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노동시장 유연화, 오히려 실업률과 비정규직 늘리는 꼴 <10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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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노동시장 유연화, 오히려 실업률과 비정규직 늘리는 꼴 <1061호>
  • 이진주 기자
  • 승인 2019.09.2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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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장 유연화는 김영삼 정부가 출범한 1993년부터 언급됐고, 이후 20년 넘게 주요 노동정책으로 추진되었다. 하지만 재계와 노동계 사이에서의 주요 쟁점인 해고요건 완화,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되는 취업규칙변경 등에 대한 논쟁은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재계는 노동시장 유연화가 노동생산성 증가와 일자리 나누기를 촉진해 경제성장의 선순환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노동계는 쉬운 해고와 비정규직 양산을 초래할 노동시장 유연화가 일자리의 질을 떨어뜨릴 것이라 주장한다. 과연 노동시장 유연화는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줄 해법인가, 불안정한 일자리를 양산할 개악인가.

1997년에 있었던 IMF 외환위기(이하 IMF)는 우리나라의 고용 형태를 바꾸어 놓았다. IMF 지원을 받기 위해 도입했던 노동법 개정안은 기업 구조 개선이라는 본질적인 문제 해결보다 고용 유연화, 즉 쉬운 해고와 비정규직 양산을 초래했다. 그 결과 ‘고용불안’이 시작됐으며, 우리나라는 2016년도 OECD 국가 기준 저임금 노동자 비중 2위, 비정규직 노동자 비율 4위를 차지할 정도로 일자리의 질이 떨어졌다. 또한, 올해 4월 기준으로 청년 실업률과 청년 실업자 수는 각각 11.5%와 50만 명을 기록하며 지난 20년 만에 최악의 고용지표를 보였다.

2017년도 5월 통계청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직업의 안정성, 잇따른 기업 구조 조정에 따른 불안감 등을 이유로 취업 준비생 20, 30대 남녀 10명 중 4명은 공시생이다. 일자리의 질이 떨어짐과 동시에 조금이라도 안정된 직장을 찾는게 청년들의 현실이 된 것이다. 그렇기에 기업투자 증가와 일자리 나누기를 위한 해결방안으로 다시 한 번 ‘노동시장 유연화’을 선택하는 것은 현재보다 더 많은 비정규직을 생산할 뿐만 아니라 고용불안을 고조시키며 앞서 말한 문제들을 심화시킬 것이다.

또한, 노동시장 유연화는 실효성이 없다. 1, 2차 노동시장* 둘 다 고용불안이 심각한 우리나라에서 유연화를 시행한다면 정작 정책이 필요한 1차 노동시장은 대부분 노조가 있기에 유연화가 쉽지가 않을 것이다. 노조가 없는 90%의 2차 노동시장은 방어력이 없어 속수무책으로 ‘쉬운 해고’나 ‘비정규직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즉, 노동시장 유연화를 시행하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더 쉽게 해고가 발생할 수 있으며, 1, 2차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다. 게다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매년 확대되고 원하청 구조로 가격을 낮춰 경쟁하는 국내 산업 구조 특성상 노동시장 유연화는 소수의 기업 총수들을 위한 비용 절감의 도구로 전락 될 가능성이 크다. 비용 절감의 도구가 된 노동자는 다시 노동 시장에 나와 재취업의 문을 두드리지만, 우리나라는 이들을 뒷받침할 사회 안전망 또한 확보되지 않은 실정이다.

정리하자면, 우리나라는 이미 과거 IMF 때 노동시장 유연화를 시행했고 그에 따라 여러 부작용을 겪고 있다. 또한, 현재 우리나라의 노동시장은 1, 2차 둘 다 고용불안이 심각하고 특히 2차 노동시장의 방어력이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관련 사회 안전망 또한 확보되지 않은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 투자와 일자리 증대를 위해 노동시장 유연화를 시행하는 것은 일자리의 질을 떨어뜨리고 비정규직을 대량 생산하는 데 그칠 것이다.

* 1차 노동시장은 고임금, 장기적인 고용관계, 좋은 근로조건, 승진의 기회, 합리적인 노무관리로 특징지어지는 노동시장을 말한다. 2차 노동시장은 저임금, 단기적 고용관계, 열악한 근로 조건, 승진의 기회 부재, 불합리한 노무관계로 특징지어지는 노동시장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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