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미디어 춘추 전국시대 [1065호]
상태바
1인 미디어 춘추 전국시대 [1065호]
  • 이정환 기자
  • 승인 2019.11.25 11: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밀레니엄 세대부터 실버세대까지, 지금은 1인 미디어 세상

지난해 6월,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세계 스마트폰 보급률 1위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대중화는 곧 △유튜브 △아프리카TV △페이스북 등 1인 미디어의 이용률을 높였으며 최근에는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1인 미디어에 참여하고 있다. 이른바 ‘먹방’으로 불리는 음식 먹는 영상을 넘어서, 현재는 다양한 주제의 영상을 보여주며 1인 미디어 시장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다. 1인 미디어는 IT기기에 능숙한 20대뿐만 아니라 60대 이상 실버세대의 이용과 참여도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우리나라를 강타한 1인 미디어 세상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TV에 진출한 1인 미디어

현재 1인 미디어는 기성 미디어인 TV까지 진출한 상태다. 기존 TV 프로그램이 연예인의 일상을 조명했다면, 1인 미디어 제작자와 '합동방송'을 하는 현재의 TV 프로그램은 1인 미디어 제작자의 생활을 조명하고 있다. JTBC 예능 ‘랜선라이프-크리에이터가 사는 법’은 1인 미디어 제작자의 생활을 소개해 최고 시청률 3.1%(시청률 조사 기업 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는 등 호응을 얻었다. 또한 스포츠해설 중계를 1인 미디어 제작자에게 맡기는 등 TV 프로그램 제작사들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처럼 제작사들이 1인 미디어 시장에 진입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1030세대를 겨냥한 시청률과 광고이다. 미디어 시장의 핵심소비층인 1030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영상 콘텐츠는 1인 미디어 시장인 유튜브와 아프리카TV에 넘쳐난다. 이들이 선호하는 영상 콘텐츠는 짧은 시간 안에 볼 수 있는 클립 형식 또는 실시간 개인방송 콘텐츠다. 반면, TV 이용시간은 전 연령층에서 점차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메조미디어의 2018년 조사에 따르면 10대는 13.9%, 20대는 17.3%만 TV를 시청했다. 또 30대의 경우 2017년 대비 TV를 보지 않는 비율이 76.0%에 도달하는 등 1030세대에서 TV는 자주 활용되는 미디어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TV 시청률이 줄어들자, 광고주들도 모바일 광고가 포함된 디지털 광고시장으로 이동 중이다. 지난 2월, 제일기획이 발표한 ‘2018년 대한민국 광고비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모바일 광고비는 2조 8,011억 원으로 전체 1위다. 반면, 지상파 TV 광고비는 1조 4,425억 원으로 모바일 광고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러한 까닭에 TV 프로그램 제작사들도 유튜브 같은 1인 미디어 시장으로 옮겨가 짧은 시간 동안 영상을 즐길 수 있는 클립 형식으로 콘텐츠를 구성하고 있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1인 미디어 세상

1인 미디어의 흥행은 비단 1030세대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하루하루 성장하는 모습을 공개한 ‘서은이야기’의 주인공은 4살인 신서은 양이다. 구수한 말솜씨와 메이크업 실력으로 화장품 모델까지 꿰찬 박막례 씨는 나이 일흔이 넘어 개인 방송을 시작했다. 먹방이 주 콘텐츠인 ‘영원씨 TV’의 김영원 씨는 80세다. 또한, 기존 연예인들도 1인 미디어를 이용하는 중이다. 유튜브 채널 ‘백종원의 요리비책’은 백종원 씨가 출연하여 자영업자에게 도움이 될 이야기와 레시피를 전수한다. 해당 채널은 개설한 지 2일 만에 구독자 100만 명을 달성하는 등 엄청난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아울러, 개그맨들도 예능 1인 미디어를 제작하거나, 기존 연예인들이 BJ들과 같이 1인 미디어 방송을 하는 형태인 합동방송을 통해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세대에서 1인 미디어 제작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시청자의 연령대도 점차 다양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앱 · 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이 지난 8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스마트폰 이용자의 앱별 사용현황을 조사한 결과, 유튜브는 총 사용시간이 약 460억 분으로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한 앱으로 확인됐고, 가장 오래 보는 건 10대였다. △10대는 평균 2,500분 △20대는 평균 1,882분 △50대 이상의 세대는 평균 1,206분을 사용하며 3위에 올라 다양한 세대에서 유튜브를 즐겨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 앱, 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2019년 8월 기준,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한 앱이 유튜브로 확인되었다.

이렇듯 1인 미디어가 강세인 가운데, 유명 1인 미디어 제작자들은 1인 미디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5만 구독자를 보유한 1인 미디어 제작자 ‘런업(Learnup)’과 인터뷰를 가졌다.

Q. 1인 미디어가 전 연령을 아우르며 인기가 있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동영상 매체의 우수성이 크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글 △그림 △동영상 △음악 등 다양한 전달 매체가 있는데, 그중에 동영상 매체는 △글 △그림 △음악을 적절히 활용해 강력한 설득력을 가질 수 있어 동영상 매체가 가장 우수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시청자들이 타성에 젖은 기존의 방송국들에 대한 염증이 존재한 반면에 1인 미디어 플랫폼은 틀을 벗어난 신선하고 다양한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1인 미디어가 다양한 세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1인 미디어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조언한다면?

A. 요즘은 공중파 방송들이 1인 미디어라는 플랫폼에 들어와 활동하고 적응하면서 사람들이 1인 미디어가 레드오션이 되었다고 생각할 순 있습니다. 하지만 공중파적인 편집과 프로그램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콘텐츠를 만들고 자신만의 개성과 진정성을 갖고 승부를 한다면 1인 미디어 플랫폼에서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 기자가 참여한 1인 미디어 세상은 ...

1. 유튜브 채널 개설: 1인 미디어를 직접 체험하기 위해 지난 9월 8일에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채널명은 ‘도전하는복학생’으로 유튜브에 도전하는 기자의 현 상황을 반영한 채널명이다. 그리고 해당 채널이 어떤 채널인지 알리는 채널 정보란에 “복학생의 도전하는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입니다!”라는 짧은 소개글을 적었다. 이로써 해당 채널은 ‘대학생 브이로그’라는 정체성을 갖게 되었다.

2. 첫번쨰 영상 제작기 - 채널 소개 영상

① 영상촬영-기자는 지난 여름방학 기간 동안 체중이 많이 증가해 체중감량의 필요성을 느껴 첫 영상에서 ‘채널 소개’와 ‘다이어트 도전기’를 다루기로 했다. 아무런 대본 없이 스마트폰 카메라로 영상촬영을 시작했다. 촬영을 처음 진행하다 보니 멘트도 꼬이고 생각을 잘 전달하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힘들게 채널 소개와 다이어트 도전에 대한 각오를 말하고 겨우 첫 영상촬영을 마쳤다.
② 편집-촬영된 영상을 편집하기 위해 영상편집 초보자도 쉽게 다룰 수 있는 편집 프로그램을 찾아 다운로드했다. 유튜브로 편집활용법을 배웠지만 영상편집 프로그램에 익숙하지 않은 기자는 편집과정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전체 영상에서 원하는 부분만 영상에서 나오도록 하는 ‘컷편집’ 작업이 지루하고 힘든 작업이었다. 이후 특수효과와 자막 넣기를 했다. 특수효과는 프로그램 내 자체적인 특수효과를 적용하여 수월하게 편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자막을 넣는 작업에서 시간이 다소 걸렸다. 기자가 원하는 타이밍에 자막을 띄우기가 쉽지 않아 한 줄의 자막을 넣는데 적게는 1분, 많게는 3분이 걸렸다. 특수효과와 자막 넣기 편집을 하는 데 3시간이나 소요됐다.

3. 홍보 그리고 유튜브 휴식기: 첫 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후 각종 SNS를 활용해 홍보했다. 홍보를 진행하고 일주일이 지난 9월 15일 기준, 구독자가 30명으로 늘었고 좋아요는 15개, 첫 영상 조회수는 100회를 넘겼다. 기자의 유튜브 활동을 응원한다는 댓글도 3개가 달렸다. 제작자가 힘들게 게재한 영상을 대중들과 공유하며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신기한 경험이었고 소통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유튜브로부터 오는 스트레스도 상당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채널을 열람하며 △구독자 △조회수 △좋아요 △댓글 수치를 확인하고 채널 성장이 더딤에 무기력함을 느끼기도 했다. 또한, △과제제출 △아르바이트 △기사작성 등의 핑계를 대며 두 달 동안 영상편집을 하지 않았다. 덕분에 첫 영상을 올린 후 두 달이란 유튜브 휴식기를 가지게 됐다.

 

▲첫 영상에 대한 피드백이다.

4. 두 번쨰 영상 제작기: 영상편집에 부담을 느껴 지난 두 달 동안 유튜브 활동을 일절 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떻게든 유튜브 활동을 이어나가고 싶어 편집하는데 시간이 적게 들고 재미요소까지 있는 ‘카피추 따라 하기’(가요를 임의로 편곡해 웃음을 유발하는 패러디 영상) 영상을 제작했다. 친구들과 가요를 재미있게 편곡해 부르는 모습을 담고, 웃음을 유발할 만한 부분을 컷편집했다.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 후 올리는데 1시간이면 충분했다. 이번 영상은 홍보의 효과가 조회수 증가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일절 홍보를 안 해봤다. 그 결과, 영상 업로드 후 12시간 동안 조회수는 단 6회였다.

5. 세 번쨰 영상 제작기

① 새로운 시리즈물 기획, 홍대 밥집 탐방-이번 영상에서는 ‘홍대 밥집 탐방(이하 홍밥탐)’이라는 콘텐츠 이름으로 서대문구와 마포구에 있는 대학가 밥집 리뷰(Review) 시리즈물을 기획했다. ‘신촌과 홍대 부근에서 매일 1끼 이상 외식을 해온 복학생이 알려주는 밥집 추천’ 콘셉트로 사전에 대본을 작성했으며 대본 작성에 든 시간은 6시간이었다. 그리고 밥집을 선정할 때 대학생 기준에서 가격이 합리적이면서 음식이 맛있고 양이 많은 곳으로 선정했다. 아울러, 기자뿐만 아니라 기자의 지인과 동행해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고자 했으며 음식의 맛뿐만 아니라 △밥집의 분위기 △주차 가능 여부 △서비스 등도 같이 리뷰하도록 기획했다. 기자와 지인들은 ‘홍밥탐’의 첫 밥집 촬영을 위해 우리 대학 부근에 있는 한 식당으로 향했다.

② 영상촬영-먼저 사장님께 홍밥탐의 촬영 취지와 영상물의 유튜브 업로드에 관해 설명해 드리고 촬영허가를 구했다. 사장님께서는 흔쾌히 촬영을 허가해 주셨다. 그리고 첫 영상에서 ‘한 화면에 머물러 있는 영상이라 시청하는데 다소 지루함이 있었다’는 피드백을 반영해 두 개의 스마트
폰 카메라로 촬영을 진행했다.

③ 편집-시청자의 지루함을 덜기 위해빠른 전개 위주의 컷편집을 했더니 편집시간은 오히려 더욱 늘어났다. 하지만 사전에 작성한 대본을 가지고 편집을 진행하니 이전보다 영상미가 좋아졌다. 그리고 편집에 든 시간은 이틀에 걸쳐 총 10시간이었는데, 편집하는 데 익숙해지고 영상미가 좋아지는 것이 눈에 보여 편집이 조금씩 재밌어지기도 했다.

▲‘홍대 밥집 탐방’ 영상의 일부분이다.

6. 총평 - 쉽게 도전하는 1인 미디어, 쉽지 않은 길이다

약 두 달에 걸쳐 3편의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기자의 홍밥탐 영상을 보고 ‘거기에 갔는데 음식이 맛있었다’는 댓글을 보며 뿌듯했고 영상제작을 통해 △기획 △촬영 △편집을 경험할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하지만 1인 미디어 활동을 본업과 겸업하기란 쉽지 않았다. 우선, 영상제작 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노력이 너무 커 1인 미디어 활동을 지속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또한, 기자의 경우 영상 3개를 제작하는데 들어간 시간이 25시간이 넘게 걸렸지만, 이에 대한 보상은 개인적인 만족감을 얻는 데 그쳤다. 기자가 영상제작에 들인 시간을 최저시급으로 환산해 보면 20만 8천750원인데, 유튜브가 정한 수익창출 라이센스 기준(구독자수 1,000명 및 총시청시간 4,000시간 이상)을 충족하지 못해 유튜브로부터 적절한 금전적 보상을 받는 것도 어려웠다. 하지만 누구나 소자본으로 활동할 수 있고, 시청자에게 자신의 매력을 전달해 인기를 끌면 큰 부를 축적할 수 있다는 건 1인 미디어의 큰 장점이다. 그러나 한 달에 36억을 버는 6살 어린이의 채널, 보람튜브와 같은 일부 성공사례를 보고 1인 미디어에 대한 장밋빛 희망을 품으며 1인 미디어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재고해 보아야 할 것이다. 50만 구독자를 보유한 1인 미디어 제작자 ‘맛상무’는 “1인 미디어가 점차 레드오션이 되어가고 있어 충분히 보고 공부하여, 확실한 콘셉트로 경쟁해야 한다”며 “처음부터 설계를 잘 해야 한다”고 말해 1인 미디어로 성공하기 위해선 ‘충분한 준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1인 미디어는 이미 레드오션이 되었고 성공한 1인 미디어 제작자가 되어도언행 실수로 채널이 삭제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쉽게 도전할 수 있는 1인 미디어, 하지만 그 길은 험지가 되어가고 있다. 남들과 차별화된 콘셉트와 나만의 진정성을 갖춘 준비된 자만이 1인 미디어 시대에서 성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 인문캠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거북골로 34 (명지대학교) 학생회관 2층
  • 자연캠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명지로 116 학생회관 2층
  • 대표전화 : 02-300-1750~1(인문캠) 031-330-6111(자연캠)
  • 팩스 : 02-300-175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승환
  • 제호 : 명대신문
  • 창간일 : 1954년 11월
  • 발행인 : 유병진
  • 편집인 : 송재일
  • 편집장 : 한지유(정외 21)
  • 디자인·인쇄 : 중앙일보M&P
  • - 명대신문의 모든 콘텐츠(영상, 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명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jupress@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