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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환
  • 승인 2010.04.1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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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와 자본, 이제는 영영 헤어질 때

‘100년’만의 의료보험 개혁으로 2010년 미국은 새로운 변화에 들떠있다. 민간의료보험 대상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암에 걸린 남편을 지켜줄 수 없었던 아내의 상처와 열이 펄펄 나던 딸을 끝내 저 세상으로 보내준 어머니의 눈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단지 돈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소외받는 이들을 위해 국가가 직접 나선 것이다. 미국이 ‘새로운 변화’에 들떠있다면 우리나라는 ‘엄습할 변화’에 떨고 있다. 의료보험 민영화의 초석을 닦을 ‘의료법 개정안’이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기 때문이다.(현재 우리나라는 공공의료보험이 주가 되고 있다) 의료법 개정안은 △의료인과 환자 간 원격의료 허용 △병원경영지원사업 허용 △의료법인합병 허용 등의 항목으로 겉으로는 허울 좋게 의료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제고 한다지만 실체를 들여다보면 의료산업의 부익부, 빈익빈을 초래해 민간 자본이 얼마든지 쉽게 침투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주장하는 가치인 경제력 강화 및 규제 완화를 국민의 건강과 연관된 의료 부분에 주입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사실 ‘의료와 자본’은 서로 어울릴 수 없는 ‘물과 기름’일지도 모른다. 기존 우리나라와 유럽 선진국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의료는 공공의 영역과 사회주의로 갈수록 올곧은 영향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자본은 다르다. 신자유주의를 토대로 투자하고 합병하며 끝없는 경쟁 끝에 자신의 몸집을 불린다. 이러한 자본과 의료를 서로 섞어두면 ‘의료보험 민영화’라는 끔찍한 기형아가 탄생한다. 이윤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자본이 의료를 휘어잡을 때, 인간의 생명을 담보로 이윤을 추구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최강대국이라고 불리는 미국도 의료보험 민영화의 그늘 앞에서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수많은 국민들이 고통을 받았다. 그리고 100년이 지나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의료보험 개혁안이 통과된 지금도 의료보험 민영화로 배를 불린 자들은 그 중독성을 끊지 못하고 발목을 언제 잡을까만 노려보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의 차례다. 국무회의의 손을 벗어난 의료법 개정안은 이제 국회로 책임이 돌아간다. 국회에서의 치열한 공방은 의료와 자본의 만남을 결정할 것이고 결론이 어떻게 나든 그것은 오로지 국민의 삶의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다만, 이 몇 가지는 분명하다. 의료와 자본이 만나는 순간에는 한동안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 수밖에 없다는 점과, 그것을 다시 교정하기 위해서는 어쩌면 100년이란 시간만큼의 수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한국판 ‘식코Sicko’가 제작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 요즈음 간절하다.

박정환 기자 kulkin85@m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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