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기말고사 점수도 알고 싶습니다’ 미궁 속의 성적 공지 시스템 <10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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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기말고사 점수도 알고 싶습니다’ 미궁 속의 성적 공지 시스템 <1065호>
  • 김영은 기자
  • 승인 2019.11.25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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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라면 한 번쯤은 신경을 써 봤을, 그리고 어쩌면 가장 민감하게 여겨질 수 있는 ‘성적’. 우리 대학은 매 학기가 끝날 때마다 종합정보시스템인 Myiweb을 통해 개인의 수강성적을 조회할 수 있다. 그러나 A+, A0, B+, B0 등의 최종성적은 조회가 가능하지만 왜 그 성적을 받게 되었는지에 대한 세부내용은 자세히 알기가 힘들다. 특히 기말고사 성적의 경우 아예 공지가 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매 학기가 끝날 때마다 우리 대학 홈페이지 학생통합민원센터와 대나무숲, 에브리타임과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불만이 담긴 게시글이 올라온다. 학생은 본인의 성적에 대해 자유롭게 알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학업에 열중을 다해도 정작 본인의 세부성적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우리 대학의 성적공지 시스템에 대해 살펴봤다.

우리 대학의 성적공지 시스템
우리 대학의 강의 대부분은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실시한다. 하지만 중간고사, 기말고사와 더불어 과제와 출석 등이 평가에 반영되는 강의도 있고 반영 비율 역시 수업별로 상이하다. 이처럼 성적에 반영되는 항목과 비율은 각 강의마다 천차만별인 반면, 정작 학우들이 알 수 있는 세부성적은 중간고사 점수와 과제점수에 그치고 마는 경우가 많다. 특히 기말고사 점수는 아예 공개되지 않은 채로 학기가 마무리 되고 곧바로 최종성적이 공지된다.

▲ 한 학기가 끝난 시점, 실제로 우리 대학에서 공개하는 세부 성적조회 화면이다.

성적조회 화면에서 알 수 있듯, 대부분의 강의는 중간고사와 과제점수 및 비율은 공개되지만 출석점수나 기말고사 점수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그리고 학기가 마무리된 후, 곧바로 해당 강의의 최종성적이 공지되기 때문에 학우들은 자신의 성적이 어떻게 산출됐는지는 자세히 알기 어렵다. 공개되지 않는 기말고사 점수를 알기 위해서는 개인적으로 해당 강의의 담당교수를 찾아가거나 연락망을 통해 문의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교수와 학생 모두에게 번거로움이 따르고 학우들은 본인의 세부 성적을 알지 못해 답답해하는 경우가 많다. 김동원(국문 17) 학우는 “기말고사 세부 성적이 궁금해서 2학기 종강 후 성적을 문의한 적이 있는데, 교수님이 개인 휴가를 떠난 상태라 메일 확인이 늦어지는 바람에 1월이 돼서야 뒤늦게 성적을 전달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성적 관련 문의나 이의 신청을 할 경우 정중하게 말씀을 드린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교수님이 주신 성적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는 뉘앙스를 풍기게 되는데, 졸업 전까지 계속 봬야 할 전공 교수님 같은 경우에는 말씀드리기가 좀 더 민망하고 서로 불편한 감이 있다”며 “물론 친절히 알려주시긴 하지만, 교수님도 성적을 다시 찾아서 개인적으로 공지해줘야 하니까 번거로움이 따를 것 같아 죄송했다”고 덧붙였다.

▲우리 대학 학생통합민원센터에 올라온 기말고사 성적 공개 관련 민원 게시글이다.

성적 공개와 관련된 우리 대학 규정은?
「학칙 시행규칙(학사과정)」제9절 <시험 및 성적> 제96조를 보면 ‘각 교과목 담당교수는 성적입력기간 내에 수강학생에게 성적평가 결과를 공개함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성적입력기간 내에 성적평가 결과를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것은 예외 상황도 존재한다는 의미로, 성적입력기간 내에 반드시 성적을 공개해야 한다는 조항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렇기에 중간고사 성적이 뒤늦게 공개되고, 오래 전에 제출한 과제 점수도 한참 뒤에야 공개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학사지원팀 측에서는 “모든 강의에는 중간고사나 과제 관련 항목을 입력하는 '학기중 성적입력기간'이 정해져 있긴 하지만 이는 교수의 여러 사정으로 인해 정확한 기간을 정해두지 않고 폭넓게 교수재량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아무래도 학교 측에서 중점으로 두는 것은 학기중 성적입력 기간이라기보다는 최종성적 기간이며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에는 규제가 이루어진다”고 답변했다. 더불어 「학칙 시행규칙」 제97조에 따르면 ‘각 교과목 담당교수는 학기말시험 종료일로부터 7일 이내에 해당 교과목 학생들의 성적등급을 종합정보시스템에 입력해야 한다. 다만, 기간 내에 입력하지 못할 사유가 발생한 교과목 담당교수는 사전에 교육지원처장과 협의하여 학사업무 진행에 지장이 없도록 하여야 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즉, 학기말시험이 종료돼 종강한 강의의 경우 7일 이내에 기말고사 성적이 아닌 최종 성적을 Myiweb에 입력해야 한다는 규정이다. 결국 기말고사 세부 성적을 공개해야 한다고 명확히 명시되어 있는 규정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기말성적을 모르니까 정정기간에 이의신청을 하게 돼요

▲ 우리 대학 ‘규정관리시스템’에 공개되어 있는 성적 이의신청 관련 학칙이다.

기말고사 점수를 포함한 세부성적을 알 수 없는 학우들은 본인의 성적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특히 예상했던 것보다 낮은 성적을 통보받았을 때에는 더욱 의문이 든다. 때문에 매 학기가 마무리될 때마다 수많은 학우들이 담당교수에게 성적 이의신청을 하곤 하는데, 이 과정에서는 자연스레 학우와 담당교수 모두에게 어쩔 수 없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게다가 이의신청 기간이 끝나갈 쯤 뒤늦게 성적이 공지되거나 교수로부터 답이 올 경우 이를 정정하기가 더욱 어려워지는 상황도 발생한다. 또한 모든 교수가 이의신청 메시지에 즉각 응답하는 것은 아니며, 응답이 늦는 경우 성적 정정기간이 지나 정정이 불가능해지기도 한다. 우리 대학 인문대학 소속 익명의 교수는 “학기가 끝나고 문자나 이메일을 통해 학생들로부터 기말 성적이 궁금하다는 연락을 받으면 개인적으로 피드백을 해주는 편”이라며 “최종 성적을 산출하기 이해서는 어차피 기말고사 성적을 입력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학교 측에서 성적 공개가 가능한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학생들도 번거로움을 덜 것 같다”고 말했다.

성적공지시스템, 개선될 수는 없을까

학우들이 지속적으로 불편함을 느끼고, 매 학기가 끝날 때마다 민원이 제기되는 기말고사 성적공개문제. 학사지원팀에게 이러한 성적공개시스템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묻자, “정책적인 부분과 관련해서 극비사항도 아니고 본인 점수를 본다는 취지이기에 학생들의 불만이 많다면 계속 비공개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학생들이 성적의 세부 산출과정을 보고 싶다고 한다면 논의를 통해 학기중 성적처럼 학기말 성적도 알 수 있게 시스템 상으로 최종성적을 공개하도록 해 보겠다”고 답했다. 덧붙여 “다만 성적 산출 과정이 등급제, 상대평가제이기 때문에 학기말 시험성적이 공개된다고 하더라도 성적이나 등급에 관한 문제해결에 있어서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요구가 있다면 공개하도록 노력해보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우리 대학 성적 공지 시스템이 진정으로 학우들에게 환영받을 수 있도록, 앞으로의 시스템 변화에 있어서 학우들의 다양한 의견과 불편사항에 귀를 기울여야 할 학교 측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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