에는 없었지만, 2020년에 새로 생긴 것은? 이 질문의 예시 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2016년 태어난 ‘세 부모 아기’다. 미국인 부모에 게서 태어난 이 아기는 어머니의 난자 핵과 또 다른 여성의 난자, 그리고 아버지의 정자가 합 쳐져 탄생했다. 어머니의 미토콘드리아 DNA 에 질병을 유발하는 부분이 있어서, 핵만 빼내 건강한 난자와 합친 것이다. 이를 집도한 것은 New Hope Fertility Center의 의사인 John Zhang과 그의 팀이었다. 이들은 법적인 제재 를 받지 않기 위해 미국이 아닌 멕시코에 가서 분만을 해야 했다. 세 부모 아기의 탄생은 2인 부모 개념이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이미 정자나 난자를 기증받아 아 이를 가진 1인 부모나 동성 부부가 존재하는 상 황에서, 미래에는 전통적 가족형태를 넘어 보 다 다양한 가족 형태가 나타날 수 있음을 예측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이렇게 과거와 현재의 탐색을 마치고 나면 다 시 묻는다. 2040년 계속 있을 것은? 사라질 것 은? 새로 생겨날 것은? 기계와 결합해 죽음을 극복하고, 서울-뉴욕을 2시간 만에 이동하며, 인공 자궁을 통해 아이가 탄생하는 미래가 올 까?

  어제와 오늘이 똑같이 느껴진다면, 일주일 전과 이번 주가, 한 달 전과 이번 달이, 1년 전과 올해가 똑같이 느껴진다면 이 질문을 한 번 해 보자. 과거와 비교해 무엇이 계속 있는가? 사라 졌는가? 새로 생겼는가? 어쩌면 모두가 지나쳐 온 변화의 징후가 당신의 눈에 포착될지도 모 른다. 멈춰있는 줄 알았던 세계가 살아 움직이 는 순간, 미래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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