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발생한 인문캠 불법촬영 범죄 <1064호>
상태바
또 다시 발생한 인문캠 불법촬영 범죄 <1064호>
  • 김영은 기자
  • 승인 2019.11.11 09: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장실 내 불법촬영 범죄 재발해

지난달 8일 오후 7시쯤, 인문캠 경상관 7층 여자화장실에서 불법촬영 범죄가 발생했다. 당시 용의자는 화장실 칸에 있던 대학원생을 몰래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고 접수를 받은 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피해자는 화장실 칸 너머로 자신을 촬영하는 스마트폰을 발견했지만 현장에서 바로 달아난 용의자를 목격하지는 못했고, 이후 경찰에 신고했다. 우리 대학에서 불법촬영 범죄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7년 9월 6일, 인문캠 학생회관 1층 여자화장실에서도 불법촬영 범죄가 발생했는데, 당시 가해자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옆 칸에서 볼일을 보는 대학원생을 촬영하는 범죄를 일으켰다. 우리 대학은 화장실을 비롯한 내부에 외부인의 자유로운 출입이 가능하며, 범죄가 발생한 경상관 7층 여자화장실 앞에는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현재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건 발생 이후 교내 성희롱 · 성폭력 상담센터의 지희수 상담원은 “사건이 발생했을 때 성희롱 · 성폭력 상담센터 측으로 신고가 접수된 것은 아니고, 그 이후에 사건이 기사화되며 알게 됐다”며 “사건이 발생했음을 알고 난 후 지난달 18일에 대책위원회를 열었고, 학생복지봉사팀 측에서 CCTV 추가 설치 및 안심콜 서비스 등을 후속 조치 방안으로 마련할 예정이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또한 “피해자가 어디에 신고를 해야 할지 당황스러울 수 있기에 신고 절차와 불법촬영 관련 매뉴얼을 홈페이지 및 게시판에 게시했다”며 “수시로 불법촬영 점검이 실시되는 장소라는 것과 신고 전화번호가 적힌 스티커를 추가적으로 제작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문캠 학생복지봉사팀 권혁민 계장은 외부인의 대학 내부 출입에 대해 "아무래도 대학은 열린 공간이다보니 외부인을 통제하는 규정을 바로 만들기까지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현재 우리 대학은 외부인 출입 규정을 따로 마련해두고 않고 있다.

두려움과 분노의 목소리

▲사진은 지난달 14일, 인문캠 학생회관 1층에 붙은 대자보의 모습이다.

교내에서 비슷한 범죄가 또다시 발생한 것에 대해 학우들은 분노를 표했다. 손지원(국문 17)학우는 “일단 이런 사건이 재발했다는 것이 너무 속상하고, 불안함과 당혹감을 느꼈을 피해 학우가 걱정된다”며 “안 그래도 요즘 화장실을 갈 때마다 ‘혹시 카메라가 있지는 않을까’ 싶어 확인하곤 하는데 앞으로는 절대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한 인문캠 페미니즘 모임 레드북 클럽에서는 지난달 14일, 교내에 대자보를 붙이기도 했다. 이에 레드북 클럽에 소속된 익명의 학우는 “8일에 불법 촬영 범죄가 발생하고 그로부터 며칠이 지났는데도 총학생회나 학교 측의 입장 발표가 없어서 대자보를 쓰게 됐다”며 “재작년에도 동일한 범죄가 발생한 바 있지만, 이후에 학교 측에서 실질적으로 시행한 대처가 없다고 느껴졌고 논의 또한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범죄를 완벽히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아니지만 우선적으로 가장 필요한 것은 CCTV설치 확충인 것 같다”고 덧붙이며 “교내 성폭력 · 성희롱 상담센터에서 곧바로 불법촬영 범죄 대응 매뉴얼을 게시판에 배포한 것에 감사하다. 그렇지만 이를 일시적으로 배치하지 않고 영구적으로 배치한다면 더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CCTV 추가 설치와 관련해 총무시설팀에 문의한 결과, 김남각 팀장은 “현재 각 층마다 화장실 앞에 CCTV를 설치하고자 업체에서 견적을 받고 있는 상태”이고 “견적이 나온 후 예산 협의 과정을 한 번 더 거쳐야 하긴 하지만 CCTV는 설치 진행 중에 있다”고 전했다.

범죄 재발을 막기 위한 대처는?

▲사진은 학생복지위원회의 무료 제공 물품인 '불법 카메라 간이 적발 카드'의 모습이다.

인문캠 학생복지위원회(이하 학복위)는 불법카메라 탐지기를 통해 정기적으로 ‘불법촬영카메라 탐지 사업’을 진행 중이며, 서대문 경찰서와 협력해 불법 촬영기기 탐지 사업을 강화해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기존의 무료제공 물품에 ‘불법 카메라 간이 적발 카드’를 추가했으며, 학복위에 방문할 경우 1인당 1개의 불법 카메라 간이 적발 카드를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 학복위 김희중 회장(행정 14)은 “학생자치기구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봤는데, 가장 먼저 원래 진행하던 몰래카메라 탐지 사업을 강화할 예정이다”며 “학생복지위원회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몰래카메라 및 불법촬영 관련 신고나 문의를 받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배포된 매뉴얼을 보면 즉각적으로 경찰에 신고를 하라고 쓰여 있지만, 만약 그게 망설여지거나 어려운 분은 학생복지위원회 측으로 연락을 주시면 학우와 경찰을 연결하는 중간자로서 최선을 다해 도움을 드릴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사건 발생 이후, 인문캠 ‘허브’ 총학생회는 △교내 층별 복도 CCTV 추가 설치 △비상벨 설치 △학생회관 지하 샤워실 잠금장치 설치 △현재 설치된 CCTV 기능 검사 등의 사항을 학교 측에 요청한 상태다.

호기심이 아니라 흉기입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에 따르면,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처벌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대학가 내의 불법촬영 범죄는 이어져왔다. 지난해 10월, 동덕여자대학교는 20대 외부인 남성이 알몸으로 캠퍼스를 누비며 음란행위를 한 사건이 벌어진 이후 외부인 출입시스템을 신설했다. 모든 건물에 학생증을 찍어야만 들어갈 수 있도록 카드 리더기를 설치했고, 각 건물과 층에 설치된 CCTV를 관리하는 통합관제센터 운영을 시작했다. 또한 작년 5월과 8월, 동국대학교와 서울대학교에서도 여자화장실에 숨어있던 남성이 붙잡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각 대학은 주기적으로 몰래카메라 감지 사업을 벌이는 등, 대학가에서 발생하는 불법촬영 범죄의 재발을 막기 위한 후속 조치를 하고 있다. 우리 대학은 추가 CCTV 설치를 진행중이며 학생자치단체에서도 불법촬영 범죄 재발 방지를 위해 후속 조치를 마련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건 발생을 학우에게 알리고 대처 방안 마련 및 입장 표명 과정에서 학교와 총학생회의 움직임이 다소 늦어서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후의 범죄 예방 및 사후 대처에 있어 학교와 총 학생회 측의 적절하고 신속한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재작년 법무부에서 주최한 '제2회 성폭력 근절 포스터 공모전' 대상 수상작에 담긴 문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