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도 Hangeul Day라 부를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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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도 Hangeul Day라 부를 겁니까
  • 황윤식
  • 승인 2009.10.1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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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도 Hangeul Day라 부를 겁니까
지난 9일은 한글이 창제된 지 563년째 되는 날이다. 세종문화회관에서 경축식 행사가 열렸고, 광화문광장에서는 세종대왕 동상의 제막식도 있었다. 인터넷에서는 한글날을 기념해 각 포털사이트들이 로고를 한글로 바꾸기도 했다. 게다가 최근 한글날을 다시 국가 공휴일로 제정하자는 정부의 움직임도 일고 있어 누가 봐도 한글날은 전 국민의 축하를 받는 듯하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듯 우리 스스로 진정 한글을 아끼고 사랑하는지 좀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미 십여 년 전부터 불고 있는 우리나라의 영어열풍을 보다보면 우리들이 한글에 대해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영어가 중요시되어 어릴 때부터 한글보다 영어를 심층적으로 가르치고, ‘영어몰입교육’이라 하며 한글은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기 때문이다. 영어를 배우기 위해 어린 나이부터 유학을 가고, 영어학원을 다녀 영어는 유창하지만 정작 한글은 제대로 쓰지 못하는 아이들이 늘어나는 현실은 씁쓸하기만 하다. 그렇게 자란 아이들이 진정으로 한글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느끼고 아낄 수 있을까.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할 당시 대통령 인수위원회 위원장은 ‘오륀지’ 발언과 함께 ‘외래어표기법을 고쳐야한다’라고 말해 논란을 낳기도 했다. 이처럼 영어는 우리 사회에서 한글보다 ‘위’에 존재한다. 오히려 우리 사회 밖에서는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음에도 말이다.
얼마 전 인도네시아의 소수부족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공식 문자로 채택해 화제가 됐다. 한글의 우수성을 세계에 다시 한 번 떨치는 자랑스런 일이었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한글의 우수성과 별개로 한글을 아끼고 사랑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의 것이고, 우리의 ‘얼’이기 때문이다. 중국 땅을 점령해 청나라를 세웠던 만주족이 중국의 문화에 휩쓸려 결국 자신들의 문화를 잃어버린 것처럼 우리도 남의 것만 쫓아다니다 우리의 소중한 것을 잃지 않도록 항상 주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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