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따뜻함’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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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따뜻함’을 찾습니다
  • 관리자
  • 승인 2009.10.0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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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따뜻함’을 찾습니다

 

 
최근 한 포털에 ‘하나 되지 않는 대학생’이란 기사가 올라왔다. 통기타와 생맥주로 대표되는 70년대부터 정치적 대립이 첨예했던 격동의 80~90년대까지, 대학을 대표하는 문화 코드는 ‘공동체’였다. 강한 유대감과 공동체 의식을 기반으로 하는 문화는 정치적 이념을 뒤로하고서라도 따뜻했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사회의 모든 것이 급속도로 변했다. 대학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 속에 ‘공동체’로 대변 됐던 대학생의 삶의 형태도 변했다. 대학생의 삶은 다원화되었으며 더 이상 하나의 목적 아래 모두가 ‘하나가 된다’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나아가 최근의 대학생들은 교내 인간관계의 단절로 인해 절망감과 외로움마저 느끼고 있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기보다 이어폰을 꽂고 있는 것을 더 좋아하는 모습, 강의가 시작하면 몰려들었다가 끝나면 흩어지는 고립ㆍ분산적인 모습 속에서 대학 내에 팽배해진 개인주의적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
대학 내에서 이러한 개인주의가 득세하고 있는 것은 ‘답이 있는 수학’처럼 인간을 계산함으로써 상대방과 나의 관계의 득실을 따지고 그것에 기초해 관계를 설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고 본다. 한 학기 내내 수업을 같이 들은 학생이라도 같은 대학의 교수님이라도 나에게 득이 없다면, 설사 얼굴을 알고 있어도 인사조차 하지 않고 지나간다. 서로를 하나의 ‘인간’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득과 실을 가진 사물로 판단하고 무시해 버리는 것이다. 이런 태도들은 전체보다는 내가 우선이라는 사고방식을 만들고, 인간관계를 더욱 삭막하고 각박하게 하며, 자신마저 비인간화 되어 관계의 단절과 고립을 만든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러한 일들은 교내에서 비일비재로 일어나고 있다. 때문에 안면이 없는 학생이 인사를 하면 당황하는 교수님도 있다. 인사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임에도 말이다. 최근에도 이러한 일이 있었다. 나는 복도나 교정을 걷다 교수님들이 지나가면 그분이 나의 소속 학과 교수님이 아니거나 안면이 없더라도 되도록 인사를 하는 편이다. 반갑게 맞아주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다시 한 번 내 얼굴을 살펴보는 분들도 있다. 최근에 본관 4층을 지나가다 연구실에서 나오는 어떤 교수님을 보고 자연스럽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자 그분은 ‘혹시 내 수업을 듣는가?’라고 물으셨다. 아니라고 대답하자 그 교수님은 당황하며 ‘인사해줘서 고맙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당연한 일임에도 그런 말을 듣자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대학 내의 차가운 인간관계 속에서는 당연히 해야 할 인사마저도 생소한 것이 되어버린 것이다. 
더 이상 우리는 스스로를 차가운 인간관계 속에 방치해 두어서는 안 된다. 염현섭 교수님의 칼럼 속 그 학생은 우리가 인간관계에서 잃어버린 ‘따뜻함’의 단면이자, 변해버린 현 시대의 희망이다. 우리는 반드시 잃어버린 그 학생을, 인간관계 속의 ‘따뜻함’을 되찾아야 한다.

용미란(디미 08)
임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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