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대학교를 가장 오래 지켜온 언론, 명대신문 창간 65주년을 축하합니다. 학교는 다르지만, 같은 시대에 대학에서 기자 생활을 하고 있다는 동질감에 명대신문의 창간 65주년은 뜻깊게 느껴집니다. 비슷한 위치에서 명대신문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겪은 고생을 어렴풋이나마 짐작해봅니다. 누구보다 대학에서의 신문 위치를 잘 알고 있기에 명대신문이 65주년을 맞기까지 녹록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명대신문을 들여다보면 발행마다 기사를 써 내려 가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는 기자들의 노고가 고스란히 나타납니다.
65주년을 맞은 것은 기념할만한 일이지만 이럴 때 우리는 앞으로 우리가 뭘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뭘 해야 할지에 앞서 현재 명대신문, 그리고 대학신문의 위치와 경쟁자를 짚어봅니다. 불과 10년 전과 비교해도 학생들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매체는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대학신문이 갖고 있던 정보의 독점성은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정보 독점성뿐만 아니라 속도나 재미의 측면에서도 다른 매체와 비교당하기 일쑤입니다.
에브리타임에 학생들이 올리는 학교에 대한 정보나 불만은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그에 대한 반응도 시시각각으로 달립니다.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불만에 대한 피드백도 빠르게 올라와 그 자리에서 해결되기도 합니다. 정보를 전달하고 여론을 형성해 문제 해결까지 SNS상에서 이뤄집니다. 그 열기가 다소 식기는 했지만, 페이스북 대나무숲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정보 전달뿐 아니라 학생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공유해 대학의 사랑방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저는 대학신문은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비록 에브리타임보다 느리고, 대나무숲보다 재미없을지라도 그렇습니다. 대학신문은 두 매체, 뿐만 아니라 다른 매체가 할 수 없는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팩트체크 기능입니다. SNS는 각 개인의 이야기를 풍부하게 들어볼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러는 사이 본질이 무엇인지 놓치거나 사실이 아닌 말도 오고 갑니다. 이런 때일수록 팩트가 무엇인지 사안의 본질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일은 중요합니다. 비록 느리고 재미없을지라도 이런 과정은 꼭 필요합니다. 이는 대학신문만 할 수 있는 일이고, 가장 잘하는 일입니다. 이런 이유로 대학신문이 지금까지 살아남았는지도 모릅니다.
명대신문이 에타보다 느리고, 대나무숲보다 재미없을지라도 제 역할을 다한다면 오늘의 65주년을 넘어 100주년을 맞이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또한 지난 65년간 그래왔듯 명지대학교 학생들과 함께한다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명지대학교의 최고 언론, 명대신문의 창간 65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