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지 양은 어젯밤, 개강총회 자리에서 성희롱을 당한 것 같다. 같은 학과 선배가 김명지 양의 허벅지를 쓰다듬은 것이다. 당시, 다들 곤드레만드레 취한 탓에 ‘실수겠지’라고 넘어갔지만 사뭇 마음에 걸린다. 그래서 김명지 양은 이것이 성희롱인지 알아보고, 도움을 받기 위해 우리대학에 무엇이 있는지 찾아봤다.
우리대학, 상담소 운영과 예방교육 진행
우리대학은 ‘학내 성범죄’를 어떻게 예방 하고 있을까? 우리대학 ‘성희롱 및 성폭력에 대한 규정’ 제2장 제5조 1항을 보면 ‘총장은 연 1회 이상 성희롱ㆍ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여야 한다’고 적혀있다. 이 부분에 대해 우리대학 상담실 김정민 실장(아동학과, 이하 김 실장)은 “교수나 교직원을 대상으로 매년 학내 성범죄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학내 성희롱의 소지가 될 수 있는 행동은 무엇인지, 학내 성희롱 실태는 어떤지, 학내 성범죄 유형에는 무엇이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대학 홈페이지 하단 배너에 위치하고 있는 ‘성희롱 예방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학내 성범죄를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김 실장은 “학생용, 교수용, 교직원용으로 나눠져 있어 자신에게 맞는 교육을 간단하게 받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대학에는 성범죄를 당했을 경우, 상담할 수 있는 상담소도 있다. 우리대학은 ‘성희롱 및 성폭력에 대한 규정’ 제3장 제7조 1항을 근거로 양캠 상담소 안에 ‘성희롱ㆍ성폭력 상담소’(이하 성 상담소)가 부속되어 있다. 성 상담소에는 성범죄에 대한 강좌를 이수하거나 자격증을 가진 전문상담 인력이 항상 상주해 있기 때문에 상담하고 싶은 학우들은 언제든지 가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우리대학 학우에게 성 상담소를 알고 있는지를 묻자, 익명을 요구한 식품영양학과 여학우는 “성범죄에 대해 상담할 수 있는 성 상담소가 우리대학에 있는지 몰랐다”며 “성범죄 예방교육도 중요하지만, 성 상담소에 대한 홍보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타대학, ‘이벤트’나 ‘학생 지킴이’ 등 실시해
그렇다면 성 상담소 홍보 및 학내 성범죄 예방교육이 활성화된 대학교는 없을까? 이화여자대학교 양성평등센터 성희롱 상담실(이하 이화 성 상담실)은 학내 성범죄 예방을 위해 매년 2학기 말, 한 달 동안 ‘성희롱 예방교육 이벤트’를 열고 있다. 온라인으로 성희롱 예방교육을 수료한 학생들 중 추첨을 통해 뽑힌 학생들에게 문화상품권을 수여하는 것이다. 이화여자대학교 양성평등센터 고경희 연구원은 “학내 성범죄의 개념과 유형 등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이벤트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화 성 상담실에서는 학부, 대학원생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해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성희롱이나 스토킹 등의 예방 지침서와 이화 성 상담실을 홍보하기 위한 책자를 제작해 각 단과대학 건물에 상시 배포하고 있다.
또, 학생들이 직접 나서서 학내 성범죄를 예방하고 있는 학교도 있다. 작년 2학기부터 학생들의 신청을 받아 캠퍼스 곳곳을 돌아다니며 늦은 시간, 학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부산대학교의 ‘효원지킴이’ 제도가 그것이다. 늦은 시간까지 공부 혹은 실기 연습으로 귀가가 늦어진 여학생들을 위해 효원지킴이 2명이 여학생과 함께 대동해 근처 지하철 역이나 기숙사, 근처 하숙집으로 함께 이동한다. 효원지킴이 제도에 대해 부산대학교 학생처 박상준 학생지원팀장은 “여학생들에게 호응도가 높은 편”이라며 “반응이 좋아 올해도 실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우리대학도 전문가를 초빙해 특강을 열 계획
우리대학 성 상담소에서도 학우들을 위해 ‘성범죄 예방교육 특강’을 4월 중에 열 예정이다. 김 실장은 “전문가를 초빙해 학내 성범죄의 개념과 판단기준, 유형 등을 위주로 교육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실장은 “성범죄 예방에 관한 구체적 교육에서 나아가 인간 개인간의 관계를 맺기 위한 교육 훈련도 할 예정”이라며 “성별에 국한되지 않는 학내 성범죄 예방교육을 열어 학우들에게 도움을 주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