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진칼럼]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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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칼럼]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기
  • 기정훈 사회과학대학 행정학과 교수
  • 승인 2020.08.17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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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대학교에서 농학을 전공했습니다. 재학 시절에 농업이나 식물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는 농업과 식물이 환경과 도시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결국 환경대학원으로 진학해서 도시계획학으로 전공을 바꿔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서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던 그 해 가을, 한국에서는 IMF 외환위기가 터져 많은 유학생이 한국으로 되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다소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경제적으로 쉽지는 않았지만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은 채로 유학생활을 지속했고 몇 년 후에 유학을 잘 마치고 학위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제 성공담을 이야기하자는 것이 아니라, 어떤 현상이나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지만, 그것에 대해서 다르게 생각하거나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실제 저의 생활 속에서 기존의 생각과 다른 생각이나 관점이 나 자신에게 유익이 되는 경우도 많이 있었습니다.

  저개발국의 사람들이 맨발로 다니는 것을 보고 한 사업가는 신발을 구매할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다른 사업가는 오히려 맨발로 다니는 사람들이 신발을 구매할 소비자라고 본 것과 같은 것입니다. 다르게 생각하고 다른 관점으로 보는 것은 연구와 학문을 하는 데 있어서도 중요하고,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상대방을 이해하거나 혹은 상대방의 마음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종교를 가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도 평소에 가지고 있던 저 자신에 대한 생각을 바꾼 것 때문입니다.

  다르게 보거나 다르게 생각한다는 것은 아무런 근거 없이 내 마음대로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앞의 저개발국 신발 사업가의 예에서 보는 것과 같이 분명히 사실을 볼 필요는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맨발로 다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사실이라는 근거 위에 나의 평소 시야와 다른 시야로 보는 것이 세상을 다르게 보는 것입니다.

  최근 들어서 저는 제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학문 지식에 대해서도 다른 관점으로 보려고 노력합니다. 예를 들면 제가 강의하는 과목 중 하나인 환경정책론에서 대부분의 교과서들은 여러 근거를 가지고 지구온난화를 기정사실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것들에 대해서도 다르게 생각하거나 의심을 품어볼 수 있는 것입니다. 아니면 적어도 기존의 이론이 말하는 정도나 예상 시나리오에 대해서 의문부호(?)를 던져볼 수 있습니다. 정말로 지금의 지구가 지구 역사상 가장 더운 시기일까? 조금은 엉뚱할지 모르지만 이러한 질문은 세상을 다르게 보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세상을 다르게 바라본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개인을 보다 창조적인 사람으로 만들어가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창조적이고, 창의적인 인재는 지금 도래하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필요한 인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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