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 어떤 ‘리액션’을 보여줄 것인가​ 〈1067호(개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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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 어떤 ‘리액션’을 보여줄 것인가​ 〈1067호(개강호)〉
  • 송민석(정외 18) 학우
  • 승인 2020.03.1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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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말, 우리 대학 인문캠은 선거 때문에 시끌시끌했다. 인문캠 총학 선거는 실시간 투표율 미공개부터 선거 과정의 폐쇄성 논란, 심지어 선거 자체의 유효성 검증 시비까지 붙었다. 사실 이러한 징조는 투표가 마무리되기 전부터 알 수 있었다. 33.3%를 넘길 듯 말 듯 한 아슬아슬한 투표율은 학내 선거 분위기 저하가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됨을 유추하기에 충분했다. 또, 개표 요건 충족 여부는 투표소 입구에서 들리는 “투표하고 가세요”라는 선관위의 ‘절박함’을 통해 알 수 있었고, 이 때문에 일부 학생 들 사이에서는 ‘꼼수 아닌 꼼수’라는 비아냥도 나왔다.

  학우들은 선거 공약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도 없는 상황에서, 정책토론회와 합동연설회도 없는 이른바 ‘깜깜이 선거’를 치러야만 했다. 또한, 학우들은 선거시행세칙에도 쉽게 접근할 수 없었고, 세칙 규정의 해석마저도 중앙선관위가 자의적으로 한 경우가 더러 있었다. 당시 ‘리액션’ 선본이 선거 기간 경고를 3회나 받은 데에는 처신의 문제 못지않게 이러한 폐쇄성도 한몫했다고 본다.

  다행히도 선거가 끝난 후, 이러한 문제점을 토대로 인문캠 긴급 전체 학생대표자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선거 시행 세칙 개정을 위한 ‘규정자문위원회(이하 자문위) 신설’이 통과됐고, 이후 선거 시작 30일 전이 아닐 때도 중앙선관위를 1회에 한하여 구성할 수 있게끔 했다.

  그러나 그 이후로는 소식이 없다. 학생들과 소통 창구인 SNS 계정에는 개정된 회칙만 나와 있고 이와 관련된 총학의 입장이 단 한 줄도 나와 있지 않다. 선거철에 다 다라서 소수에 의해 관련 세칙을 바꾼다면, 올겨울에 또다시 선거 때문에 학내 사회가 둘로 쪼개질 것이다. 그렇기에 지난날의 비민주적인 선거문화를 반성하고 학우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총학이 앞장서 추진 계획을 밝히고 충분한 시간을 가져 미리 논의해야 한다고 본다.

  오늘날의 학생자치는 단과대는 물론 총학생회 구성도 하지 못하는 학교가 생길 정도로 그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이런 실정에 학우들이 선거 때라도 다양한 의견을 표출하는 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총학은 이 동력을 이어가고 개혁을 완수할 의무가 있다.

  학우들은 지난 일들을 다 기억하고 있다. 새로 입학하는 20학번 후배들한테까지 비민주적인 선거문화를 물려줄 수는 없지 않겠는가. 끝으로 ‘리액션’ 총학에게 묻는다. 총학은 선거시행세칙 개정 의지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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