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인문캠 총학생회 선거는 END일까 AND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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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인문캠 총학생회 선거는 END일까 AND일까
  • 박정환
  • 승인 2010.03.0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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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선거 논란 98일째, 종지부는 아직……
 

지난해 겨울, 2009년 인문캠 총학생회 선거는 끝났다. 하지만 선거 과정에서 벌어진 세칙 위반 논란들은 눈처럼 소복이 쌓이고 어느새 똘똘 뭉친 눈뭉치가 되어 봄이 성큼 다가온 3월 달까지 녹을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2009년 인문캠 총학생회 선거는 정말로 끝난 것인가? 현재 상황과 앞으로의 향방을 들여다봤다.


선거 파행의 책임은 이제 누구에게? 

선거 세칙 위반 논란의 중심에 있던 전 인문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전 중앙선관위), 즉 전 중앙운영위원회는 지난 2009학년도를 끝으로 임기가 끝나 공적으로는 선거 파행 책임에서 자유로운 몸이 됐다. 사실상 지난해 12월 23일 확대운영위원회 소집 무산 이후로 한 달 내내 지지부진하게 끌었던 문제의 실타래를 스스로 풀어놓지 못하고 떠난 것이다. 해결되지 못한 문제는 그대로 2010학년도로 인수인계 됐다. 민들레 한성애 학우(국문 05) 는 “민들레가 주장한 8개의 세칙 위반 사항의 주체는 전 중앙선관위지만, 그 위반사항 중에는 후보자들의 세칙 위반 사항에도 주의 및 경고를 주지 않은 직무유기성 위반이 다수 포함돼 있다”며 “선거 파행 책임에 후보자들 역시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전 중앙선관위가 위반한 △신분증 확인, 선거인 명부 날인, 선거관리위원회 직인 과정을 생략한 투표용지 배부 △투표시간 중 투표함 미봉인 건 등으로 신뢰가 떨어진 3천 표를 얻어 당선된 현 당선자도 선거 파행에 책임을 질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이에 인문캠 총학생회 우성곤 회장(국통 05)은 “당시 후보자 입장에서 전 중앙선관위 결정에 따랐을 뿐”이라며 “민들레가 지적하는 문제를 본인의 문제라고 납득하기 어려우며 문제가 있었더라도 선거 결과를 바꿀 만큼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대의 마지노선, 재투표 vs 다음 선거 시 세칙 개정

지난해 12월 11일 민들레 측이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접수한 ‘당선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은 지난 1월 19일에 심문이 이뤄졌다. 당시 채무자인 학교법인 명지학원에서는 ‘학생자치기구인 총학생회 선거의 책임을 학교 법인에 묻는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취지의 답변서를 보냈다. 결국 이날 심문에서 제21민사부 김용빈 판사는 학교 측의 답변서를 토대로 “채무자 설정이 잘못됐다”며 “가처분 신청을 취하하거나 채무자를 재설정해 가처분 신청을 다시 하라”고 말했다. 이에 민들레 측은 지난 1월 21일 가처분 신청을 취하했으며, 1월 26일 인문캠 총학생회장 당선자 우성곤, 부총학생회장 당선자 김민정을 상대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접수했다. 가처분 신청 명단에서 전 중앙선관위를 제외한데 대해 한성애 학우는 “해체된 전 중앙선관위와 만료된 당선 공고의 효력에 가처분을 신청하는 것은 적합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현 당선자를 상대로만 가처분을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성애 학우와 우성곤 회장은 지난달 2일과 4일, 9일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얘기를 나누었으나 서로의 입장 차만 명확히 확인했다. 우성곤 회장은 “확대운영위원회 같은 기구에서 세칙개정을 할 때 민들레 측 의견을 참고해서 하겠다는 생각을 전달했다”며 “다음 선거 시 세칙개정을 하겠다는 입장 외에 재투표는 불가하다”고 말했다. 한성애 학우는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재선거, 재투표 중에 재투표가 최대 마지노선’임을 밝히며 “선거 문제가 민들레와 총학생회라는 두 단체 간의 이권 다툼이 아닌 만큼 개인적 합의를 통해 해결할 사항이 아니”라고 말했다.

분수령은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지난 2일 심문이 완료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의 판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성애 학우는 “이미 법적 강제성을 갖는 본안 소송 준비는 완료되었다”며 “가처분 심문의 결과에 따라 향후 행방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성곤 회장은 “가처분 판결에 따라 앞으로의 활동이 어느 정도 영향을 받지 않겠느냐”며 “2일 전후로 총학생회 입장을 정리해 밝힐 계획”이라고 전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우들의 의식

현재까지 선거 문제에 관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한 단과대학 학생회는 사회과학대학 학생회(회장 김현아ㆍ행정 07)가 유일하다. 사회과학대학 학생회는 개강 후 전체학생총회 개최를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받을 예정이며 현 총학생회를 인정하지 않고 명칭을 ‘총학생회장’이 아닌 ‘당선자’로 칭하기로 협의했다. 김현아 회장은 “부정선거 논란을 거쳐 당선된 현 당선자들을 총학생회로 인정할 수 없다”며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절차를 걸쳐서 정당성을 되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회과학대학 학생회에서는 새내기 새로배움터 준비로 신입생 명단을 총학생회 측에서 받을 때 공문 수신자를 ‘당선자’로 표기했으며 이로 인해 총학생회 측으로부터 명단을 늦게 받는 등 갈등을 겪기도 했다.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하에 선거 문제를 이야기하는 이도 있었다. 인문대학 학생회 이정우(문창 07) 회장은 “지난해 선거 문제를 전 중앙운영위원회가 마무리 짓지 못한 게 아쉽다”며 “세칙이 만들어지고 오랜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시대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반드시 새롭게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영어영문학과 학생회 최주희(07) 회장은 “전 중앙운영위원회의 문제라 하더라도 현 총학생회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넘어가는 것도 문제가 있다”며 “꼭 재선거가 아니더라도 총학생회 차원의 입장 표명과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몇몇 학과 학생회는 ‘입장을 표명하기 힘들다’라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정동성(경영 03) 학우는 “인터넷을 통해 민들레의 주장을 듣게 됐는데 선거에 관심을 갖게 됐고 상당 부분 공감이 간다”고 전했다.

현재 민들레는 공개적으로 학우 및 단체의 연대 서명을 받고 있으며 학과 회장과 동아리 회장, 언론사에 접촉해 민들레의 활동 계획안을 공개하고, 민들레 활동을 지지해줄 것을 요청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한성애 학우는 “민들레 활동에 대한 학우들의 무조건 적인 지지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며 “학우 개개인이 빼앗긴 ‘유권’을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것을 강조했다. 또, “민들레는 학우들을 대표해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권리를 찾고 싶다’는 생각에서 움직이는 것”이라며 “학생대표자와 학우들이 ‘선거는 학생회의 일’, ‘선거 공방은 총학생회와 민들레의 일’이라는 시각에서 벗어나 학생회의 주인은 본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섰으면 한다”고 전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m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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