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히 말하자면 나에게 학과는 자부심이다. 경영학과에 들어와서 공부를 하고 교수님들께 수업을 들으며, 비전과 꿈을 갖게 되었고 더욱 성장할 수 있었다. 경영학과인 사실이 말할 수 없이 고맙고 자랑스럽다. 이처럼 자신이 속한 학과의 존재는 어느 학우에게나 학교 생활을 하는데 소중한 한 부분일 것이다. 학과라는 이름 아래 학우들을 하나로 묶어 주고, 그 안에서 서로 웃고 울게 해주던 공동체의 존재가 갑자기 없어진다면? 다른 학과와 통폐합되어 더 이상 그 학과로서 자신을 소개하지 못하게 된다면 기분이 어떨까?
이와 관련하여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북한학과 통폐합에 대한 것이다. 북한학과와 정치외교학과의 통폐합 문제가 거론된 지 벌써 반년이 넘게 지났다. 그러나 학교 당국은 북한학과 학우들의 의견을 온전히 수렴하지 않은 채 일을 진행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기사에서도 쓰여 있듯이 09 학번 학우들은 북한학과의 특수성을 보고 입학했다. 하지만 학과 통폐합의 사실을 뒤늦게 알려, 09 학번 학우들은 혼란스러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또한, 필자의 지인을 포함한 많은 북한학과 학우는 통폐합에 대해서 긍정적이지 않다. 학교가 왜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이런 일을 진행했는지 의문이다. 적어도 사전에 미리 학우들의 의견을 구하고, 통폐합이 왜 필요한지 상호 대화와 협력을 통해서 일을 진행하였다면 지금처럼 반대 의견을 내거나 분열되진 않았을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학과는 학우들에게 있어서 매우 소중한 한 부분이다. 그런데 그런 큰일을 진행하면서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빼앗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학우들에게 있어서 학과가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 번 학우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려해 주었으면 한다.
이미 행정절차까지 마무리되었고 이제 구체적인 방안을 정하는 단계에 있다고 한다. 만약 행정절차가 완료되어 통폐합을 돌이킬 수 없다면 학우들의 이해와 동의를 구할 수 있는 방안이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후에 학과 통폐합이든 그와 관련된 회의든 학우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며 일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학교의 주인이 학우이듯, 북한학과의 주인은 북한학과 학우일 테니 말이다. 부디 그들이 학과에 갖고 있는 소중한 의미와 마음이 사라지지 않도록 통폐합이 잘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신형(경영 06)
임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