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고구마 같은 따스함이 묻어나는 모래내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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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고구마 같은 따스함이 묻어나는 모래내시장
  • 이재희
  • 승인 2009.11.15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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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속에 숨겨진 또 다른 진실 속으로

“재개발하면 모래내시장도 사라지나요?”

우리대학 인문캠 근처에는 가재울뉴타운건설을 위한 재개발공사가 한창이다. 모래내시장은 이번 재개발 구역에 포함되지 않아 사라지지 않지만 ‘이제 다시는 볼 수 없는 건가?’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문제는 재개발보다도 수많은 대형마트의 등장이다. 편리하고 깨끗한 ‘장 보기’ 환경을 제공하는 마트가 젊은 층의 마음을 사로잡은 탓인지 그들은 재래시장을 잘 찾지 않는다.

물건에 붙은 가격표를 바코드가 읽어주는 대로 계산하고 나오는 것이 ‘장 보기’에 대한 의미의 전부일까? 재래시장에는 현대 도심에서 사라져가는 넉넉한 인심, 오가는 정 그리고 사람 사는 맛이 있다. 물건 가격을 흥정하면서 판매자와 구매자는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고,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도심 속에서는 만나볼 수 없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은 재래시장만의 장점이다. 1966년부터 이어져 온 모래내시장. 옛 간판과 건물에 묻은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그곳으로 명대신문이 들어가 본다.

 

도심 속 또 다른 세상과의 만남, 모래내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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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선 가좌역 맞은편으로 건너가면 4구역에 ‘모래내시장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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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불 불조심 365일 불조심’이라는 간판이 눈에 띈다. 2006년 1월, 약 한 시간 동안 모래내시장 입구 부근에 자리 잡은 점포 여덟 곳이 타버린 사건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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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보러 나온 우리 어머니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알록달록한 파라솔은 다양한 ‘물건’이 있는 모래내시장을 보여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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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와 신촌 등지가 인접한 도심 속 다른 풍경, 이곳에 들어서면 시간을 거꾸로 돌려야만 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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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내시장의 낮과 밤. 그 풍경이 사뭇 색다르게 다가온다.

 

 

生生~ 모래내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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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락모락 김이 나는 두부. 보통 마트에서 접할 수 있는 팩에 담긴 두부와는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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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선 손님들로 주인아저씨의 손놀림이 분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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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조금만 더 깎아줄 순 없어요?” 한 손님이 주인과 승강이를 벌이는 동안 또 다른 손님은 지급할 돈을 계산 중이다.

 

정겨움…그 뒤에 숨겨진 다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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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길목으로 통하는 곳에서 모여 있는 상인을 만날 수 있었다. 뒤편으로는 철문으로 굳게 닫아놓은 가게도 보였다. 그곳에서 만난 상인에게서 우리는 그들의 속사정을 들어볼 수 있었다.

우리는 시장을 살리고 싶다.

우리가 다가간 그곳에선 상인 두 분과 손님 한 분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A상인은 카메라를 든 기자에게 “이번엔 또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며 달갑지 않은 눈으로 바라보았다. 본 기자를 공중파 방송국 기자인 줄 안 A상인은 “모래내시장은 그대로 장사 중인데, 재개발 때문에 모래내시장이 사라져 간다는 식의 방송이 나간 이후로 손님 발길이 예전보다 뜸해졌다”며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인근에 학교가 많은데 학생도 자주 오냐는 물음에 “15년 전만 해도 학생이 많이 왔었는데 아무래도 대형 마트가 많이 생겨나고, 젊은 층은 소위 ‘메이커’라는 것을 따지다 보니 재래시장에 잘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25년째 장사를 한다는 A상인은 “여기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 대부분은 2~30년 이상 장사 한 사람들”이라며 “우리가 이제 이곳이 아니면 어디로 가겠는가. 그러니 우리는 시장을 살리고 싶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뷰에 응한 A상인은 끝내 사진 찍는 것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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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뉴타운 지역이 아닙니다. 맛과 서비스로 여러분을 계속 모시겠습니다’라는 플래카드는 모래내시장을 살리고 싶은 상인들의 심정을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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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내시장 뒤편에는 문을 닫은 가게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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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을 앞둔 가게와 문을 닫은 오른쪽 가게, 그리고 정면에 보이는 현대식 건물의 아파트가 대조된다.

 

모래내시장 속 수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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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모자 뜬 것을 판매하는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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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을 파는 할머니의 주름에서 인생 고苦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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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함에 지쳐 졸고 있는 할머니의 모습을 찍으려고 하자 인기척에 놀라 깨신 할머니는 “나 찍는 거야?” 하더니 다시 조는 척을 하신다. 정말 인정 많고 사람 사는 맛이 나는 모래내시장이다.

김동훈 준정기자 kdh3536@mju.ac.kr
이재희 준정기자 jella1007@m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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