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식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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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년식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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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10.07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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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 학우에게 ‘성년식’을 묻다

 

오늘날 퇴색된 성년식을 되짚고, 성년식의 진정한 의미를 알아보고자 명대신문은 지난 15일 인문캠 생활관 4층 세미나실에서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인 박수아(철학 07) 학우(이하 박), 중국인 초언리(디미 06) 학우(이하 초), 일본인 아베 유카리(한국어학당) 학우(이하 아베), 오호리 유카(한국어학당) 학우(이하 오호리), 인도네시아인 라흐마와티 비니(국문 09) 학우(이하 라흐)가 참여했다.

질문1. 한국의 성년식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대체로 어떤 모습이었나?
오호리: 한국의 성년식에 대해선 잘 모른다. 하지만 처음 한국의 성년식을 봤을 때 의외였던 점이 있다. 성년식을 가족들과 치르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대체로 성년식을 친구ㆍ선배들과 함께 보낸다는 것이었다.
라흐: 나도 좀 의외였다. 나는 한국이라는 나라가 전통을 굉장히 중요시하는 나라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라의 전통 의식 또한 엄격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개방적인 나라였고, 서양 문화를 많이 수용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질문2. 학우들의 나라에서는 성년식을 어떻게 치르고 있는가?
박: 나는 남자친구와 성년식을 보냈다. 대개 사람들처럼 선물을 주고받았는데 나는 향수와 케이크를 선물 받았다. 선ㆍ후배들과는 장미꽃을 주고받았다.
초: 중국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애국심을 키우기 위해 ‘소년 선봉대’에 들어간다. 전국의 모든 어린이는 ‘소년 선봉대’에 들어가는데 이곳에 들어가면 중국 국기에서 따온 빨간 리본을 목에 달아야 한다. 중학교 2학년이 되면 목에 달고 있던 빨간 리본을 후배에게 묶어 주는 행사를 진행한다. 빨간 리본을 푼다는 것은 소년 선봉대를 나간다는 의미이며, 곧 성인이라는 뜻이다. 그렇지만 한국처럼 특별히 선물을 주고받진 않는다.
오호리: 일본은 성년식에 기모노를 입고 유명 인사들의 공연을 보며, 성년식을 대학축제처럼 즐긴다. 이날은 가족과 식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기모노를 입고 젊은 시절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기도 한다. 일본은 성인식을 치르는 성년의 날을 공휴일로 지정해 놓았다.
아베: 한국이 성년의 날에 많은 소비를 하는 것처럼 일본도 성년의 날에 입는 기모노에 많은 돈을 들이는 편이다. 기모노는 한국 돈으로 치자면 300만 원 정도에 빌릴 수 있다. 물론 대여 이외에도 화장이나 머리 손질 등을 제공하지만 비싼 기모노는 1천만 원 정도이기 때문에 큰 부담이 되곤 한다.
라흐: 인도네시아에서는 17살 생일에 성년식을 맞는다. 친구들을 집에 초대하고, 부모님과 함께 선물을 주고받는 식이다. 친구들과는 서로 속옷을 선물해 주기도 한다. 인도네시아의 성년식은 여자, 남자가 다르게 치러진다. 남자는 처음 몽정을 했을 때, 여자는 처음 생리를 시작했을 때 부모님이나 친구에게 알리면 그때부터 성인으로 인정받는다. 인도네시아 인구의 90%가 이슬람교이기 때문에 성년식에 이슬람 문화가 섞여 있기도 하다. 성년식과 함께 진행되는 기도도 인도네시아의 종교적 믿음을 더욱 단단히 하는 역할을 한다. 또, 인도네시아 내에는 민족도 다양하기 때문에 각 민족마다 성년식도 다르다. 

질문3. 한국의 성년식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 또, 어떤 점이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초: 현재 한국의 성년식도 크게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오히려 선물이나 꽃을 주고받는 모습은 현 시대 한국의 성년식 문화 중 일부라고 생각한다.
라흐: 한국은 동양 국가임에도 서양 문화가 많이 스며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인도네시아도 현재 서양 문화를 무분별하게 수용해 전통 문화가 사라지는 것을 우려하는 실정이다. 한국도 전통 문화의 틀을 잃지 않는 선에서 서양의 성년식 문화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 겸허한 자세에서 이루어져야 할 성년식이 ‘화이트데이’나 ‘발렌타인 데이’처럼 단순히 선물을 주고받거나 술을 마시는 날에만 머물고 있다. 성년으로서의 책임을 갖기보단 물질적인 것으로만 축하하는 날인 것 같다. 다른 나라의 성년식처럼 한국도 개성있는 행사를 하면 좋겠다. 한국도 일본처럼 성년식에 한복을 입어 보는 것도 좋겠다. 무엇보다 성년식은 성인으로서 책임과 의미를 생각해봐야 한다.

이번 간담회를 통해 나라별로 성년식이 가지는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성년식을 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성년식이 미성숙한 청소년에서 성인으로 거듭나는 것을 인정해준다는 점은 모든 나라의 공통점이었다. 이처럼 성년식이 가지는 본래 의미를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재희 수습기자 jella1007@m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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