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 수술실 내 CCTV 설치 의무화는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다. 〈10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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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 수술실 내 CCTV 설치 의무화는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다. 〈1063호〉
  • 김태민 기자
  • 승인 2019.11.02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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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술실 내에서 대리수술, 성희롱 등의 사건들이 이어지며 수술실 내 CCTV 설치를 의무화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작년 10월, 전국 최초로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에서 수술실 CCTV를 시범 설치한 데 이어, 경기도 도내 산하 6개 병원 수술실에 CCTV가 설치됐다. 하지만 수술실 CCTV 설치 · 운영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환자의 알권리를 보호하고 인권침해를 방지하는 측면에서 수술실 CCTV가 필요하다는 찬성 측의 입장과, 의료인의 직업수행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인 만큼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반대 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수술실 CCTV 설치, 실시되어야 할까.

수술실 내 CCTV는 환자와 의사 모두의 인권과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다. 의사가 수술실에서 진행하는 의료행위는 자칫하면 한 사람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는 고도의 전문행위다. 하지만 수술실을 녹화하고 있는 CCTV가 있다면 의사는 그 존재만으로도 심리적 부담감과 압박감을 느낄 수 있다. 대한의사협회 정성균 총무이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술은 매우 급박하고 위기적인 상황도 많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로서의 순간적인 판단과 수많은 경험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될 수 있다. 이런 긴장감 넘치는 현장에서 의사가 감시받고 수술을 하게 된다면 치료에 최선을 다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의사는 주 52시간 근무 예외업종으로 지정돼 주 7일 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다. 진료 이용량은 늘어나고 있지만, 의사 수는 적고 수가*는 선진국의 1/3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술실에 설치된 CCTV는 과도한 스트레스와 수술 기피 현상을 야기할 수 있다.

또, 해외 어느 나라에서도 수술이나 의료행위를 감시하는 목적으로 CCTV를 활용하고 있지 않다.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2015년과 2017년에 수술실 CCTV 감시 의무화가 시도된 적이 있었으나, 의료진의 반대로 무산됐고, 영국에서는 투석실과 같은 곳에서 감염의 경로를 확보하기 위해 CCTV 감시를 하기는 하나 수술실에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1년에 약 300만건, 하루에는 약 1만건 정도의 수술이 진행된다. 수술실 내 CCTV 설치가 의무화된다면 수술 장면이 녹화되어 디지털 정보로 저장된다. 이런 정보에는 환자의 수술부위는 물론 의사, 간호사들의 사소한 행위까지 데이터로 포함될 것이며, 유출되었을 때 이들이 얻을 정신적 충격과 사회적 파장은 엄청날 것이다.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CCTV 설치를 의무화 하는 것은 대리수술이나 수술실 내 성희롱과 같은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대안이 아니다. 많은 위험을 동반하는 수술실 CCTV 설치보다 의사면허관리기구와 같은 기구를 설치해 조기 인성교육, 직업 윤리교육을 실시하는 등, 문제를 미리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의료 선진국인 영국의 경우 의대 입학과 동시에 의료수준 교육이 이뤄지고 면허기구에 등록되며 전문직업성이 부적합할 경우 졸업이 불가능하다. 이와 더불어 의사면허만 있다면, 별다른 연수과정 없이 독자적인 임상진료를 할 수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이명진 한국의약평론가회 총무이사는 “환자를 직접 진료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범죄행위를 한 사람이나 신체적 결함, 인지장애 등을 가진 사람들을 걸러낼 과정도 필요하다”며 “환자 안전을 위한 실제적이고 체계적인 면허관리가 필요하다. 부족한 진료역량을 향상시키고 진료에 부적절한 사람을 걸러내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의료 행위 따위의 보수(報酬)로 주는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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