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무게를 나누는 방법을 아시나요? <1066호(종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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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무게를 나누는 방법을 아시나요? <1066호(종강호)>
  • 김해림 (국문 17) 학우
  • 승인 2019.12.10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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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판단할 수 없다. 상황을 직접 겪어보지 못하면 그 상황에 대해 알지 못하고, 누군가의 삶을 직접 살아보지 않으면 그 삶을 완벽히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인간이 겪는 감정 중 슬픔은 감히 공감한다고 말하기 어려운만큼 판단 또한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기에 우리에게는 이해와 소통을 겸비한 이타성의 마음을 지니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관련 논란이 불거진 법안 중 하나인 ‘민식이법’은 9살 초등학생 아이를 잃은 부모의 슬픔으로부터 파생된 법안이다. 이 법안의 명칭은 2019년 9월 11일, 충청남도 아산의 어린이 보호구역 건널목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김민식 어린이의 이름을 따 만들어졌는데, 어린이 보호구역 내 신호등과 과속 단속 카메라 설치 의무화 및 구역 내 교통사고 사망 발생 시 가중 처벌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피해자의 부모는 동일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법안의 발의를 요구했다. 부모가 ‘아이콘택트’라는 방송에 출연하며 국민적인 지지를 얻기 시작했고,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도 동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이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11월 29일 자유한국당은 국회 본회의에 오른 모든 안건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고 한다. 여기서 제외 대상으로 선정된 것 중 하나가 ‘민식이법’이다.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청원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도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는 상황. 우리는 혹시 인간적인 이타심보다 이해관계의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갑작스레 얻은 관심은 금세 사라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그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어디서든 피를 머금으며 소리치고 있다. 피를 토해내는 과정에서 슬픔의 무게로 온 몸이 짓눌려져있는 그들에게 짧은 목소리 하나, 투표 하나, 청원 동의 하나가 조금은 살아갈 힘을 북돋아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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