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파도타기~ <1063호>
상태바
4차 산업혁명 파도타기~ <1063호>
  • 강성희 (방목기초교육대학 인문교양) 교수
  • 승인 2019.11.02 20: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송(문과라서 죄송합니다)이 아니라 문기(문과라서 기회입니다)가 되는 길입니다!

오래전 하와이 여행을 갔을 때, 와이키키 해변은 파도타기를 즐기는 수많은 사람으로 가득했습니다. 먼 바다에는 서퍼들이 일렬로 엎드려 다가오는 큰 파도에 올라탈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막상 파도가 그들을 덮치면 파도에 올라타는 서퍼는 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보드에 엎드려 물을 저어보지만, 파도는 그들을 무심히 지나쳐 버립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남겨진 사람들은 파도와 함께 멀어져가는 서퍼들의 묘기를 부러운 눈으로 그저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요즈음 우리 사회는 정치적 갈등이라는 여울 속에 허우적거리고 있지만, 지금 세계는 훨씬 큰 파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바로 4차 산업혁명이라는 너울성 파도입니다. 짧은 기간에 인터넷과 모바일, 스마트폰 등의 신기술이 등장하며 우리의 생활 패턴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주는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O2O)은 의식주 구석구석으로 파고들어 운송이나 음식 주문, 그리고 숙박업의 지형을 완전히 바꿔 놓았습니다. 알파고를 필두로 우리 곁에 다가온 인공지능이라는 괴물은 장밋빛 꿈과 악몽을 동시에 던져주고 있습니다. 모바일, 인공지능, 클라우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으로 대표되는 ICT 기술들의 눈부신 발전은 사회 전반에 걸쳐 인간의 삶을 영위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은 기술이 융합될 때 그 상승효과가 엄청나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단순한 인터넷 비즈니스가 인공지능이나 핀테크와 합쳐지며 그 활용성이 대폭 확대되고, 자동차 제조업과 인공지능, 사물인터넷의 융합으로 환상적인 자율 주행이 가능해집니다.

기술 발전의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그 결과로 나타난 새로운 사회에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더욱 중요합니다. 택시 앱으로 인해 택시 잡는 일은 쉬워졌지만, 앱을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은 ‘예약’ 등을 켜고 지나가는 빈 차를 바라볼 수 밖에 없습니다. 그건 개인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닙니다. 미국에서는 대학 교육에 ‘플립트 러닝(flipped learning)’ 방법을 확산하고, 미래 혁신 대학인 미네르바 스쿨을 설립하는 등 시대 변화에 맞는 교육 패러다임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미국 대선주자 중 한 명인 앤드루 양이 4차 산업혁명이 초래할 사회 문제와 그 해결책에 초점을 맞추며 젊은이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렇듯 우리를 설레게도, 두렵게도 만드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이를 완성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인문학입니다. 인문학은 기술만 추구하면서 놓쳐버릴 수 있는 사회 윤리적 문제를 확인하고 재정립시켜주는 길잡이 역할을 합니다. 풍부한 인문학 콘텐츠는 인간-기계 인터페이스 개발에 창의성과 흥미를 제공해 주고, 기술을 통한 지혜로운 문제해결을 가능하게 합니다. 증강현실을 활용한 포켓몬고 게임이 킬러 애플리케이션으로서 성공한데는 많은 대중을 매료시키는 인문학 기반의 콘텐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빅데이터 분석이 제대로의 가치를 만들어 내려면 분석 결과를 해석하고 적용하는 인문학적 통찰력을 갖춰야만 합니다. 따라서 인문학적 소양과 공학적 마인드를 갖춘 융합형 인재가 되는 노력이야말로 4차 산업혁명에 임하는 개인과 교육기관에 필요한 덕목일 것입니다.

새로운 기술의 융합과 진화가 사회 전 분야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지금 몰려오고 있습니다. 그것에 적절히 대응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파도의 정복자가 될 수도, 아니면 낙오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학생 여러분!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파도를 짜릿하게 타보는 건 어떨까요?

문송(문과라서 죄송합니다)이 아니라 문기(문과라서 기회입니다)가 될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 인문캠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거북골로 34 (명지대학교) 학생회관 2층
  • 자연캠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명지로 116 학생회관 2층
  • 대표전화 : 02-300-1750~1(인문캠) 031-330-6111(자연캠)
  • 팩스 : 02-300-175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승환
  • 제호 : 명대신문
  • 창간일 : 1954년 11월
  • 발행인 : 유병진
  • 편집인 : 송재일
  • 편집장 : 한지유(정외 21)
  • 디자인·인쇄 : 중앙일보M&P
  • - 명대신문의 모든 콘텐츠(영상, 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명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jupress@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