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마무리 되었다. 보수를 표방하는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전례 없는 참패를 기록하며 쇄신의 압박을 더욱 크게 받게 되었다.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꼼수로 세력이 약화된 제3정당 지지자들의 무력감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선거의 결과에 수긍하고 승복하는 태도를 잃지 말아야 함을 강조하며, 그 이유로 나와 다른 정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도 틀린 것이 아님을 인정하는 것 또한 민주 시민의 중요한 덕목이기 때문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이번 총선은 일명 영호남으로 갈리는 지역주의가 강화된 것으로 보이지만 이런 지역주의에 반대하는 목소리 또한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인 것 또한 사실이며 멀지않은 미래에 가시적인 변화가 이루어질만한 수준으로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정치적 다름을 지역 혐오로 이어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는 일부 극단세력의 움직임이 준동하고 있어 걱정스럽다.
친여 성향으로 알려진 한 인사가 대구 · 경북(TK) 지역에서 보수진영 당선자만 나온 것을 두고 “대구는 독립해서 일본으로 가시는 게 어떨지. 소속 국회의원들과 지자체장들 거느리고”라며 “귀하들의 주인나라 일본, 다카키 마사오의 조국 일본이 팔 벌려 환영할 것입니다”라는 글을 SNS 상에 올려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자신의 정치적 견해와 다른 사람들은 물론 대구 시민 모두를 모욕하는 망발이 아닐 수 없다. 사회 저명인사가 타 국가에 대한 인종차별적인 인식을 여과 없이 표출하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북한 외교관 출신 탈북자 태구민 씨가 당선된 강남구에 대한 인터넷 상의 희화화와 조롱도 도를 넘어섰다. ‘강남구 력삼동 내래미안’이니 ‘강남구 전지역을 대상으로 재건축 ㆍ 재개발 시 의무적으로 새터민 아파트를 넣어 달라’는 등의 조롱과 혐오의 발언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 또한 3만을 헤아리는 탈북민 전체에 대한 모욕이며 통일시대를 기다리는 전체 국민에 대한 희롱이기도 하다.
자신의 저열한 정치 인식을 낡은 지역주의의 틀에 맞춰 혐오와 조롱으로 표현하는 행위를 당장 멈추어야 한다. 결국은 굳센 반지역혐오 의지를 가진 시민 하나하나의 연대가 이러한 분열책동을 막는 굳건한 방패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