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도 엄마 같은 엄마가 있었으면 좋겠어 <1061호>
상태바
‘엄마’에게도 엄마 같은 엄마가 있었으면 좋겠어 <1061호>
  • 박소진 (문창 18) 학우
  • 승인 2019.09.29 21: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누구도 주인공의 서사를 알려고 하지 않는다. 바로 영화 <박화영>의 이야기이다. 사실 <박화영>은 잘 만들어졌으나 흥행하지는 못한 영화다. 그래서인지 페이스북 영화소개 페이지에선 박화영을 욕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스크린을 통해 드러난 박화영의 자극적인 말들과 질 낮은 행동에만 주목한다. 그러나 필자는 이 영화가 소위 일진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주인공 박화영은 가출팸에서 ‘엄마’ 역할을 맡고 있다. 박화영은 은미정에게 엄마다운 모습을 보여 주려고 한다. 하지만 ‘엄마’는 가출팸 사이에서 제일 서열 아래다. 노래방에서도, 카페에서도 가출팸한테 맞는다. 17살 세진에게 무릎도 꿇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화영은 답답할 정도로 가출팸으로부터 떨어지지 않으려고 한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박화영이 왜 이렇게 됐는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왜 욕을 하지 않으면 미치지 않는지 모른다. 박화영은 사랑받지 못했기에, 사랑하는 방법을 모른다. 그녀에게 사랑이란 아마 어렴풋이 느꼈을, 유년기의 실제 가족에게 받은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더욱 박화영이 부모를 버리고 온 청소년을 모아서 가출팸을 만들고 ‘엄마’가 되어 있는 게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박화영은 반항한다. 이만큼 무너져버린 나를 봐 달라고. 박화영의 몸부림은 살고 싶은 욕구에서부터 나온다. 나에게는 사랑이 필요하다고. 그녀에게 따뜻함이 필요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시선의 단순함이 오류를 범하고 있다.

부모에게 버려졌지만, 친구들에게는 죽도록 버려지기 싫어한다. 전에 정신과 의사는 필자에게 “부모의 싸움이 아이들에게 큰 트라우마가 된다. 아이들은 거기서 자기가 버려진다고 생각해 불안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이 말을 통해 필자는 박화영이 이미 부모에게 버려진 경험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도 그녀는 아무도 자신을 지켜 주지 못했다고 느낀 것은 아니었을까. 박화영은 어른들인 선생님, 엄마, 경찰에게 욕을 한다. 그녀는 자신을 지켜 줄 수 있다고 믿었던 어른에게 버림받았기에 어른을 믿지 못한다. 배신감으로부터 나오는 분노를 욕으로 표출한다. 가만히 보면 영화 속 어떤 인물도 박화영을 이해하지 않는다. 박화영은 철저하게 이용당하고 있다. 그걸 알면서도 가출팸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자신도 모르게 모성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으니까.

필자는 이 영화를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가족이 없는데, 있는 것 같고, 친구가 있는데,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